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안타까운 대한민국의 청년구직의 현실....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인맥도 없고 학벌도 쥐뿔도 없는데

어쩌다 어쩌다 연이 닿아서 이런저런 외국어 배우고

또 그 와중에 생긴 연줄로 이런저런 발주 따다보니

작지만 내 이름 석자 걸고있는 회사만들어 ceo 행사하고 있지요

뭐 그래봤자 아직도 한참 부족해서 배워온것보다 배울게 더 많은게 현실이죠






업종이 업종이니 만큼 이런저런 무역회사에

컨설턴트 비슷하게 강의나 상담을 해주러 가기도 합니다.

게중에는 대기업도 있고요 또 그 대기업에 연줄이 닿아서

경력직 면접의 투명성을 위해서 외부면접인사로 초대받아 가기도 합니다.





바로 오늘 말만들으면 유명한 모그룹의 계열물산회사에 면접관으로 초청받아 갔다왔습니다.

경력직 면접 7건 그리고 신입이력서 검수 100여건 정도하고 왔습죠




경력직 이력서야 두말하면 입아프죠 완전 빵빵합디다.

게중에는 저보다 스펙과 익스피리언스가 높은 분들도 종종 보이고요

뭐 대기업 경력직지원에다 입사가 결정되면 연봉 7천부터 협상시작이니

빵빵한게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죠




근데 재미있는건

신입사원들 이력서도 그에 못지 않게 빵빵하더군요 2개국어는 기본이요

별의별 해외자원봉사 활동에 요즘 유행하는 스토리 스펙 쌓는다고

히말라야 등반한 친구도 있고 유렵일주한 친구들도 있고

각종공모전 입상에 이력서도는 얼마나 잘쓰는지 너무 재미있고

우리회사 티오가 남으면 데리고 가고 싶을정도인 친구들이 수두룩하더군요




관계자 말에 의하면 일단 회사방침이라 이력서를 받긴 했는데

채용계획은 없답니다. 티오가 남아야 채용을 하던지 말던지 하는데

요즘같은 세상에 자기사무실 차린다고 나가는 상사맨들은 보기 힘들고

아둥바둥 붙어 있을라고만 하니 당연히 자리가 없죠

그렇다고 공채기간인데 공채 안올리면 당연히 들고 일어날테니

공개는 올렸는데 많이 뽑아야 한두명 이라는군요

자조섞인 목소리로 한숨쉬며

'뭐 떨어진 사람들이 몇명뽑혔는지 물어보겠네요 그냥 나 떨어졌구나 생각하겠죠'





그정도의 능력을 가진 청년들이 길거리에 부지기수로 널린 대한민국은 참 이상한 나라같습니다.

뭐 입사한다고 해도 신입이면 겨우 연봉3000언저리에서 시작할텐데

그런 능력있으면 연줄잡아서 해외로 나가라고 권하고 싶을정도네요





앞서 말했듯이 제가 능력이 한참 부족합니다.

솔직히 제가 취업하던 시절이야 성적이고 뭐고 영어 하나면 프리패스던 시절이었는데

요즘엔 영어 하나가지고는 취업하기 힘듭니다. 라고 하는거 보면 참 웃겨요

실상 영어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세계 돌아다니면서 무역업 하는데 아무 지장없거든요

현지어 할중 안다고 어설프게 현지어 썼다가 뉘앙스로 실수하는 친구들 많이 봤는데

그냥 영어 쓰는게 몇배 낫습니다.

프랑스에서 영어 안쓴다? 그런거 없습니다. 프랑스가도 영어로 비즈니스 해요

제3세계는 당연히 말할것도 없고요





제 2외국어 배운다고 고생들 하는데 솔직히 제 2 외국어 배울거면 북경어 배우면 끝입니다.

