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린장비쇼] 소니 ZV를 까고, 니콘 Zf를 또 까고

소니 ZV를 까고, 니콘 Zf를 또 까고

여러분은 장비 생활을 하며 측은지심을 느꼈던 적 있어? 난 있어. 바로 어제였지. 내가 부산 소니센터에서 민폐를 무릅쓰고 이리저리 카메라와 렌즈를 체험하고 있을 무렵, 어머니와 따님이 손님으로 오셨더라고. 따님은 이제 막 대학에 입학 했으며, 대학생활을 브이로그로 담기 위해 카메라를 사고 싶다고 하셨어.

문제는 따님께서 지목한 카메라가 소니 ZV-1, ZV-1 마크2였다는 거야.... 소니센터 점장님이 열심히 ZV 제품군에 대해 설명을 하시는 와중에, 나는 옆에서 짐짓 모른 척 다른 카메라를 만지고 있었다만, 속으로는 간절한 안타까움을 자아냈어. ...이제 막 대학에 들어가시는 님, 부디 ZV 강을 건너지 마오.

나는 DJI 오즈모 포켓3가 출시된 이래 소니 ZV 1인치 센서 카메라들은 생이 다 했다고 생각해. 포켓3의 짐벌, 대상추적,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소니 ZV를 박살내고도 남으니까.

물론 이건 내 생각이지. 다행히 나의 욕망을 겉으로 표출하지 않았어. 그저 모른 척했어. 나 잘 한 거 맞나? 괜한 참견하지 않고 잘 참았나? (...) ..하긴 내가 그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하겠어. 명색이 소니센터에서 소니 제품을 비추한다? 그 순간 점장님이랑 원수질 거야.

아무튼. 이제 대학에 들어가시는 학생 분이 ZV-1으로 캠퍼스 생활을 아름답게 담으시길 빌면서! 어머님이 사 주신 소중한 ZV-1으로! 아무렴! 장비가 뭐가 중요합니까! ...는 그래도 미련이 남네! ZV시리즈 보다는 포켓3죠? 여러분도 인정? (짝!) 아아! 그만! 제발! 이놈의 장비병! 머리 박겠습니다!

다음, 오늘의 본 주제, 니콘 Zf!

마침내 부산 ‘줌인’, 소니센터 바로 옆, 줌인 진열장에 니콘 Zf가 들어왔어. 화제의 카메라를 이제야 체험해 봐. 기대 잔뜩 안고 관찰했다만, 결론은 대실망이다!

ZF란 무엇인가? 과거 필름카메라 감성을 녹여낸 기기 아닌가? 복고풍, 앙? 그런데 왜 기기 군데군데 플라스틱이 쓰였단 말인가! 밑동이고, 뒤판이고, 다이얼 곳곳이 플라스틱이야. 너무 실망했어. 나 금속성애자는 통짜 금속합금을 원한다!

게다가 하필 Zf와 함께 전시된 렌즈가 니꼬르 Z 40mm F2 스페셜 에디션이었거든? 딱 봐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아? 40mm 역시 경통이고, 접합부가 온통 플라스틱이다 보니, 이게 좀, 뭐랄까, 고풍스럽지 않다 랄까? 과거의 감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랄까? 제 심정 이해하시죠?

이쯤에서 묵직한 금속의 아름다움, 니콘 FM2 필름 카메라를 감상합시다.

이거다. Zf도 이랬어야 했다! 이것이 감성! ...그러나 그러지 못 했죠? ZF 탈락! (짝!)

ZF를 체험하는 한편 니콘 Z 렌즈들을 진득이 살펴봤어. 그리고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뭐가 이상했을까요? (...) 바로 조리개 링! 조리개 표시가 없는 것은 물론 조리개 클릭 스위치가 없어. 조리개 링이 뚝뚝 걸리지 않고 그냥 팽팽 돌아가. 니콘 Z 렌즈들은 원래 이런 거야? (...)

왜 이렇게 설계했지? 니콘 기술자들이 괜히 이렇게 렌즈를 설계한 게 아닐 텐데, 나는 이유를 모르겠어. ...대 영상 시대를 맞이하여 무단 조리개를 택했나? 아무리 그래도 사용자에게 무단, 유단 선택권을 주는 편이 좋았을 텐데... 정말 아리송하네.

나는 무단 전자조리개를 좋아하지 않거든? 전자식이다 보니 아주 미세하게 조작보다 조리개 변화가 느리고, 화딱질 나고, 도리어 내가 원하는 조리개 수치까지 가는 데 애를 먹었어. ...글쎄다. 무단 전자조리개 조작에 적응하면 괜찮아 지려나?

