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린장비쇼] 21:9 사진 작업용 모니터 알아보기

21:9 사진 작업용 모니터 알아보기

오늘은 사진 작업용 모니터에 대해 살펴보실까. 우선 현재 나는 LG ‘34UM59-B‘ 34인치 21:9 모니터를 쓰고 있어.

8년 가까이 사용했으나 아직 멀쩡히 작동해. 바꿀 이유가 없지. 그럼에도 모니터를 교체하고 싶은 이유 3가지. 첫째, DCI-P3와 Adobe RGB를 95% 이상 아우르는 색역을 원해. 둘째, 10bit의 색심도를 경험하고 싶어. 셋째, 34인치보다 더 큰 크기를 원해.

우선 색역. CIE 1931 기준 (Commission Internationale de l'éclairage, 국제조명위원회) . 우리 눈이 인식할 수 있는 전체 색역에서, 모니터가 표현할 수 있는 각 색상영역.

사진 작업용 모니터는 Adobe RGB를 100% 가까이 지원해야 좋대. sRGB보다 녹색과 적색을 더 폭넓게 표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진을 인화하는 대다수의 전문기기가 Adobe RGB를 기준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래.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DCI-P3가 사진 작업에서마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더군. 애플이 DCI-P3를 표준으로 삼은 이래 사진 영상 가릴 것 없이 DCI-P3로 대동단결 하는 추세인가 봐.

한편 색역은 CIE 1931과 CIE 1976이 2가지가 대표적으로 쓰였어.

CIE 1931은 1931년에 정한 색역이고, CIE 1976은 1931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1976년도에 제정한 색역이었어. 1976은 1931에 비해 파랑색 영역이 늘어나고, 대신 녹색과 적색 영역이 줄어들었지. 왜 이렇게 바뀌었을까? 이는 사람 눈 특성 때문이래.

사람 눈은 파랑색이 변하는 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반면, 녹색과 적색의 변화에는 둔감하대. 그러니 어차피 사람 눈으로 구분 못 할 녹색과 적색 영역은 줄이고, 대신 파랑 영역은 늘린 것이 CIE 1976.

나는 앞으로 모니터 사양을 따질 때 CIE 1976 자료를 기준으로 삼으려 해. 문제는 모니터 제조사들이 CIE 몇 년도 기준으로 측정한 값인지 제대로 표기를 안 해주는 경우가 많았어. ..더 큰 문제는 해당 수치가 색 재현율(Coverage)를 뜻하는지, 아니면 부피(Volume)를 뜻하는지, 명확히 알 수 없는 경우마저 많다는 거야.

Coverage와 Volume의 차이에 대해. 우리말로 번역하기 위해 내 딴에 고민해봤다만 도무지 찰떡같은 낱말을 생각해내지 못 했어. ...말보다 그림으로 이해해 봅시다! 가령 MSI MAG401QR 모니터의 색역. 다나와 광고에서는 sRGB 118%, DCI-P3 94%래. 하지만 ‘쿨엔조이’에서 측정한 값은,

커버리지 기준으로 sRGB 99.98%, AdobeRGB는 83.2%, P3는 89.9%야. 커버리지란 해당 색상영역의 삼각형을 몇%나 표현할 수 있는가. 포괄할 수 있는가. 두 삼각형의 공통 영역 비율. 그러니 커버리지는 최대 100%를 넘을 수 없지.

반면 볼륨은 삼각형 넓이(3차원에서는 부피)의 차이. 가령 sRGB 삼각형에 비해 모니터가 표현할 수 있는 색역 삼각형이 122.85% 더 클 수 있으니까. 그런데 아무리 모니터가 표현할 수 있는 색 볼륨이 크다고 해서, 그 볼륨 안에 sRGB 색역이 들어간다는 보장은 못 하니까. 두 삼각형의 넓이 차이를 비율로 표현한 것. (...)

