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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위메프 막차 찼다고 흐뭇했던 나2024.07.30 PM 11:03
위메프 막차 찼다고 흐뭇했던 나
티몬과 위메프가 부도 위기에 놓였어. 많은 판매자들이 대금을 받지 못 하고, 수많은 구매자들이 물건을 받지 못하고, 환불을 받지 못하고, 큰일이구나.
그러나 난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티몬 위메프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바라봤어. 나랑 상관없는 이야기니까. 난 물린 거 하나 없으니까. 나야 7월 18일 위메프에서 주문했던 20KG 쌀을 문제없이 받았으니까.
7월 18일 당시에도 티몬과 위메프가 위험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던 때였어. 그럼에도 내가 위메프에서 쌀을 구매한 이유, 인터넷 상에서 가장 쌌기 때문이야. 쿠폰 할인을 포함해서 실제 구매액은 4만 7840원. 당일도정 상등급 삼광쌀 20KG치고 저렴했으니까. 막차 잘 탔다!
...더 파렴치한 얘기 할까? 난 티몬 위메프 사태를 보며 딱 한 가지만 안타까웠어. 더 이상 티몬발 그래픽카드 할인을 누릴 수 없다는 점. 티몬에서 RTX 4080 슈퍼를 120만원에 팔 때 샀어야 했는데, 원래는 140만 원짜리인데, 티몬이 망한 이상 앞으로 결코 접할 수 없는 가격인데, 티몬캐시까지 끌어 쓰면 달달하게 살 수 있었는데, 이따위 망측한 후회만 되뇌었어.
그리고 냉혹한이 되었지. 티몬 위메프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국가가 5600억을 지원한다는 소리를 듣고 난 ‘아깝다’는 생각부터 했어. 세금이 아깝다. 혈세가 낭비된다. 왜 기업이 망하는 일에 국가가 돈 부어가며 도와주는가!
그렇게 세상을 차갑게 바라보던 중, 내 스스로가 한심하게 다가왔어. 난 이중적이었어. 위선적이었어. 언제는 사회보장 제도 늘려야 한다고 고래고래 떠들었으면서, 온통 국유화를 부르짖었으면서, 막상 티메프 사태를 마주하자 남의 자식 병간호 쳐다보듯 무심히 생각하네? 이런 측은지심 상실한 놈! 자기 의료, 자기 노후, 자기 무상 교육만 주장하는 놈! 난 그저 내 이기심 때문에 공동체며 사회부조를 주장했던 인간이었구나...
물론 이런 나를 미워하진 않아.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고, 먼저 위하는 개체 아니겠습니까? 이기적 유전자, 앙? ..,.그럼에도 난 너무했어. 난 사람으로서 기본을 상실한 것 같아. 잔금을 못 받아서 울먹이는 사장님 인터뷰를 보고, 큰맘 먹고 지른 유아용품을 받을 수 없게 된 어머니 인터뷰를 듣고, 그제야 내 실체를 깨달았어.
이제 난 생각을 고쳐먹었다. 정부, 국회, 금융기관 모두가 티메프 사태에 대응해야 한다! 티몬 위메프에서 상품을 판 분들이 무슨 죄가 있어. 또 티몬 위메프에서 물건을 구매한 분들이 무슨 잘못이 있어. ...이건 부동산 투기 같은 문제가 아니잖아? 정당한 경제활동 중에 터진 사기에 가까운 사고잖아? 대충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느낌 오시죠? (...)
부동산 PF 사태 진정시키겠다고 9조원이나 풀었던 정부였어. 투자 투기꾼들 구제하는데 이만큼 돈을 썼으면, 티메프 사태는 더 후하게 지원금을 풀어야 합당하지 않나? ...아까 말한 5600억, 티몬 위메프 판매업자 피해보상을 위한 금액인데, 이마저 지원의 탈을 쓴 대출이었어. 정부가 판매업자에게 연 3.5% 가량으로 돈을 빌려주겠대. 급한 불 끌 돈은 빌려주겠다만, 이자까지 쳐서 갚으라는 소리였구나.
한편 시몬스나 유혜광 돈까스 등의 몇몇 판매자들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물건을 끝까지 구매자에게 발송해주겠다고 해서 박수를 받았어. 하지만 절박한 상황에 빠진 판매자들이 더 많으니까, 물건을 보내주고 싶어도, 당장 생계가 위험해서 보내줄 수 없는 판매자들 말야. ..어렵구나.
아무쪼록 티몬 위메프 사태가 최소한의 피해로 끝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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