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장비쇼] 카메라 세로그립에 플레이트 달기2024.03.05 AM 12:14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카메라 세로그립에 플레이트 달기

 

 

작년 지스타에서 70-200mm를 장착한 채 사흘간 사진을 찍어보니 손이 결렸어. 그래서 세로그립을 구매했지. 그날부터 오늘까지 나는 줄곧 세로그립에 어울리는 플레이트를 찾아 헤맸어. 세로그립에 붙이더라도 파지와 조작감을 훼손하지 않는 플레이트를 말야.

 

그야 파지감만 따진다면 세로그립에 그 어떤 플레이트도 달지 않는 편이 최고일 거야. 그러나 세로그립에 플레이트를 달아야만 카메라를 삼각대에 부착할 때 편리하고, 또 스트랩을 카메라에 연결할 수 있어. 여기서 말하는 스트랩이란 ‘블랙 래피드’야.



왜 하필 블랙 래피드냐면... 쓰다 보니 그렇게 됐어. 제 취향입니다. (...) 아무튼, 카메라에 카라비너를 걸 수 있는 고리가 있어야 블랙 래피드 스트랩을 사용할 수 있지. ...이 고리를 세로그립에 연결하는 방법, 파지감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연결하는 방법, 이 방법을 찾느라 고생한 거야.

 

 

별별 시도를 다 해봤어. 우선 고리만 덩그러니 카메라에 연결해 봤다?



툭 튀어나온 고리가 손바닥을 찔러서 탈락.

 

 

L플레이트를 수작업으로 가공해서, 고리만 세로그립 하단부로 위치시켜 봤어.



파지감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도브테일 부위를 모조리 갈아냈지. 갈아내는 도중에 손목을 그어서 흉터가 생겼어... 이렇게 고생해서 만들었건만, 스트랩을 연결했을 때 안정감이 떨어져서 탈락. 배터리 삽입구 스위치 동선을 방해해서 탈락!

 

 

다음, JJC에서 나온 플레이트는



고리를 180도로 폈을 때는 괜찮아. 그런데 카라비너를 걸기 위해 고리를 90도로 세우면, 역시나 고리가 손바닥을 찔러서 탈락.

 

 

도중에 너무 열이 받아서, 블랙 래피드를 버리고 픽디자인으로 옮겨 탈 계획까지 짰어.



픽디자인을 사용하니 확실히 세로그립 파지감을 덜 침해해. 헌데 내 아무리 픽디자인 슬라이드 스트랩을 써보려 한들 적응을 못하겠더라. 매번 앵커 2개를 탈착하려니 너무 귀찮았어.

 

 

그렇게 좌절하고 있을 무렵, 알리에서 구원품을 만났어. VLOGGER VPD-78.









제품 그대로 사용하면 도브테일이 손을 찔러. 그래서 도브테일 부위를 수작업으로 깎아냈어. 물론 도브테일을 깎아버렸으니 카메라를 삼각대에 바로 장착할 시도는 말아야지. ...대신 마침내 도달했다! 세로그립 파지감을 최대한 보존한 채로 블랙 래피드 스트랩을 연결하는 방법!

 

 

VPD-78 잘 썼어. 기나긴 여정이 끝난 것 같았지. ...그런데 마음 한편에 찝찝함이 가시지 않는 거야. ..기껏 플레이트 달아놓고 카메라를 삼각대에 연결할 수 없다? 아무리 내가 삼각대를 선호하지 않는다 한들, 너무한 거 아니니! 장비가로서의 기본을 져버리는 행위, 어이? (...)

 

그래서 또 찾아 나섰어. 도브테일을 깎아내지 않아도 잡기 편안한 플레이트. 이게 가당키나 할 소리일까? ...는, 좀 전에 언급했던 JJC 플레이트에서 실마리를 발견했어.



JJC 플레이트는 도브테일을 모조리 깎아내지 않았음에도 제법 파지감이 감내할만 했거든? 그 이유를 따져보니, 갓챠! 나사 구멍이 카메라 기준 세로로 뚫려 있다! 그렇기에 플레이트를 최대한 세로그립 안쪽으로 당겨서 장착할 수 있다. 여기서 ‘안쪽’이란 카메라 뒷면을 말해. LCD 달린 곳.

 

그렇다면 왜 플레이트를 세로그립 안쪽에 달았을 때 좀 더 손이 편안했을까? 무심히 세로그립을 살펴보니, 갓챠챠! 소니 세로그립, VG-C4EM에는 나사 구멍이 괴랄하게 뚫려 있었어.



1/4인치 나사구멍이 제품 정 가운데가 아닌 위쪽, 그러니까 손가락으로 감싸는 부위로 치우쳐져 있더라니까. 여기에 플레이트를 달면 도브테일이 손가락 꺾이는 부위에서 튀어나와버리니까 손이 아팠구나. 왜 소니 기술진들은 나사구멍을 이곳에 뚫었을까? 아시는 분? (...)

 

반면 캐논과 니콘은 세로그립 나사구멍이 비교적 가운데에 몰려 있어.






캐논 R3, 니콘 Z9 예시야. ...참, 이런 거 보면 소니는 더 세심하게 세로그립을 설계해야겠네.

 

여하튼. 나사구멍이 세로로 뚫려 있는 제품을 찾기 위해 알리를 돌아다녔어. 그리고 찾아냈지. JLWIN에서 만든 JL-25 사이드 핸들 플레이트!






사이드 핸들 부위야 갈아내서 떼어낼 참이었어. 그런데 끌을 들고 힘을 주려는 순간 등골이 싸늘한 거야. 내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 그 무언가란, 배터리 삽입구!



