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유리와 아테네의 블랙마켓] 유리와 아테네의 블랙마켓 182013.06.17 PM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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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입구에서 요란한 폭음이 터지며, 한 남자가 유리의 가게 안으로 쳐들어왔다. 아무리 작게 봐도 250cm는 되어 보이는 키에, 그의 가슴팍은 전차의 장갑판을 붙인 것 같았고. 얼굴은 무쇠를 두들겨 만들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두 팔과 다리는 마치 155mm자주포의 포신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귀부인처럼 물결치는 황금빛 웨이브 헤어에 나비 모양 머리핀. 금가루를 입힌 비키니 상의에 발레리나처럼 팬티가 다 드러나는 치마.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윤곽이 훤히 드러나는 작고 얇은 속옷 바위 같은 근육질 다리를 감싸는 촘촘한 망사 스타킹과 가터벨트가 어우러져, 역겨운 것을 넘어서 아예 괴기스러울 정도로 이상한 모습이었다.

그 남자는 사랑에 빠진 소녀 마냥 몸을 베베 꼬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비음을 흘리며 유리에게 인사했다.

“오래간만. 유리 양.”

“케, 켁! 마즈! 뭣 때문에 온 거야 이 게이새끼!”

아테네는 헛구역질을 하며 유리의 등 뒤로 숨었다. 그러자 유리가 씩 웃으며 그의 인사에 답했다.

“오래간만이네 마즈. 갑자기 무슨 일로 찾아온 거야?”

마즈는 메이드복을 입은 유리. 그것도 엉덩이 쪽을 끈적끈적한 시선으로 훑어본 뒤, 입맛을 다시며 대답했다.

“기한이 다 차서 유리 양의 퍼스트 받아가러 왔징. 이제 슬슬 유리 양의 소중한 곳도 벌어질 때가 되지 않았어?”

이에 유리는 코웃음을 치며 손을 내저었다.

“그건 나중으로 미뤄달라고. 그 대신 이 녀석을 받아가지 그래? 지금 막 만들어낸 귀엽고 따끈따끈한 악마라고.”

유리는 커스터 대령을 가리키며, 쓴웃음과 함께 어깨를 으쓱했다. 이에 마즈는 고개를 내저으며 혀를 찼다.

“에이 아무리 그래도 유리 너만 하겠…. 어머 아주 잘 만들었잖아. 너무 아름답게 만들었잖아. 이거 누구 솜씨야? 유리 나 이거 가져갈게 괜찮지?”

마즈는 감탄사를 연달아 내뱉으며 커스터 대령의 뺨에 자신의 턱을 갖다대고 마구 비볐다. 마즈의 턱은 짧게 자라 있는 굵은 수염 덕분에 사포처럼 거칠었다. 커스터 대령은 마즈를 밀어내려 했으나, 마즈는 전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테네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유리의 목적을 알아차리고, 커스터 대령 앞에 전신 거울을 내밀었다. 커스터 대령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커스터 대령이 아테네와 유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가녀리고 고운 모습으로 변한 데다가, 입고 있는 옷은 반투명한 하이레그 원피스 수영복이었다. 그야말로 평범한 취향의 남자라도 침을 줄줄 흘릴 정도의 모습이었다. 아테네는 활짝 웃으며 과장된 투로 자신의 실력을 자랑했다.

“짜잔! 제가 대령님을 예쁘게 꾸며줬어요. 당신의 영혼을 조각해서 만들었죠. 그런데 저도 솔직히 만들면서 여러 번 놀랐어요. 그 추악한 몸뚱이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게 나올 줄은 저도 몰랐거든요.”

마즈는 온 힘을 다해 저항하는 커스터 대령의 가슴께를 핥으면서 유리에게 질문했다.

“이봐 유리. 이 귀여운 남자아이. 정말 내가 가져가도 되는 거야?”

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씩 웃었다.

“당연하지. 이번 녀석은 너한테 선물하려고 만든 거라고.”

