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장비쇼] 바람소리 VS 해면체 털뭉치 연합2024.04.04 PM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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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 VS 해면체 털뭉치 연합

 

 

 

오늘 역시 녹음기와 마이크 이야기입니다. ...어제 내가 ‘타스캠 포타캡쳐 X8’ 용 데드캣이 EM272M 마이크에 제짝처럼 잘 맞는다고 말했지? ...이 말 정정할게. 타스캠 X8용 데드캣을 EM272M에 물리는 것은 비추! ...그게, 크기만큼은 타스캠 X8 데드켓이랑 EM272M 마이크가 딱 맞아. 허나 바람소리 감쇄 성능이 아쉬워.

 

생마이크와 데드캣을 씌운 상태랑 비교한 결과야. 분명 데드캣을 씌운 쪽이 확연하게 바람소리가 덜해. 그런데 완벽하게 바람소리를 잡은 건 아니잖아? 그치? (...) 난 이 사실을 오늘 아침에서야 알았어. 어제만 하더라도 바람소리 다 잡았다고 만세태평이었어. 착각이었지... 오늘 아침 평소보다 이어폰 음량을 좀 더 키워서 해당 녹음본을 들어봤더니, 맙소사... 그간 들리지 않던 바람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리더군. 

 

하긴, 데드캣의 풍성함을 따지면 당연한 이치였어. EM272M 지름이 1.2cm 밖에 안 되는 소형 마이크다 보니, 당연히 여기에 부착할 데드캣 또한 솜뭉치만한 크기밖에 안 돼. 그래서 바람소리를 제대로 못 잡은 거 아닐까?

 

일례로 소니 PCM-A10 내장마이크용 데드캣만 하더라도



장모 치와와 마냥 털이 길고 수북해. 반면 EM272M에 부착했던 데드캣은 빈약해.




대책을 세워야 했어. 빈약한 데드캣을 보완할 방법, 바로 데드캣 내부에 스펀지를 한 겹 덧댄다! 마침 집에 여분 스펀지가 많이 있거든. 이어폰에 사용하는 작은 스펀지부터, 헤드폰 마이크에 쓰는 중간 크기 스펀지까지, 다 실험해 봤어.



2차 바람막이 실험. 강 선풍기 앞에 마이크를 두고 녹음해 봤어.



생마이크, 스펀지만 부착, 데드캣만 부착, 소형 스펀지와 데드캣을 함께 부착, 마지막으로 중형 스펀지와 데드캣을 함께 부착한 결과물이야. ...파형만 봤을 때는 ‘중형 스펀지 + 데드캣’만 유독 차이가 나고, 그 외에는 비슷하구나. 그렇다면 소리로 들었을 때는 어떨까.

 

확실히 스펀지와 데드캣을 함께 부착한 쪽이 바람소리가 덜 하네. 그 중에서도 중형 스펀지와 데드캣을 함께 두른 편이 더 바람소리를 잘 잡고 말야. 헌데 중형 스펀지와 데드캣을 쓴 소리는 살짝 음색이 다른 것 같아. 음질이 좋아진 건지, 아니면 답답해진 건지, 난 모르겠어. (...) 나 초보야! 어쩔! (짝!)

 

아무튼. 바람소리를 잡기 위해 중형 스펀지 + 데드캣 조합을 사용하는 편이 좋은데, 이러니까 문제가 생겼어. 스펀지만큼 마이크 부피가 늘어나다 보니 데드캣을 씌우기 정말 빡빡해. 데드캣을 탈착할 때마다 손발이 쑤셔. 이래서야 귀찮아서라도 데드캣을 마이크에 365일 꼽아 둔 채로 사용하게 될 거야. 게으른 습관을 짊어지겠지. ...멈춰!

 

그래서 내부 스펀지를 감당할 수 있는, 기존보다 더 큰 크기의 데드캣을 물색했어. 그리고 찾아냈지. 바로 ‘에듀티지 EWS-004’!

 




기본 스펀지 폼을 제공하는 동시에, 입구에 고무줄이 있는 터라 한결 데드캣을 탈착하기 편하겠어. 게다가 이거, 국산이야! 요새 그 보기 힘들다는 국산!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걸고, 분명 털이 부들부들하니, 잘 빠지지도 않을 것이라 기대해.

