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이야기] 9월 개발일지: 게임의 방향성을 사수하라!2023.09.17 PM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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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개발 이슈: 게임의 초기 방향성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



전 회사 재직 시절 소위 진골 네임드가 만드는 타이틀들도 각종 높으신 분들과 사업 부서 등의 입김에 휘말려 변질되는 것을 수없이 봐왔다.

이 점에서 끝까지 소울라이크를 고수하여 출시한 P의 거짓은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는 스타트업 규모의 벤처 개발사로 최신 엔진인 언리얼5의 학습도 충분치 않은 상황인데 대전 격투 게임이라는 장르도 생소한 장르라 10년이 넘는 팀의 경력자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이로인해 프로토타입의 개발 일정이 딜레이되면서 스케줄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각종 사정으로 대표님의 입김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전격투가 매니악한 장르라는 것을 말씀은 드렸지만 실감하지 못했던 대표님은 최근 스파6의 지표를 보고 이제서야 그 매니악함을 실감하고 있는 듯 하다. 격투 게임 장르의 특성상 충성 유저들은 자신의 주력 타이틀을 바꾸지 않는 다는 것, 이는 스파6로 또 한 번 증명되었다. 또 대중적인 주력 게임들의 젊은 유저층들의 신규 유입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새로운 브랜드인 우리 타이틀은 이 작은 시장을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상황인데 현재 게임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는 단계가 아니다 보니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로 인하여 불안해진 대표님은 비주얼 부터 시작 게임의 방향성에 대한 불안감을 제시하였고 프로젝트의 근간이 흔들리고 혼돈의 도가니탕이 되고 있었다.



처음엔 당황하여 함께 표류했었던 나는 몇 번의 태풍을 거치고 내가 기둥을 잡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에 난 AD와 논의하여 아트는 실기 엔진이 아닌 포토샵과 마모셋 등을 활용하여 최종적으로 추구할 게임의 비주얼을 보여드려 그 분을 안심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본인은 개발 계획서를 추가 작성하여 우려하는 부분들을 보완할 수 있는 전략을 제안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부분을 케어하기 위해 동 장르 게임들의 각종 지표 조사와 협업사와의 미팅을 통하여 최소 판매량 허들을 재확인하였고 생각보다 허들이 높지 않아 일차적 불안 요소를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지표를 조사하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미국의 소비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격투 게임의 소비 3국은 놀랍게 미국, 중국, 브라질이었다. 철권과 같이 국내 특화된 타이틀을 제외하면 2~3군의 마이너 격투 게임들은 미국의 소비 의존도가 높았고 생각보다 판매량도 보장이 되고 있었다. 다행히 우리 게임은 북미 타깃을 하고 있었기에 포지셔닝과 비전이 예측대로 완성이 된다면 최소한 개발비 회수할 확률은 높아질 것이고 원작 IP 협력사의 사업 부서가 유능해 보여서 조금 더 기대치를 올릴 수도 있어 보인다.


추가 과제인 젊은 게이머들을 장르로 유입시키기 위한 요소에 대한 분석과 고민도 많이 했다.

최근 타깃 유저들에게 유행하는 게임들의 UI/UX를 분석하여 공통점들을 찾았고 유저 시나리오를 다시 작성하여 유행하는 게임들과 격투 게임 장르에 없는 요소들을 발견하여 해당 요소들을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 중이다.

이 또한 잘 작동해 준다면 진입 장벽 완화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어뷰징과 핵 이슈 방지, 공정한 랭킹 매칭, 게임을 지속할 동기 부여 예를 들어 성취감을 위한 지속적인 보상은 당연히 따라가야 할 것이다.


프로젝트는 인력이 추가되면서 이제 한 걸음씩 걷기 시작하고 있고 미디어엔 1차 티저가 공개되었다. 다행히 우리의 일러스트와 비주얼이 타깃 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처음 회사에 왔을 때는 혈혈단신이었고 작은 회사에 언리얼 개발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 개발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 안 될 것 같다가도 어떻게든 굴러가게되는 것 이런 것이 기적이고 인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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