죄송합니다. 더 이상 제대로 설명을 못 하겠습니다. ...그래도 대충 느낌 오시죠! 우리가 알고 싶은 정보는 볼륨이 아닌 커버리지다! DCI-P3 색역을 몇 %까지 표현할 수 있는가! 볼륨은 높아봤자 과연 해당 색상영역을 제대로 표현하는지 알 수가 없다! (...) ...그러니까, 색역이 겹치는 부분이 커버리지, 그저 부피 차이가 볼륨, 삼각형 2개 겹치는 영역이 커버리지, 단순 삼각형 부피 비교가 볼륨, 앙! 설명이 중구난방이라 죄송합니다! 머리 박겠습니다!

이왕 MSI MAG401QR 얘기가 나온 김에, 난 이 제품을 사진 작업용 모니터로 눈여겨보고 있었어. 40인치에, 21:9 와이드에, 광고상 색역 비율 높고, 색심도 10bit(8bit+FRC, Frame Rate Control), 가격 50만 원가량.

하지만 광고에서 색역 비율은 ‘볼륨’치였지. 100% 이상 수치가 나왔을 때부터 볼륨이란 걸 알아차려야 했어. 커버리지로 따지자면 Adobe RGB는 83.2%, DCI-P3는 89.9%.(CIE 1931 기준). CIE 1976으로 색역을 측정하면 1931에 비해 대략 커버리지가 5% 가량 상승한대. 그럼 MAG401QR의 색역 커버리지는 CIE 1976 기준 Adobe RGB 88.2%, DCI-P3 94.9%라 추정할 수 있어.

이 정도면 만족할 만 한가? ..난 아쉬워. 그럴 게 소위 작업용 모니터, 예를 들어 DELL U4025QW 같은 경우

CIE 1931 기준 Adobe RGB 커버리지가 95.6%야. CIE 1976으로 측정하면 거의 100%에 다다르겠지? ...DELL의 수치를 보고 있자니 MSI MAG401QR이 아쉬웠어. MAG401QR이 왜 작업용 모니터가 아닌 게임 모니터인지 알 수 있었지.

RTINGS의 자료를 보면 옆에 ‘de2000’ ‘색 정확도’를 같이 게재했어. ‘델타 E’.

델타 E값이 2를 넘기지 않아야 작업용 모니터 반열에 들어설 수 있대. 헌데 U4025QW는 델타 E값이 Adobe RGB 기준 2를 초과해. (Adobe RGB에서만 색정확도가 떨어졌음) 이를 두고 RATING에서는 Adobe RGB 색역으로 작업하기 전에 색상 보정을 할 것을 권장했어.

이래서 작업용 모니터는 ‘캘리브레이션’기능이 필요하구나. 한편 모니터 광고에서 델타 E값을 2아래로 잡았다는 소리가 이제는 이해 돼. 모니터를 공장에서 출고할 때부터 색정확도를 작업용 모니터 수준으로 잡고 나온다는 뜻이구나.

색역 이야기는 여기까지, 다음은 색심도.

색심도가 높은 모니터일수록 계조 표현이 풍부해. ...사실 난 진퉁 10bit 모니터를 써 본 적 없어. 못 써봐서 더 써보고 싶어. 안타깝게도 34인치 초과 21:9 LCD 모니터 중에 10bit를 지원하는 모니터가 1대도 없어. (다나와에는 레노버 P40w-20이 true 10bit라고 나오지만, 잘못된 정보) 방금 전에 소개한 Dell U4025QW조차 8bit+FRC야.

굳이 10bit 제품을 찾자면 LG OLED 모니터를 써야 해. 39인치 혹은 45인치. 그런데 사진 작업용 모니터에 OLED는 부적합해. 사진 작업 중에 장시간 같은 화면을 띄어놓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곧 ‘번인’이 들이닥칠 거야. OLED 번인을 줄이기 위한 기술이 발달했다 한들, 태생적 숙명은 어쩌지 못 했어. RTINGS에서 OLED모니터 번인을 측정한 영상.