 

그런데 국산이라서 그런가 비싸네. 털뭉치 하나가 1만 6천원이야! 너무한 거 아닙니까? (...) 그야 ‘라이코트‘나 ’로데‘에서 나온 데드캣은 더 비싸다지만, 그래도 나로선 손이 벌벌 떨릴 만큼 고가야. EM272M 스테레오 마이크에 쌍으로 물려주려면 2개를 구매해야 하고, 털뭉치에 3만 2천원이 날아가고, 이러다 무한굴레에 빠질까 봐 걱정이야.

 

아참, 나는 일부러 데드캣을 회색, 검정색. 색을 달리해서 구매했어. 데드캣 색이 달라야 양쪽 마이크를 구분하기 편하겠더라고. 촬영감독 ‘Ejim’님 영상을 통해 곁눈질로 배운 요소야.




그나저나 바람이 불지 않는 곳에서는 되도록 생마이크를 쓰라고 들었거든? 스펀지나 데드캣을 마이크 위에 씌우면 그만큼 음량에서 손해를 본다는 글을 봤어. ...그런데 이상하지. 내가 집에서 실험할 때는 생마이크나, 데드캣이나, 스펀지 + 데드캣이나, 그게 그거야.

 

마이크 앞에 자명종 벨소리를 틀어놓고 녹음했어. 먼저 파형 확인하시고.



거의 똑같잖아? 생마이크나, 데드캣 씌운 상태나, 스펀지+데드캣 씌운 상태나, 비슷한데. 쓰읍... 내가 실험을 잘못한 걸까? (...) 이번에는 소리로 재확인해봅시다.

 

생마이크이랑, 스펀지+데드캣이랑은 미세하게 차이가 나는 것 같긴 한데, 글쎄다, 나는 여전히 차이를 잘 모르겠어. 여러분은 어때? (...) ...이럴 거 데드캣을 마이크에서 굳이 뗄 필요 있나? 항상 꼽아두는 편이 편하지 않아? ...아닌가? 내가 뭔가를 놓쳤나? 아직 녹음 경험이 미천하기에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걸까? 음원의 거리가 먼 경우에는 다른 결과가 나올까? 또 실험해 봐야 하나! 끄아악! (...)

 

 

아무튼. 녹음기와 마이크만 마련하면 만사형통일 줄 알았던 녹음. 현실은 아니구나. 파고들수록 필요한 게 늘어나. ..내가 데드캣, 고작 털 뭉치 사는데 만원 이상 소비할 줄이야 꿈에도 몰랐어. 진짜 꿈에도 몰랐어.. 통장이 바닥이야. 가슴이 답답해. 그렇지만 바람소리를 잡으려면 더 풍만한 데드캣이 필요했으니까, 어쩔 수 있나...

 

그런데 말입니다, 데드캣이 끝이 아니네? 마이크 클립마저 바꿔야 했어. 스테레오 막대에, 가방에. 그리고 이어폰. 헤드폰! 내 인생 최초로 헤드폰을 구매해야 하나 고민 중이야. 그럴 게, 지금까지 내가 들어왔던 소리에 믿음이 안 가. 오늘의 주제, 바람소리 역시 내가 늘 들어왔던 설정으로 청취해서는 제대로 잡아낼 수 없었어. 나 어떡하면 좋니? ...컴퓨터에서 들을 때랑, 폰에서 들을 때랑, 소리가 달라. 뭐가 맞는지 구분이 안 돼. 길을 잃을 지경이야.

 

참고로 나는 PC에서는 ‘야마하 AG06’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젠하이저 MX585’ 오픈형 이어폰을 쓰고 있어. 폰은 LG V50s에 ‘케이베어’ 저렴이 이어폰을 쓰고 있고 말야. ...둘이 소리가 달라. 하아... 웃긴 건, 녹음을 배우기 전까지는 둘 차이를 전혀 모르고 살아왔다는 거야. 나 환장하겠네!

 

그래서, 나는 모니터링 이어폰, 혹은 모니터링 헤드폰을 사야만 할까? 너무 비싸던데! ...이 이야기는 다음에 풀겠습니다. 살려주세요. 여러분의 기부가 필요합니다. 굽신굽신.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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