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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장비쇼] 카메라 보호필름에 대하여2024.01.04 AM 12:11
카메라 보호필름에 대하여
오늘의 주제, 카메라 보호 필름! 스킨! ..여러분은 카메라를 사고 나서 필름을 붙여? 아니면 생 카메라 상태로 들고 다녀? (...) 그야 보호필름을 붙이냐 마냐는 개인의 취향이니까, 정답이 없는 문제일 거야.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카메라에 필름을 붙이지 않고 다녔어. 그럴게, 덕지덕지 카메라에 스티커를 붙이는 걸 선호하지 않을뿐더러, 난 여태 카메라에 L플레이트를 장착하고 썼던 터라, 딱히 외부 물질에 긁힐 염려가 적었거든. ..그러나 최근 세로그립을 달고 나서부터 L플레이트를 때버렸고, 그에 따라 카메라 우측 모서리가 위험에 노출됐지.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빼는 행위만으로도 점차 도장이 손상될 거야. 내 소중이 카메라에 상처 나는 꼴을 눈 뜨고 방치할 수 없지. 그래서 보호필름을 붙였어.
물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은은히 도장이 벗겨진 카메라도 멋있지. 그런데 난 그렇지 못하더라고.., 카메라에 긁힌 자국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 비단 내 카메라뿐만 아니라 남의 카메라 상처조차 가슴이 미어. 이것이 장비가? 이것이 장비혼!
그러고 보니 옛날 생각이 나. 나의 첫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7r2!
전투형 중고로 샀어.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고 싶어서 일부러 상처 많은 바디를 구매했지. 사진만 찍을 수 있다면 상관없다는 각오였어.
근데 너무 전투형을 샀네? 보여? 옆판에 금 간 거? (...) 내가 아무리 전투형을 찾았다 한들, 이렇게나 험하게 다룬 제품을 구매하고 싶진 않았어... 그런데 왜 샀냐면... 몰랐으니까! 중고거래 현장에서는 카메라에 금이 간 줄 몰랐으니까! 당시 막 장비에 입문한 내가 뭐를 알았겠어. 흑흑...
어차피 엉망인 상태로 내 손에 들어온 카메라, 막 다루어도 상관없는 카메라, 그러나 난 도저히 a7r2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어. 오히려 그 반대였지. a7r2를 계속 쓰다 보니 어느새 애정이 쌓이고, 내 안에 덕력이 깨어나고, 장비혼이 눈 뜨고! 차마 a7r2를 방치할 수 없는 거야. 어떻게든 치료 해 줘야겠는 거야.
결국 나는 무모한 결단을 내렸어. 상판, 앞판, 뒷판, 셔터버튼, 핫슈 단자 모조리 갈았다!
껍데기 가는 데만 37만 5천원이 들었어. 히히히! 마그네슘 껍데기라고 무진장 비싸! 이럴 거 왜 전투형을 샀을까! 차라리 미개봉 신품을 사지! 에라이! (...) ...더 열불 터지는 점이 뭔지 알아? 수리 기사님 왈, 카메라 안이 빗물에 부식됐대! 핫슈 단자 틈사이로 들어간 물줄기가 잿빛 악몽을 퍼뜨렸던 거지.. 도장이 벗겨지고, 케이스에 금이 가고는 부차적인 문제였던 거야.
후우... 이런 아픔을 겪은 내가 감히 카메라를 비에 노출시킬 수 있을까? 절대 못 해! 소니 4세대 이후 바디는 방수가 잘 되니 해도 결코! 내가 물에 빠지는 한이 생기더라도 카메라만큼은 뽀송하게 유지해야 한다! 반박 시, 내 경험이 맞아! 어쩔! (...) ...특히 난 부산사람이니까, 바다 근처 염분 먹은 비는 진짜 위험하거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기 전에, 껍데기는 물론 메인보드 기판까지 갈았어. 메인보드 가는 데 24만원이었나! 당연 기사님 공임비는 별도고! 낄낄낄! (...) ...여러분은 카메라를 중고로 살 때 이왕이면 USB 단자까지 확인하시라. 내가 왜 메인보드를 교체했냐면, 유선 리모콘을 카메라에 꼽았는데 인식을 못 해서 그랬어. 고작 유선 리모콘 써 보자고 수리비 30만원을 뿌리는 미친놈이 있다? 있다! 그게 나다! 울음 밖에 안 나온다! 이 사태 덕에 중고거래의 위험성을 톡톡히 체득했다! 근데 인생경험 교육비 치고 너무 비쌌네! 욕만 나오네! 야이 수박바! (짝!)
..워워. 펀쿨섹. 옛 추억에 가슴이 끓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진짜 본론으로 돌아가서! 껍데기를 교체한 a7r2는 정말 소중하게 보관하고 싶었어. 그래서 긁힐만한 모서리에 ‘개퍼 테이프’를 붙였어.
개퍼 테이프는 붙였다 떼더라도 스티커 자국이 남지 않는다는 글을 봤거든. ...응, 남고요! 덕지덕지 스티커 자국 잘만 남고요! 내가 스티커 똥 없애느라 손이 닳도록 카메라를 닦아냈어! ...아잇! 연속해서 속이 뒤집어지네! 아악! 아아악! (짝!) ...죄송합니다.
아무튼. 개퍼테이프일랑 말끔히 떼어내고 지금까지 생카메라로 쭉 사용해 온 거야. 그러다 최근에 전용 보호 스킨을 붙인 거야. ..보호필름으로 ‘3M 2080’이라는 스티커를 사용하던데, 이 스티커가 꽤나 단가가 높은 것 같아. 1장에 1만원이 넘더라고. 그래서일까, 붙였다 때어내더라도 자국이 남지 않는대. ..접착력 또한 제법 좋더라? 짱짱하게 카메라에 잘 붙어. 단, 한번 붙였다 떼어내고 다시 붙이려면 접착력이 반토막이 났어. 그러니 한 번에 붙입시다! 다행히 붙이기 어려운 곳은 여분 필름이 제공되니까, 조금은 안심이네.