예전에 이미 다른 플레이트로 얻은 교훈이야. 플레이트가 배터리 삽입구까지 튀어나오면 안 된다. 삽입구 손잡이를 돌리기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깜빡했던 거였지. JL-25 또한 아무리 짧게 잘라낸다 한들 배터리 삽입구 아래를 침범해. ...천만다행으로 잘라내기 전에 개조를 포기했어. 제품 그대로 포장해서 반품 신청했지.

 

 

다시 구상을 검토했어. 내가 바라는 플레이트는 어떠해야 하는가?



처참한 그림일지라도 우리 칼린쇼 애청자 여러분은 단번에 이해되시죠? (...) 저 녹색! 녹색에 고리를 가져가야만 한다! 그 외에는 온통 빨간색이다! 그러면서도 플레이트를 상하로 조절할 수 있게 나사구멍이 뚫려있는 제품! 그러한 제품이 과연 세상에 존재하는가? ...존재했어.

 

‘프로 미디어 기어’ PBX3 범용 플레이트.



나사구멍이 예쁘게 상하로 뚫려있는 것에 대해, 좌우 위치도 괜찮아.

 

 

PBX3에 부착할 수 있는 PAH1.



원래는 스파이더 홀스터에 쓰라고 제작되었나 봐. 저 회색 공이 들어가는 자리가 1/4인치 나사구멍이라, 블랙 래피드 고리를 달 수 있어.

 

아참, PAH와 비슷한 콘셉트로 PASL3이 있는데,



PASL에 달린 저 소켓, 범용 QD가 아냐. SS2라는 프로 미디어 기어 전용 소켓 규격이야. SS2 제품들은 단종 수순에 들어갔어. 그러므로 이왕이면 PAH1을 사는 편이 좋을 것 같아.

 

 

그래서, 드디어 정답에 가까운 제품을 찾아냈건만, 문제는 뭐다? 하필 프로 미디어 기어에서 만든 제품일게 뭐람! 너무 비싸! 게다가 미국산이다 보니 배송료가 엄청나오거든... 머리 싸매고 고민했어. 질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속은 타고, 막상 샀는데 불편하면 환불도 안 되고, 망하고, 결정은 못 내리고, 그러다 마음먹었다. ..한 번 사서 영원히 쓸 플레이트! 지르자! 이참에 나도 프로 미디어 기어 써 보자!



16만원이나 들었어. 통장 박살났어... 배송료만 5만 6천원! 에라이! 주문한지 3일 만에 오더라. 오늘 받았지.

 

 

일단 전체 조립 사진부터 보시고.



구상했던 위치에 고리를 위치시킬 수 있어. 돈 쓴 보람이 있네... 너무 썼지만....

 

 

아! 플레이트 우측 상단이 하얗지? 살짝 갈아냈어.






비싼 제품이라 차마 갈아내기 싫었지만, 아니! 손바닥 편하자고 질렀는데! 손바닥 찌르는 부위는 갈아내야지! ...소심하게 조금만 갈아냈어.

 



고리가 손바닥을 방해하지 않아.

 



배터리 삽입구 스위치 밑으로 살짝 튀어나오긴 하는데, 스위치를 돌리는데 거슬리지 않아서 통과!

 



세로그립을 왼손으로 받칠 때도 걸림 없이 통과!

 



한편 아카스위스 클램프에도 장착 확인 완료! 블랙 래피드의 최대 단점, 삼각대에 연결하기 불편하다, 까지 한 번에 해결했네. 좋아요.

 










물론 파지감이 완벽하진 않아. 중지 사이가 살짝 불편하고, 플레이트 두께 때문에 잡았을 때 날렵한 맛이 없어. 마치 한 뼘에 안 들어가는 기둥을 잡은 듯한 느낌이랄까. 결코 세로그립을 단독으로 썼을 때의 촉감을 따라갈 수 없어. 심지어 VPD-78 개조 버전보다 파지감은 살짝 못해. ..그래도 여기까지 파지감을 끌어 올린 게 어디야. 삼각대에 연결할 수 있겠다, 블랙 래피드 스트랩 연결할 수 있겠다. 만족해.

 

 

이상! 혹시 나와 같은 고민을 갖고 계셨던 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 프로 미디어 기어! 지르세요! (...) ...는, 잠깐만! 방금 한 말 취소다. ...플레이트를 설치하면 카메라 너비와 높이가 약 3cm정도 커져. 자칫 카메라 가방에 안 들어갈 수 있어. 나는 워낙 넙대대한 가방을 좋아한 덕에 문제가 없었는데, 빡빡하게 가방 치수를 잡은 분들은 난감하겠다.

 

끝으로, 어디 세로그립에 달기 적합한 플레이트 만들어 줄 회사 안 계십니까? 이왕이면 값싸고 품질 좋은 중국회사로요! (짝!) ...대한민국의 포토클램! 포토클램에서 나서주시면 안 됩니까! 사장님! 끼요옷!





PAH1 Bracket Plate Adapter for Straps or Camera Carrying Devices – ProMediaGear

PBX3 Universal Arca-Swiss Bracket Plate for DSLR & Mirrorless Cameras – ProMediaGear

PAH1 Bracket Plate adapter for Straps and Other Attachments - YouTube

Way of Wind GOD (ruliweb.com) (카메라 세로그립 파지감 살리기)

니콘 Z 9 & 후지필름 GFX 50S II 세로 촬영을 위한 스트랩 연결방법 추천 - YouTube (카설남)

댓글 : 0 개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