그래도 아쉽네! 니콘이 렌즈단에 클릭 장치 하나만 넣어줘도 될 것을, 잠금장치 하나 넣어주기만 하면 될 것을... 니콘 사용자 여러분은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상, 오늘만큼은 니콘에 쓴 소리 늘어놓은 소니 사용자였습니다.

Introducing vlog camera ZV-1 | Sony (youtube.com)

니콘 Z f 모두를 끌어당길 카메라! [YK리뷰] (youtube.com)
Nikon Zf Review & Sample Image Files by Ken Rockwell
니콘 FM2｜CLUB : N 김홍희 작가 FM2를 말하다 (youtube.com)

NIKKOR Z 135mm f/1.8 S PLENA | Nikon Imaging Korea (nikon-image.co.kr)

[하늘의 인]

근데 또 조리개링이 GM 줌렌즈중에 2세대 나온 것들만 있어서...기존까진 안썼던 이유가 있을꺼 같네요. 저도 최근에 회사서 성과금 받아서 70-200mm GM렌즈 2세대 하나 들였는데요. 저도 정작 조리개링은 A로 고정 시켜두고 바디쪽에서 조작하게 되더라구요. 제 렌즈 구성이 문제일수도 있을거 같긴 합니다. 제가 시그마 2470, 100400GM, 70200GM 2세대인데 얘 빼곤 다 조리개링이 없거든요. 뭐 현장에서 2470이라던가 100400쓰다가 70200 GM 2세대로 교체해서 쓴다? 무의식적으로 바디쪽으로 조절하려고 휠 돌리고 있더라구요. 아예 처음부터 조리개링이 달려있었고, 가지고 있는 렌즈가 전부 조리개링이 달려있었고, 그걸로 주로 쓰고 있던거 아니면 잘 안쓰게 되는게 보편적인거 같아요. 아 소니 단렌즈는 조리개링이 있나요? 일단 줌렌즈는 2세대부터 들어온걸로 알고 있긴해서요.

[풍신의길]

70200GM2를 사셨다니요, 엄청 좋은 렌즈 (비싸고...) 구매 축하드립니다!

저도 조리개를 바디에서 조작하는 편입니다! 조리개링이 달려 있지 않은 소니 렌즈도 많던데요, 최근 출시하는 GM이나 G렌즈들은 조리개링을 넣어주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과거 단렌즈의 경우도 GM은 조리개링을 넣어준 걸로 기억합니다! (135GM, 24GM 등) 그런데 더 옛날 자이스 렌즈들은 조리개링이 없더라구요.

...특히 가장 최근(70200 GM2 이후?)에 나온 렌즈들은 IRIS LOCK이 있어서, 조리개를 A에 두었는데 잘못해서 F22로 넘어가는 걸 방지해 주더군요!

[여우할아버지]

전자식이다 보니 아주 미세하게 조작보다 조리개 변화가 느리고 <--- 극렬히 공감합니다...

저는 예를 들면 F4.2라던지 F7.8이라던지 F10.5라던지
기존의 1/2스탑 또는 1/3스탑에서는 표현할 수 없는 미세한 조리개 차이, 광량차이까지 조절하고 싶어서 무단조리개를 사용하는데요
전자식은 조리개도 그렇고 초점도 그렇고 미세하게 느려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더군요.....
도대체 왜 전자식을 사용하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갈 정도라 아예 톱니달린 영상용 수동렌즈군을 들이기 시작할 정도입니다.

[풍신의길]

전자식 조리개의 단점이군요! 그나마 뚝뚝 클릭이 있으면 구분이 되던데, 무단조리개의 경우 저는 구분이 어렵더라구요!

...아하! 무단조리개를 사용하면 스탑 조절을 더 세밀하게 할 수 있을까요? 니콘에서는 그래서 일부러 무단 조리개만을 택한 것일까요. ...그럼에도 무단 유단 선택지를 사용자에게 주면 더 좋을텐데요.
제가 니콘 렌즈와 카메라를 잘 모르다 보니, 혹 설정을 바꾸는 것으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Anakin]

영상때문에 요즘 무단 조리개가 많이 나오고 있죠.
파나소닉도 영상용 렌즈는 무단 조리개로 나오고 있습니다.

[풍신의길]

아하! 영상 때문에 무단 조리개 렌즈가 많이 나오는군요! 니콘, 파나소닉은 무단조리개가 대세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