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아름다운 구속] 아름다운 구속 13 그리고 시즌 1 종료2013.05.03 AM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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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날 아침식사 시간. 어제 킹콩 때문에 옷에 이상한 냄새가 배어, 잠을 한숨도 못 잤다. 그리고 이틀 전 쌀쌀한 날씨인데도 베란다에 나가서 잤던 것 때문인지 감기가 겹쳤다. 그리고 스트레스 때문에 위가 쿡쿡 쑤시고, 툭하면 시큼한 물이 목구멍까지 치솟아 올랐다

이런 이유로 인해 오늘도 아침을 굶게 되었다. 하지만. 어디서 냄새를 맡고 온 건지, 킹콩이 내 등을 시원스럽게 후려치며 말을 걸었다.

“C선배! 밥 안 먹어요? 어제만 해도 술만 마시던데 그러다가 몸 상해요.”

나는 또 한 번 누런 액체를 토해냈다. 뱃속과 목이 타들어가는 게, 마치 팔팔 끓는 물을 뱃속에 퍼붓는 것 같았다. 나는 두 눈을 부릅뜬 채 킹콩에게 소리를 질렀다.

“이런 씨발. 지금 내가 누구 때문에 굶고 있는지 알….”

나는 말을 다 끝맺지도 못했다. 위가 타들어가는 것 같은 고통과 함께, 무협영화 마냥 새까만 피를 한 움큼 토해냈기 때문이다. 그러자 ‘킹콩’은 나를 곰 인형 마냥 잡아끌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온갖 방정을 떨었다.

“C 선배가 죽는다! 경찰! 경찰!”

덕분에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또 한 번 온 몸에 흙먼지를 묻히며. 기어가다시피 끌려가느라 여기저기 부딪친 탓에 쑤시지 않는 곳이 없었다.

“씨발. 너만 없으면 살아날 거니까 제발 좀 사라져라. 응!”

나는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한 번 더 피를 토하면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래도 나중에 ‘이쑤시개’선배와 ‘지푸라기’녀석이 119에 전화하고 응급조치를 취해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 와중에도 날 저승길로 밀어 넣을 뻔 했던 ‘촐싹이’와 ‘후레자식’은 낄낄대며 사진을 찍어댈 뿐이었고. 그리고 날 괴물 먹이로 던져준 ‘마담 뚜’는 킹콩에게 뭔가 속삭였다. 그러자 방금 전 까지만 해도 날 잡아먹으려 했던 괴물. ‘킹콩’이 내 손을 잡으며 한마디 했다.

“선배 다 나을 때까지 꼭 문병 가 줄게. 그러니까 빨리 나아서 나랑 같이 학교에 가야지.”

‘킹콩’이 내 손을 꽉 붙잡으며 눈물까지 글썽였다. 나는 또 한 번 피를 토하며, 이대로 식물인간이 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눈물 섞인 한숨을 토해내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내 대학 시절의 마지막 OT는 결국 이틀 만에, 추억 대신 스트레스성 위 천공. 그리고 식도염을 얻고, 병원에 긴급 후송되는 걸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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