뭐 중국도 언어보다 꽌시를 먼저 배워야 하지만요

그냥 영어 하나면 다 통용되는데 취준생들이 하도 상향평준화 되다 보니

경쟁력가지기 위해 제2외국어 하나 얹어 놓는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힌두어(인도)랑 포르투갈어(브라질)가 요즘 뜬다고 하긴 하는데 솔직히 그쪽 나라 몇번 가봤는데

영어면 땡칩니다. 인도에 힌두어 할줄 아는 과장 데리고 갔다가 뉘앙스에서 오는 문화적 실수로 인해

거래 파토날뻔했던거 생각하면 그냥 만국 공용어라는 영어면 비즈니스에서는 끝이에요




이런거 보면 참 안타깝네요

까놓고 말해서 신입사원이 스펙이 높고 능력이 좋아봤자

신입에게 중요한일 맡기겠습니까? 잔 심부름 6개월 복사기 3개월 시다바리 3개월 하다보면

스펙 낫은 녀석이던 스펙 높은 녀석이던 명문대생이던 지방대생이던

다 똑같이 큽니다. 이건 경험담이에요

애초에 중요한건 스펙이 아니라 '눈치'랑 '요령'이죠

명문대생 뽑았다가 눈치랑 요령없어서 어리버리 하던거 보고 짜른거 한두번이 아니고

지잡대생 뽑았다가 이놈이 눈치 요령이 대박이라 길바닥에서 다이아몬드 줒었다고 칭찬한적도 한두번이 아니에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말이죠

사회생활하는데 가장 중요한건 업무능력이 아니라

'눈치','요령','임기응변' 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사전적 의미로만 놓고 봤을때는 3가지 모두 부정적 측면이 강하게 느껴지지만

진짜 저 3가지 만 잘 부릴줄 알고 영어하나만 할줄 안다면

어느 대기업을 가던 회사생활은 잘할겁니다.






수용공급의 법칙이 안맞아도 너무 안맞는 대한민국

일자리는 없지 취준생은 넘쳐나지 그러니 그 좁은 문 통과하려고

취준생끼리 스스로 허들을 만들어서 경쟁하니

기업들만 싼값에 고스펙 인력을 충원할수 있으니 반사이익 엄청나고...





이놈의 나라는 도데체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요?

저렇게 훌륭한 능력을 가진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알바를 전전하며

원치 않은 학자금대출이라는 빚에 허리를 눌려가며

고개를 들지 못하고 방황하는거 보면 참 안타깝기 그지 없네요...




그러고 보면 쥐뿔도 없으면서

이렇게 살고 있는 저는 참 운이 좋은놈인거 같아요

[흰곰총각]

영어를 잘하신다면...이미 그것이 초스펙...ㅜ

[나멜리아]

영어도 안되는 상잉여는 웁니다

[인생은한방!]

이쪽은 무역업이라 영어가 필수지만 실제로 탄탄한 중소기업 같은데 가봐도

영어할줄 아는 관리직은 드뭅니다.

무역업할거 아니라면 영어 몰라도 회사생활에는 지장없어요

근데 왜 신입사원뽑을때 영어가 기본이 되어야 하느냐는거죠

[남자신사]

영어를 보는게 아니고 태도를 보는거라고 하더군요..
개중에 실제로 영어로 대화하는걸 잘하는 사람이 걸리면 좋고
아니면 토익이나 토스같은거 점수가 높다는것으로
성실한거라고 판단을 하는데도 있다고 하더군요

[혁씨]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두다 다홍치마로 염색하고 나와서 이젠 비단치마 아니면 눈길도 안주는게 문제지요. 사는 입장에서도 그냥 편하게 밭일하려고 치마 사러 갔더니 시장에 죄다 오색치마 아니면 비단치마 밖에 없으니 그것도 그거대로 문제구요. 어디서 부터 잘못된건지 모르겠어요

[오르샹크]

영어가 아니면 볼게 없거든요...;;

그리고 무역업아니라도 영어 생각보다 많이 쓰입니다...

대게 "어차피 현업에서 영어 쓰지도 않는데 왜보지?" 라고들 말하시는데

생각보다는 영어를 한번씩 쓰는 곳이 많아요..
(전자+기계쪽 회사)

물론 없다고 업무가 안될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모르는것과 아는것은 차이가 크죠...

[†아우디R8]

영어못하는 초보기술자는 그저 눙물....

[어따싸]

면접관으로 여러번 앉아본 저도 공감이가는 얘기네요. 긍데 젊은 친구들 면접하다보면 스펙관 상관없이 취업이나 자기삶이나 미래에대해 너무나도 절실하지않은 어이없는 경우도 종종 보게되는데요. 결국 스펙이나 스킬보다는 자기성찰의부족과 자기철학의부재에 따른 문제도 많이 본달까요

[이세리아]

영어가 사람 걸러내기 간편하니까요.
실제로 영어 못하는 사람 부지기수로 많긴 하지만...

