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린장비쇼] 소니 플래시 발열 실험

소니 플래시 발열 실험

월간 조명 연습. 뜨거운 여름을 맞아 소니 HVL-F60RM2과 HVL-F46RM 플래시의 발열 처리 능력을 실험해 봤어.

실험 환경은 섭씨 31도 가량의 음지에서 했고, 간간히 바람이 불어오긴 했으나 실험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거야. 각 실험은 50분 간격으로 플래시를 충분히 식힌 후에 거행했어. 발광 주기는 약 0.8초. 발광 방식은 안정성 우선으로 설정했어. (재발광 시간이 느려지는 대신 발광 안정성을 높이는 설정)

F60RM2와 F46RM의 발열 경고 방식이야.

설명서에 나와 있듯이, F60RM2만 알림음 기능을 탑재했어. 해당 기능이 중요한 분은 필히 F60RM2를 골라야겠구나.

우선 F60RM2. 실험1. 1/1 발광, 플래시범위는 20mm. (F60RM2 최대 광각) ...36회째 1차 발열 경고가 떴어. 이때부터 충전 속도가 급격히 느려졌지. 58회째 2차 경고가 떴어. 더욱 충전 속도가 느려졌고, 결국 발열 최고단계 경고를 보지 못한 채 100회째 실험을 중단했어. 귀찮아서. (...) 죄송합니다.

실험2. 1/1 발광, 광각패널 사용한 상태.

38회째 1차 경고가 떴고, 58회 째 2차 경고가 떴으며, 역시나 3차 경고를 보지 못한 채 100회째 내 임의로 실험을 중단했어. ...사실 난 광각패널을 사용하면 열이 더 빨리 찰 거라 예상했거든? 플래시 발광부 앞면을 광각패널로 막으니까 말야. 그런데 결과가 의외네. 광각패널 사용 유무는 발열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구나.

실험3. 1/1 발광, 광각패널과 미니 소프트박스를 모두 사용한 상태. 참고로 부착한 소프트박스는 맨프로토 이지박스 마이크로입니다. (중천 없음)

26회째 1차 경고가 떴어. 소프트박스는 발열에 악영향을 주는구나.

여기까지가 F60RM2 최대발광 실험. 최대발광 실험 후 플래시 발광부를 만져보니 뜨끈뜨끈했어. 배터리 또한 엄청 뜨거웠고 말야.

실험4. 광각패널 사용, 소프트박스 장착. TTL–2. ...왜 하필 TTL-2로 실험했냐면, 내 맘이니까! (짝!) 내가 행사장에서 가장 많이 쓰는 설정이 TTL-2라서 그래. 아무튼, 피사체의 거리에 따라 TTL-2 광량이 달라지는데, 1미터 내외 근거리에서는 1/128. 그 이상 거리에서는 1/64정도 나와. (50mm 렌즈로 인물을 촬영하는 경우)

광각패널, 소프트박스, TTL-2 (1/128). 418회째 1차 경고가 떴어. 1차 경고가 뜬 이후로는 약 6회 정상 발광, 3~4초 발광 충전 지연, 다시 6회 정상 발광 과정을 반복했어. 540회까지 발광시킨 후 2차 경고를 보지 못하고 실험을 종료했어.

광각패널, 소프트박스. TTL-2 (1/64). 369회째 1차 경고가 떴어.

실험5. 광각패널 사용, 소프트박스 장착, 그러나 이번에는 광량을 수동으로 설정했어.

광각패널, 소프트박스, 수동 1/128. 800회 발광했으나 1차 경고조차 뜨지 않았어.

광각패널, 소프트박스, 수동 1/64. 이번만큼은 앞서 1/128 실험 직후 열기를 식히지 않고 바로 시행했어. 그럼에도 400회 발광했으나 1차 경고조차 뜨지 않았어. 손가락이 아파서 내 임의로 실험을 중단했지. ..죄송합니다.

동일한 환경에서 TTL (1/128)을 사용했을 때는 418회째 1차 발열 경고가 떴는데, 수동 1/128로 바꾸자 800회째에서도 1차 경고가 뜨지 않아. 내 TTL이 발열에 악영향을 줄 거라 예상은 했다만, 수동과 이렇게나 차이가 날 줄 몰랐어.

그럼 TTL을 버리고 수동으로 광량을 설정하는 것이 좋을 터, 문제는 행사장처럼 급박하게 플래시를 써야 하는 환경에서는 수동으로 적정 광량을 잡기 어렵다는 거야. 여유가 없으니까. 거기다 F60RM2 TTL이 제법 정확하거든. 가령,

수동 1/128은 과다노출인 반면, TTL로 찍은 사진은 그럴싸하잖아. 물론 수동으로 찍은 사진은 ISO가 640까지 올라갔지 않느냐? ISO를 250으로 고정해서 찍으면 적정 노출이 나올 거 아니냐? ...그러나 난 행사장에서 ISO를 만질 여력이 없었다! 어쩔!

