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내 아내는 사실 한국사람이 아닐까?2014.07.03 PM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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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는 영국인이다.

서양여자 하면 흔히 생각나는 금발의 쭉빵미녀가 아니라

아시아계 영국인이라 그냥 보면 한국사람처럼 보이는 영국인

여기까지 컨트롤씨 컨트롤브이



쓸 얘기는 많은데 (주로 외국에서 김대리랑 삽질한거)

시간은 없고 이상하게 심심풀이로 쓴 아내이야기가 호응이 좋아서

문득 글쓴다는게 아내이야기네...



앞서 쓴 글에 있듯이 내 아내가 한국말이 유창하게 된 계기가

바로 '조폭영화' 그래서 생겨난 에피소드도 썼었지..

그 특유의 날것 같은 미장센에 반해서

아내는 헐리우드 '갱 영화'는 안보는데

한국의 '조폭영화'는 빼먹지 않고 꼭 보러 다닌데

그래서 요즘에 조폭영화가 잘 안나오는데 불많이 많다.

굳이 조폭영화가 아니라고 해도 피가 튀고 칼부림이 낭자하는 한국영화는

거의 대부분 수비범위...

대충 눈치 챘을거다 이번엔 영화이야기라는걸




그래서 영화 이야기에 앞서 살짝 양념을 치자면

루리웹 친구들 원빈알지? 원빈..

올라오면 CG라는둥 쩐다는둥 대한민국 모든 남자들의 굴욕의 아이콘이자

루리웹한정 색욕(?)의 아이콘 원빈

하지만 아내는 원빈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거왜 기생오래비 같이 생겼다고 해서 패스란다.

이때까지는 남편으로서 좋았지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상대가 원빈이면 그냥 1라운드 시작하자 GG잖아... ㅡㅜ




근데 뭔가 삘이오지 않나?

칼부림, 피가 낭자, 조폭, 원빈....

그래 '아저씨'다 '아저씨' 대한민국 여자들은 절대 피해갈수 없다는

'아저씨'의 덫이 대한민국에 창궐할때 이야기다.




솔직히 영화에서 시놉시스나 플롯은 한참 부족했는데

그게 다 무슨 상관이람? 원빈 하나로 모든게 오케이되는 영화였다.

이건 나도 인정해...

진짜 영화관에서 원빈 나올때마다 여기저기서 여자들의 한숨소리가 흘러나오더라

특히 원빈이 꼬마에 구할라고 총맞은 허리에 반창고 붙이고

면도기로 삭발할때...

온 사방에 신음소리로 요동치더라 '아...' , '하악~~~' , '어떻해~~~' , '어머어머어머~'

혹시나해서 옆을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원빈은 기생오래비 같다며 싫다는 아내도

두손으로 입을 가리고 그렁그렁한 눈으로 눈도꿈뻑하지 않고 개집중하고 보고 있더라

아 불안해.... 원빈미워!!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이건 뭔 여자들 신음소리가 사방에 요동치는데

불안한 마음에 아내에게 '원빈 멋있더라 그치?' 라고 물어보니

'뭐 멋있긴 한데 그래도 당신이 제일 멋있어~' 라고 답변해주는 착한 아내

그래 내가 당신이랑 새끼들 때문에 산다.

이때는 안심했지 결과적으로 아니었지만..




아저씨가 흥행하고 나서 한동안 유행하던 관련검색어 알지?

모른다고 하면 애써 스스로를 모른척하는거고...

다들 알거야... 바로 '오징어'




'영화 보고 나왔더니 옆에 오징어가 앉아 있더라'

'거래처 예쁜여자랑 이야기가 하고 집에 왔더니 오징어가 청소하고 있더라'

등등

오징어는 그냥 굴욕의 아이콘이었지

아내도 당연히 알고 유머로 즐기고 있었지



다시금 재차 불안해서

'왜 집에 오니 오징어 있드나?' 했더니 (아~ 글쓰다 보니 나 진짜 쪼잔했구나)

'아~~~니~~~ 우리 남편이 왜 오징어야?? 멋쟁인데~~'

라고 답해주는 착한아내




그렇게 어느정도 지내다

아내랑 간만에 둘이 오붓하게 한잔하고 마침 집도 가깝겠다

술도깰꼄 둘이서 집으로 비틀비틀 걸어오는데

저 앞에 보이는 생선장수 트럭

트럭에 생선을 가득싣고 확성기로

'XXX가 왔어요~~~ 싱싱한 XXX가 왔어요' 하는거 다들 알거야

그 옆을 지나가는데 아내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아저씨의 확성기를 뺏어 들면서





'오징어도 있어요~~~~ 오징어도 있어요~~~~~ 캬하하하하'




이러는게 아닌가? 당황스런 나는 어리둥절해서 굳어 있었고

이건 생선장수 아저씨도 마찬가지

아랑곳하지 않고 아내는 나를 옆구리에 끼고

손으로 가리치면서 계속 외쳐댄다




'싱싱한 오징어~~~~ 아주 큰 오징어 30년 넘게 산 오징어가 있어요~~~'



그러더니 생선보던 한 아주머니를 붙잡더니



'아유~~ 아줌마 뭐하러 이걸 봐요~~~ 집에 가면 큰 오징어 있을거에요 오징어~~ 캬하하하'



와 미치겠다. 당황스러워서 몸은 말을 안듣지 주변사람들은 킥킥거리지

아내는 계속 소리치지

'우리집에도 오징어 두마리 더 있어요~~ 새끼 오징어 내가 낳은 오징어~~~~'

라고 생선장수 말투로 계속 외친다.



나이든 분들은 오징어라는 개그코드를 알리가 없는지 어리둥정 당황해 하시고

지나가던 젊은이와 학생들은 킥킥거리면서 지나간다

어떤놈은 사진도 찍더라 걸리면 뒤졌어...




겨우 겨우 막고 집에 도착해도 아내의 주정은 멈추질 않아



'아 내가 겨우 오징어랑 결혼해서 오징어 낳으려고 여기까지 왔던가~~~♪'



가사까지 만들어서 노래를 부른다.

당황해 하는 아이들 주정하는 엄마 울고싶은 아빠

우리집안의 흑역사의 한페이지는 그렇게 저물어 갔다.



다음날 물어보니 기억이 안나는듯 시치미 뚝 떼는데

이게 일부러 모른척 하는거 같다.

그 후로 오징어는 우리집 금기어다.


난 아무래도 오징어 인듯 하다.
댓글 : 19 개
이분 최소 문창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내분이 귀여우시네요 ㅋㅋㅋㅋㅋㅋ
ㅡㅜ 주륵
배가 아픈데 정로환 좀 먹으러 갈게요.
에이.. 인생님 센스가 없으시네. 이럴 땐 동영상 촬영하고 협박해서 맛난 것도 먹고 밤일 면제권도 얻어내고.. 그렇게 썼어야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 웃프네요 ㅋㅋㅋㅋ
[인간극장] 오징어 키우는 영국아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확성기 빼앗은 아내. 남편이 당황스러워 하는데 인간극장 음악
인간,비,바람 1악장
오징어를 낳으시다니 인어공주신듯
이건 공명의 계략이다!
동영상 찍어놓으셨어야 무기가 될텐데 ㅋ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스토리 유머 2000년 초반 이후 오랜만이다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RoWaS
  • 2014/07/03 PM 08:07
기승전오징어
작가신줄 ㅋㅋㅋ
  • 1zeno
  • 2014/07/03 PM 08:14
ㅋㅋㅋ 재미있네요... 알콩달콩
원빈이 잘못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고십니다bbbbb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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