그래도 요즘 무슨무슨 학원이다 해서 영어 배우려는 사람 많아서 예전에 비해서는 영어 잘하는 사람 그래도 많아지지 않았나요...

[내사랑마리오]

상항평준화의 문제인것 같습니다. 확실히 외국나가면 우리나라에서 흔하디 흔한 그런 사람들이 인재로 먹어주니까요

[오피리]

...........ㅠㅠ

[vampire killer]

확실히 옛날사람들이 기회가 더 많았던것 같기도 해요 사회 전반적으로 구멍도 많았고
지금은 상향평준화도 너무 심해져있고 틈도 없어서 할게 없음
ㅠㅠ

[*하얀모자*]

한참 전쟁 끝나고 뭐든지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였죠..
지금은 개발도 어느정도 안정된 상태라 더욱 어렵구요..

[傲慢[오만]의 墮天使]

4월달에 중국 출장 갔다왔는데
중국도 업무 비즈니스는 영어를 하더군요.
자기네 자존심이 쎄서 안 쓸줄 알았는데....
영어... 유창하게 잘하더군요...

[타케타츠아야나]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애플트리즈]

눈치 요령 임기응변 ... 난 어느 하나 없는데 ㅠㅠ....

[때구니™]

좋은글이네요 ㅠㅠ

[마시멜로☆]

지잡대 ㅠㅠ

[악사당연의]

하아...ㅠㅠ

[오르샹크]

참안타깝네요...취업생활오래했고 현업에서 5년정도 일했는데

취업준비생들이 가장많이 착각하는것이
"어차피 공부하는머리와 일하는머리는 틀리다..공부만 잘해봣자 일하는머리 없으면 현업가서도 일못한다. 그래서 스펙만 보고 뽑는거는 잘못된거다"

라고 착각하는겁니다..

물론 공부잘하는사람중에 일못하는사람 있습니다...
하지만 일못하는게 공부를 잘해서 못하는게 아니라 그냥 재능차이일뿐이죠..

회사에서는 공부머리+일머리 둘다 가진사람을 뽑고 싶어합니다..(당연하겟지만)
하지만 일머리는 짧은 면접,이력서,토론+pt등으로 판단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하지만 공부머리는 전부는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판단이 가능하죠.

그래서 스펙이 중요시하게 여겨지는겁니다..

물론 저도 스펙"만" 중시하는 취업동태를 안타깝게 여기고 있지만 어쩔수없죠..

[황혼시계]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뭐 솔직히 외국어로 프리토킹 되는 수준이면 대졸하고도 평균 초봉이 2.5만달러인 한국에서 버둥거리는걸 보면 안습임 걍 호주가서 서빙만 해두 두배는 벌텐데 -ㄱ

[천년소나무]

준비한자만이 기회를 얻는다.

[하얀천사y]

진짜 좋은 글이네요.. ㅠㅠ

[maroon-6]

신입 겨우 3000언저리에서 눈물 흘리고 가네요.............
하아..............
언제 연봉 3천 넘어보나...

[Zero_G]

공모전이고 해외봉사활동이고 토익말곤 아무것도없는데 그냥 포기해야겠네요...;

[Focke-Wulf]

솔직히 저도 쥐 뿔도 없지만, 영어 덕분에 회사에서 눈치 덜 받고, 좋은 자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일문과 나왔는데, 중간에 영어로 갈아탄게 정말 다행이다 싶을정도네요.

[비오네]

그런 영어 잘 하고 능력있는 친구들은 해외나가서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누렸으면 싶네요.

[레댜~!!]

좋은글입니다...!

[*하얀모자*]

저는 신입 연봉 1600으로 시작했는데..
혼자서 3~4명분 일을 다 맡아서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1년 반만에 그만뒀네요..
배부른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저희 같은 20대들은 어딜가나 힘든 세대인것 같습니다

[I루시에드I]

눈치 요령 임기응변
다 어려운 것들이네여

그 쪽으로는 아예 결핍된 사람들도 많으니

[파꼬]

그렇게 스펙이 좋으면 해외로 나오지 왜 울나라에서 아둥바둥할까요..
일단 스타트가 힘들려나..

[DUKE NUKEM]

눈치 요령 임기응변은 정말 절실히 와닫습니다.

이거 가지고 있으면 어디가서든 살아남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