그러자 마즈는 커스터 대령이 뒷덜미를 한손으로 들어 올린 뒤, 마치 공주님처럼 안아들었다. 그리고 유리에게 오른쪽 눈을 찡긋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이야? 고마워 유리. 오래오래 잘 쓸게. 오호호호호.”

커스터 대령이 바짝 얼어붙은 표정으로 마즈와 커스터를 번갈아 쳐다봤다. 하지만 그는 신음소리 한 번 흘리지 못했다. 유리는 남의 일이라는 식으로 담담하게 설명했다.

“저 사람이 바로 천사입니다. 그것도 신을 가장 즐겁게 해 주는 아름다운 대천사 마즈. 주로 저 같은 악마에게 추징금을 받으러 오곤 하죠.”

커스터 대령이 고장난 수도꼭지 마냥 눈물을 흘리며 금붕어처럼 입을 벙긋거리자, 유리는 씩 웃으며 자신이 커스터 대령에게 받아갈 대가를 얘기했다.

“사실 제가 마즈에게 추징금을 낼 때가 다 되었거든요. 제가 떠맡은 죄가 너무 커서 말이죠. 당신도 그걸 좀 나눠서 짊어져 달라는 게 제가 원하는 대가였습니다.”

아테네는 거울을 벽에 기댄 뒤, 씩 웃으며 사진기로 마즈에게 안긴 커스터 대령을 향해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유리는 여전히 담담한 투로 커스터 대령에게 설명했으나, 그의 목소리는 뜨겁고 묵직한 기운이 배어 있었고 두 눈은 얼음처럼 차가운 빛을 반사시켰다.

“제가 당신에게 떠넘길 죄는 천 년. 거기에 당신이 지은 죄까지 합하면 천 오백년 정도는 그 친구에게 엉덩이를 내밀어야 할 겁니다.”

커스터 대령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마즈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마즈는 커스터 대령을 어깨에 얹은 뒤 높이 뛰어 올랐다가 그대로 엉덩이부터 땅으로 떨어졌다.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커스터 대령은 입에 게거품을 물고 눈을 까뒤집었다.

“아 게다가 그 친구 흥분하면 별 짓을 다 합니다. 엉덩이에 칼을 꽂는 건 애교 수준이고, 산채로 찢어버리거나 배를 가르고 거기에 자기 물건을 쑤셔 넣는 짓도 합니다. 아 최근에는 목을 잘라서 그 구멍으로 자위행위를 하는 게 가장 즐겁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너무 걱정 마세요. 천 오백년을 다 채우기 전까지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절대 죽지 않을 테니까 말이죠. 단 천사에게 당하는 고통은 고스란히 남고 정신을 잃거나 미쳐버릴 일도 없습니다.”

유리가 설명을 마치자, 그제야 커스터 대령의 입이 열렸다.

“안 돼! 안 됀다고!”

이에 유리는 마지막으로 커스터 대령의 상처에 고춧가루를 끼얹었다.

“아 커스터 대령님. 하나 덧붙이자면 마즈 그 친구의 물건은 최대 150cm까지 커집니다. 그리고 한 번 할 때 최소한이 열 두 시간이니까 금방 해방될 걸요 으하하하하. 그러면 마즈씨의 상대 제 대신 잘 부탁합니다.”

그 말을 끝으로 유리와 아테네는 2층으로 걸어 올라갔고, 마즈는 비명을 질러대는 커스터 대령을 꽉 끌어안은 채 콧노래를 부르며 가게 밖으로 나섰다. 총성과 폭발음으로 시끄러운 정글 한 구석에 웃음과 비명이 섞인 소리가 넓게 퍼지며 전장의 소음에 스며들었다.
댓글 : 3 개
;;
마즈라면 극한류하던 흑형이고
커스터라면 무기를 사용해서 료가 패왕상후권을 쓰게만든 그놈이 맞나요?

왠지 전부 SNK 캐릭터 같은데 기억이 잘 아나네...
라이넥//저기 킹오파 관련 댓글 다시면 삭제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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