비단 ISO만의 문제가 아냐. 동일 ISO 상태에서 찍은 사진조차

수동보다 TTL이 광량이 적어. 광량이 적으면 나쁜 거 아닌가? 근데 필플래시처럼 옅게 빛을 쏘고 싶을 때는 TTL이 유리하니까, 적어도 내 눈엔 수동보다 TTL이 자연스럽게 보인다! 내 취향입니다, 난 TTL 포기 못 해! 발열 뜨더라도 써야 해! 땅땅! (...)

아참, 1/128, 1/64 광량 실험 후에 배터리를 만져봤더니 온도가 거의 오르지 않았더라고. 1/1에서는 배터리가 뜨끈뜨끈했는데.

실험6. 광각패널 사용, 소프트박스 장착, TTL-2 (1/64), 여기에 고속동조 가동! ...302회째 발열경고가 떴어. 같은 조건에서 고속동조 켜지 않았을 때 369회째 1차 발열 경고가 들어왔던 것이, 고속동조까지 곁들이자 302회째 터지는구나. 고속동조 역시 TTL과 마찬가지로 발열에 악영향을 주는구나. 배터리 또한 이번에는 살짝 뜨끈해졌어.

F60RM2는 여기까지, 다음은 F46RM. F46RM은 F60RM2와 달리 세세한 발열 경고가 없지. 오직 극한의 경우에만 경고를 보내. (이 경우 10분 휴식 필요) 그럼에도 일정이상 발열이 쌓이면 재충전 속도가 급격히 느려졌어.

실험1. 1/1 광량. 플래시 범위 24mm (F46RM 최대광각). ...44회째부터 재충전 속도가 느려졌어. 44회째부터 약 4~6초 정도 지연이 생겼거든. 이후 100회 터뜨렸으나 끝내 F46RM의 발열경고를 보지 못 했어.

실험2. 1/1 광량, 광각패널 사용. ...39회째부터 재충전 속도가 느려졌어.

실험3. TTL-2(피사체와 거리 2미터, F60RM2에서 1/64 환경), 광각패널 사용, 소프트박스 부착. ...380회째부터 재충전 속도가 느려졌어. 같은 조건에서 F60RM2는 369회째 1차 발열 경고가 들어왔으니까, F46RM이 F60RM2보다 5%내외로 발열 처리 능력이 좋은 건가? 유의미한 차이는 아닌 것 같아.

난 F46RM이 F60RM2에 비해 발열 처리 능력이 뛰어날 거라 기대했어. 그러나 실험해 보니 그닥 두 제품 간 발열 처리 능력은 차이가 안 나는 것 같아. 대신 사용성에서는 F60RM2가 월등해. F60RM2는 알림음을 통해 재충전 완료나 발열 경고를 알려주니까 말야. 이런 거 보면 소니 참 치사해. 플래시마저 급을 나누네.

아무튼. 내 딴에 자료를 남기기 위해 고생하며 실험했어. 참고로 ‘요즘카메라’님이 고독스 V1과 NEEWER Z2 발열 실험을 하셨던데,

고독스가 풀 발광에서 31회째 발열 경고가 들어왔고, NEEWER는 36회째 발열 경고가 뜨면서 촬영 자체가 중단됐대. 물론 요즘카메라님의 실험과 내 실험을 직접 비교하기는 무리야. 주변 환경이 달랐을 것이고, 발광 간격도 다르고, 그럼에도 발열 처리에서는 소니가 가장 좋은 것 같은데! 에헴.

끝으로 중국난방 산만했던 오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첫째, 광각패널 사용유무는 발열 처리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둘째, 소프트박스를 장착하면 발열을 높인다.

셋째, TTL을 사용하면 발열을 많이 높인다!

넷째, 고속동조를 사용하면 발열을 높인다.

다섯째, F60RM2와 F46RM은 발열 처리 능력에서 차이가 미미하다.

여섯째, F46RM은 발열경고 없이 재충전시간이 느려진다. 알림음 기능이 없다.

일곱째, 위 실험을 도시바 임퍼스 AA충전지 (개당 1900mAh) 4개로 다 했다.

정리하고 나니 너무 당연한 소리를 늘어놨구나. 그래도 만족해! 내가 직접 경험하며 체득한 지식은 남다르지. 이상, 소니 플래시, 츄라이 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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