난 보호필름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했어. 보호필름 99%가 중국회사에서 만든 터라 딱히 다른 쇼핑몰을 찾아볼 필요가 없더라고. ..그리고 색상. 맘 같아서는 은갈치색, 또는 하얀 진주색을 사고 싶었으나, 차마 용기를 내지 못했어. 가장 무난한 검정 스킨을 택했어.. 요즘 카메라만 들고 다녀도 괴인 취급 받는 마당에, 카메라에 알록달록 스킨까지 붙이고 다녔다간 괴수 취급 받을 수도 있으니까. (...) 아닌가? 행사장에서는 오히려 새하얀 스킨이 유리할까? 모델님이 내 카메라를 향해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을 줄 것 같은데, 호오..
카메라에 필름을 붙이는데 약 1시간, 세로그립은 30분가량 걸렸어. 카메라 보호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대충대충 빨리 붙였지. 혹 버튼이나 배터리 개폐구가 스티커 때문에 끈적이지는 않는지만 꼼꼼히 살폈어. 한편 각종 버튼과 그립 부위에는 일부러 스티커를 붙이지 않았어. 스티커가 파지감을 저해시키더라고.
그래서 보호필름 붙여 본 소감은요! 의외로 대만족이야! 이제 맘 놓고 카메라를 가방에 북북 집어넣을 수 있으니까! ...물론 필름 때문에 손해 보는 점도 있지. 카메라 외관이 필름 때문에 살짝 지저분해지는 점, 은은한 스티커 접착제 향기가 나는 점, 카메라를 손으로 잡았을 때 스티커 경계부 까슬한 곳이 느껴지는 점. 이 정도?
아참, 필름을 붙이더라도 모든 곳을 보호하진 않았어. 버튼이나 다이얼은 보호가 안 되더라고.
셔터 버튼이야 내가 일부러 스티커를 안 붙였다지만, 모드 다이얼은 제공되는 스티커 자체가 없어. 내가 구매한 제품만 다이얼 보호 스티커가 없는 걸까? 분명 다른 분들은 다이얼 위에도 스티커를 붙였던 것 같은데, 흐음..
아참, 또, 내가 필름을 붙이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핫슈 단자야. 과연 핫슈 각진 모서리에 스티커를 붙이더라도 플래시나 외장마이크를 원활히 달 수 있느냐?
보는 대로, 아무 거리낌 없이 핫슈에 외부기기를 달 수 있다! 핫슈에 붙어 있는 스티커 또한 덜렁거리지 않고 끝까지 제대로 붙어 있어.
아무튼. 보호필름. 흡족해. 이번에 난 카메라와 세로그립에만 필름을 붙였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렌즈에도 필름을 다 붙여버릴까 고민했을 만큼 만족했어. 어떡하지... 참고로 염호영 작가님은 렌즈에도 필름을 다 붙여서 사용하시더라고.
엄... 아니다. 난 렌즈까지는 포기할래. 나야 렌즈에 항상 후드를 장착하고 쓰는 터라, 상처가 난다해도 후드에 날 가능성이 높아. 후드야 긁히더라도 그렇게 마음이 아프지 않으니까. 렌즈 본체나 유리알만 안전하면 난 만족하니까.
그러나 내가 만약 금속 재질의 렌즈들, 이를테면 자이스 렌즈나 G트리오 24, 40, 50mm를 사용한다면 필름을 꽁꽁 두르겠어! 개들은 도장이 너무 잘 벗겨지니까. 특히 자이스! 손톱에도 부욱부욱 줄이 가는 거 보면 살이 떨려.
..앗! 보호필름을 꼭 붙이고 싶은 장비가 또 있네! 바로 플래시!
소니 F60RM2, 가방에 조심히 넣고 다녔을 뿐인데 벌써 긁힌 자국이 작렬해. 정말 나약한 플라스틱이도다! (...) 더구나 플래시는 카메라 상단에 꼽혀 있다 보니, 어디 부딪히기 딱 좋은 위치잖아? ...에휴, 내가 갖고 있는 플래시에는 이미 여기저기 상처가 나서 필름을 붙일 의미가 없어. ...그러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플래시에는 내 반드시 필름을 붙이겠소!
...는 잠깐, 아무리 필름이 얇다 하더라도 발열에는 악영향을 주잖아? 플래시는 열이 많이 나는 곳인데 괜찮으려나? 엇? ...는, 난 발열을 껴안고 가는 한이 있더라도 필름을 붙이겠다! 플래시에 패인 상처를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파! (...)
그래도 플래시에 새겨진 상처 덕에 꼭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더라고. 플래시는 중고로 내놓기 글렀으니까, 평생 나랑 가야 할 장비니까. 한결 마음이 편해. ...는 거짓말. 비록 상처 난 플래시지만 여전히 난 소중히 모셔! 갖고 다닐 때 항상 보호가방에 넣어서 들고 다니고, 캬하하! 장비가의 본성은 어쩔 수가 없네!
이상. 보호스킨! 쓰든 말든, 붙이든 떼든, 여러분 각자 취향대로! 개성대로! 마음대로!
카메라스킨 = 그냥 스티커? 카메라에 옷을 입혀보자! (youtube.com)
강아지에 대한 사랑 가득😍│염호영 작가📷│What's in my camera bag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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