RTINGS에서 아예 못을 박았어. OLED 모니터는 절대 작업용으로 쓰지 마라. 오직 게임 용도로만 써라.

결국 작업용으로 LED를 골라야 할 터인데, 후보군을 3개 골라왔어. LG 38WR85QC, LG 40WP95C, 그리고 DELL U4025QW.

이 중 LG 38WR85QC는 벌써 단종 됐어!

작년 12월에 출시한 제품을 벌써 단종 처리한다고? 후속기종을 내놓을 참이라 그런가? 아니면 시장성이 없어서 LG가 포기한 건가? LG 역시 LED 공장을 중국에게 모조리 다 팔았다면서? ...암울하네요.

남은 것은 40인치. LG와 DELL의 싸움. 결론부터 말하자면 DELL의 승리다! DELL U40925QW가 LG 40WP95C보다 신제품인 덕일까? 패널 성능이 더 뛰어난 것 같아.

델은 LG가 지원하지 않는 ‘로컬 디밍‘까지 지원하구나.

그래서 Dell U4025QW가 얼마다? 230만원이 넘는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못 사!

이상 사진작업용 21:9 모니터를 알아봤어. 그나저나 내가 왜 21:9 모니터를 고집 하냐면,

21:9가 사진 작업하기에 은근 편리하다? 편집 도구를 화면 양옆에 두고, 사진을 한 가운데 두고, 모니터를 시원하게 사용할 수 있어.

아무튼, 취미 사진사 주제에, 모니터는 전문가용을 써보고 싶었어. 이 욕심만 그득한 녀석! ...적어도 10bit는 경험해 보고 싶어... 그 날이 과연 내게 올까? 하!

꿈의 모니터, 광고 영상으로나마 감상해 봅시다. Dell U4025QW! 후속기에서는 찐 10bit 색심도를 지원하길! 그 전에 LG에서 만들어 달라!

DCI-P3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디스플레이 톺아보기] ㉗ 디스플레이 색 체계의 역사 Part.1 (samsungdisplay.com)

'정확한' 색상은 어떻게 정의합니까? | BenQ 한국

모니터의 함정…색재현율을 믿으십니까? : 다나와 DPG는 내맘을 디피지 (danawa.com)

10비트 vs. 8비트 + FRC: 모니터 패널의 차이점 | 벤큐 미국 (benq.com)

특성에 따라 모니터의 색상 표현을 결정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 가격 비교 e-카달로그 (ek.ua)

탄탄하게 채워넣은 평면 와이드 게이밍 모니터 MSI MAG401QR > 공식리뷰 | 쿨엔조이 (coolenjoy.net)

LG전자 울트라와이드 38WR85QC > 리뷰 | 퀘이사존 QUASARZONE

LG 40WP95C-W vs Dell U4025QW Side-by-Side Monitor Comparison - RTINGS.com

LCD 가격 높이려 공장 멈추는 중국…'1위' 삼성 TV도 '노란불' - 머니투데이 (mt.co.kr)

[whytong]

21:9가 쓰기엔 정말 편한데 망가져서 갈아탈라치니 비슷한 스펙의 16:9 모니터보다 한참 비싸서 전 결국 16:9로 회귀하고 말았죠.

[풍신의길]

말씀대로 21:9가 가성비가 떨어지는 면이 있군요. 16:9모니터 중에 사양이 좋은 제품을 고르는 방법을 궁리해보겠습니다!

[공허의 웬즈데이]

저도 집에 있는 21:9 모니터가 오래되서 찾아보니 원하는 스팩은 가격대가 상당하더라구요

[풍신의길]

말씀대로 38인치, 40인치 작업용 21:9 모니터는 150만원이 넘어가더군요. 너무 비싸네요. 그나마 크로스오버 모니터가 100만원대이던데요, DELL이나 LG만큼 신뢰를 못 보낸다는 것이 문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