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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장비쇼] 더 높은 조명 스탠드를 갈구한 이유2024.03.03 AM 12:26
더 높은 조명 스탠드를 갈구한 이유
여러분은 조명 스탠드를 사용하는가? 스탠드의 최대 높이는 몇 cm인가? 그 높이에 만족하는가? (...) 시작부터 질문을 퍼부은 이유, 내가 조명 받침대 높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기 때문이야.
나는 높이 180cm 모노포드를 조명 스탠드 대용으로 사용했었어. 180cm? 충분한가? 그런데 조명을 공부할수록 불안이 엄습하는 거야. 180cm 조명 스탠드로는 한계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불안. ...결국 연장봉을 구매했어.
그렇다면 나는 왜 180cm보다 더 높은 조명 스탠드를 바랐는가? ...첫째, 여름철 태양의 고도 때문이다! (...) 워워, 괴랄한 소리 아냐. 잽싸게 내 괴짜논리를 설명할게. ...나는 태양이 뜰 수 있는 높이만큼 조명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자연광으로 연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인공광으로도 모조리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 조용! 내 고집에 토 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태양이 가장 높이 뜨는 하지, 하지 정오에 태양의 고도는 몇 도인가? 무려 77도! 한 여름의 태양은 예상보다 더 높게 뜨는구나. ...이 사실을 알고 나서 180cm로는 만족이 안 됐어. 만약 키 170cm 모델을 찍는 다 쳐. 그럼 최소 220cm 이상 스탠드를 쓰고, 조명 각도를 꺾고, 그래야 77도를 확보할 수 있지 않나? ...아참, 220cm라는 거, 내 머릿속으로 상상한 수치야. 정확한 근거는 없어. (...)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나 문과야! 거 대충 넘어갑시다!
둘째, 내방에 걸려있는 LED등 높이가 240cm다. (...) 워워! 이것도 설명할 수 있어! 일단 사람 말을 다 들어줘! ...우리가 태양 다음으로, 아니, 어쩌면 태양보다 더 익숙하게 접하는 광원, 바로 형광등 아닐까? 그러므로 조명이 형광등 높이에 있을 때 가장 눈이 편안하지 않을까!
파블로님 영상 예시를 가져왔어. 왼쪽은 조명을 피사체와 거의 같은 높이에 배치한 상태에서 찍었을 때, 오른쪽은 조명을 피사체보다 높은 곳에서 내리쬐듯 배치했을 때. 확실히 오른쪽이 정감 넘치네.
셋째, 렘브란트와 버터플라이와 갓파더 때문이다. (...)
조명을 치는 방식이래. 우선 렘브란트. 화가 렘브란트가 사용한 빛의 괘적이기 때문에 렘브란트라고 불렀어. 코의 그림자가 한쪽 뼘의 그림자와 조우하고, 그 사이에 삼각주가 형성되는 방식. (...) 미안하다. 내 표현력의 한계다. 자세한 건 유튜브로 찾아보시라! ..어쨌든. 조명 스탠드 높이가 넉넉할수록 렘브란트를 구현하기 편할 것 같아.
그나저나 나는 렘브란트고, 미술이고 잘 몰라. 오늘에서야 겨우 그의 작품을 봤어. 이 중 유독 내 마음이 가는 그림, 아테나 여신!
이 그림 역시 렘브란트 조명인가? 옆모습이라 헷갈리네. ...무겁다 랄까, 진중하다 랄까, 묘한 매력이 있다야. ...한편, 여신을 그렸다 한들 실제 사람을 모델로 그렸겠지? 그렇다면 렘브란트 선생님은 이미 400여 년 전에 코스프레 촬영을 하신 격이로군. 존경합니다. ...엇? 얼굴을 뜯어보니, 어라? 소년 같은데? 내 본능이 이 그림을 쇼타뽀이로 분류해. (짝!) ...는 정말 내 촉이 맞잖아! 모델이 남자였어! 그의 이름, 티투스 반 하인!
잡설이 길었습니다. 다음, 버터플라이.
아하. 코 밑에 나비모양 그림자가 생긴다 해서 버터플라이구나. 나비 모양을 구현하려면 역시나 조명 스탠드가 높아야 유리할 거야. 특히 나비는 조명을 모델 정면에서 비추는 편이니까, 그렇다면 조명이 자칫 카메라 시선을 가릴 수 있으니까. 이처럼.
호오... 방금 생각한 건데, 버터플라이는 플래시를 카메라에 직결한 상태에서도 도전할 수 있겠다. 광원을 의도적으로 높이 가져간다면야 코 밑에 나비 못 그릴 게 뭐 있어. ...아닌가? 아잇, 내가 해봤어야 알지. 연습해 보겠습니다.
끝으로 갓 파더.
영화 대부에서 사용한 조명 기법 인가봐. 조명을 인물 머리 위쪽에 위치시키는구나. 마치 빛을 비처럼 맞는 것 같아. 축축한 맛, 그림자가 눈을 가리는 맛이 있네.
사실 난 이 조명기법을 보고 대부 보다 배트맨이 먼저 생각났어.
저스티스 리그 포스터에 쓰인 조명, 갓 파더 맞지? (...) 조명을 알고 나니 포스터가 새롭게 보여. 솔직히 너무 배트맨 위주네! 센터도 배트맨, 조명기법마저 배트맨! ..내가 포스터 제작자라면 단연 가운데에 원더우먼을 세울 거야. 조명은 렘브란트가 좋으려나?
워워. 지금 주인공은 갓 파더. 갓 파더 방식으로 찍으려면 높이가 높은 조명 스탠드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연장봉을 구매한 것이다! 그래서 갓 파더로 누굴 찍을 거냐면, 그야 나도 모르지! ...갑자기 슬프네요.
...는 잠깐만. 나는 지금까지 두발로 굳건히 서 있는 모델을 대상으로 조명 스탠드 높이를 계산했어. 굳이 이럴 필요 있나? 모델이 앉으면? 무릎을 꿇으면? 구태여 높은 조명 스탠드가 필요 없지 않은가! 내 고민은 모두 헛수고였나!
아니! 나는 자유를 얻었어! 기존보다 더 자유롭게 조명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니까. 내 지름은 정당해. ...이실직고 할게. 스탠드 연장봉보다 무게추 사는데 돈을 더 많이 썼어. 조명 스탠드 높이가 높아진 만큼 넘어질 위험이 증가하니, 이 문제를 보완하고자 딴에 1.3KG 추를 달았거든. 맨프로토에서 나온 거 있습니다. 철덩이 주제에 4만 2천원이나 하는 거! 에라이! ...어째 조명은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짐이 늘어나네. 저 무거운 걸 끌고 다닐 생각을 하니 등골이 결려...
이상! 상상으로나마 조명의 높이와 각도를 연구해 봤어. 여러분의 조언, 지적 환영합니다. ...참, 이래놓고 플래시 연습하러 나가질 않아요. 귀찮다, 무겁다, 주변 시선이 신경 쓰인다, 별별 변명거리를 떠올리며 말야. ...내 여러분 앞에서 선서할게! 나 스스로에 대한 다짐! 사랑니 뽑은 자국이 아물면 반드시 플래시 들고 나간다! 동상으로 연습한다! 땅땅!
5 Primary Light Patterns and Their Purposes | PetaPix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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