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아름다운 구속] 이런 하렘은 싫어! 3(청천벽력-2)2013.05.20 PM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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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침부터 한바탕 푸닥거리를 벌인 뒤, 다시 담배를 입에 물려는 순간. 뒤통수가 마치 백열전구가 터지는 것 같은 충격과 함께, 눈이 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눈 안에서 강한 불빛이 번득였다.

“야 C!! 너 여자 울렸다면서! 그것도 하필이면 다래를 울려?”

맑은 아침 하늘에 두 번 연속으로 내 뒤통수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이번에는 너무 크게 놀라, 딸꾹질을 하던 중 담배를 삼켜버렸다. 평소에 페미니즘을 읊으며 여자들에게 온갖 편애를 쏟아 붓는 P교수였다. 그런 P교수가 나를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두더지 때리듯 손바닥으로 내 머리통을 마구 때려댔다.

“예? 그게 무슨 소리죠?”

“지금 애가 과 사무실로 올라가서 문까지 잠가놓았다. 찾아가 보니까 너 아니면 안 본다면서 문 걷어차고 의자도 던지는 등 난리도 아니었다.”

“뭐라고요?”

그 때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내 귀에 들어왔다. 다래가 던진 컴퓨터 모니터에 과 사무실 창문이 깨진 것이다. 우선 꽤 묵직한 구식 모니터가 내 발밑에 떨어졌다.

“힉!”

나는 뒤로 한 발짝 뛰어 떨어지는 모니터를 피했다. 하지만 너무 크게 놀란 탓에 다리가 꼬여 턱으로 바닥에 방아를 찧었다. 그리고 바닥에 쭉 뻗은 내 다리 위에 유리 파편이 우박마냥 쏟아졌다.

“으악!”

나는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한겨울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빨을 부싯돌처럼 마구 부딪쳤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P교수는 내 등을 밀며 더 역정을 냈다.

“에라 이 못난 놈! 얼마나 심한 상처를 줬으면 온순하고 연약한 애가 저렇게까지 나와? 네 책임이니까 빨리 가서 달래주고 와!”

하지만 나는 교수에게 등까지 떠밀렸음에도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때 한 후배가 내 손을 잡아끌면서 과 사무실로 올라갔다.

“저기 선배! 저랑 같이 가요! 다래 애가 얼마나 착한데 대체 선배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예요? 정말 나쁜 사람이네?”

다른 선후배들도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자기네들끼리 뭔가를 소곤거리고 있었다. 앞에서는 끌려가고 뒤에서는 등을 떠밀고,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도깨비 시장 마냥 웅성거리고. 나는 털끝이 곤두서는 감각을 느끼며 억지로 과 사무실을 향해 걸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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