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어머니와 우리 형제의 10년 전쟁2014.01.30 AM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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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였을거에요.

우리 형제는 여느 남자애들처럼 게임하기를 좋아했고,

우리 부모님은 여느 부모님들처럼 애들 컴퓨터하는걸 못마땅했죠.



그러던 어느 날,

컴퓨터에 '비밀번호'를 거는 방법을 아신거에요.

그 즉시 실행했죠.

처음에는 우리도 알 법한 숫자였어요. 그래서 가끔씩 알아내곤 했죠.

곧,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숫자로 변했어요. 영/숫자를 섞기도 했구요.

그 즈음부터 우리는 비밀번호에 막혔어요.


그런데, 어느 날.

친구 녀석이 알려주는거였어요. XP에서 안전모드를 들어가는 방법과, 그렇게 하면 비밀번호를 뚫을 수 있다는 걸.

성공적이었어요.

매우 성공적이었죠.

어머니는 알면서 당할 수 밖에 없었어요 이제.

컴퓨터는 이제 우리의 차지였죠.





시간이 지나 중학교 즈음이 되자, 어머니는 모뎀을 숨기기 시작하셨어요.

우리는 절망했죠. 인터넷을 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한 가지 방법이 있었죠.

모뎀을 찾는 거였어요! 그 정도 크기의 네모난 녀석을 숨길 공간은 어느정도 한정되어 있었으니까요!

처음에는 서랍, TV 밑 수납장에 있는 정도였어요.

어머니가 아침에 나갈 준비 하실 때 잠에서 깨어 자는척 하며 모뎀을 숨기는 장소를 소리만으로 추측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우리가 종종 찾아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는 장록 속 이불, 쌀독, 하다못해 직접 가져가 버리기까지 하셨죠.

슬슬 우리가 찾기 힘들 정도가 되자, 전혀 찾지 못할 때를 대비해서 인터넷이 없어도 컴퓨터를 재밌게 할 수 있도록 인터넷을 할 수 있을때 준비해뒀어요.




이제 어머니는 인터넷이 문제가 아니라 컴퓨터가 문제라는 사실을 아셨어요.

그래서 파워 선을 숨기기 시작하셨죠.

하지만 때는 우리 형제가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이미 머리가 충분히 큰 상태였어요.

그래요. 우리는 이미 컴퓨터 전문점에 가서 이것저것 사기 시작한 거에요.



이 전쟁은 제가 고삼때, 첫 중간고사를 본 날 컴퓨터가 터지기 직전까지 진행되었답니다.




지금은 대학생이 되서 개인 노트북으로 마음껏 하고 있어요!
댓글 : 13 개
헐.
저랑 굉장히 비슷한 경험이... 저도 엄마가 모뎀 때가길레 빡쳐서 디아2하드코어로 만렙 찍음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울 엄마는 마우스 키보드 숨기고 그랬습니다.
안방 화장실 선반에 놓았는데
밤중에 살살 기어들어가서 몰래 빼와서 하던 기억이... -_-;;
벌써 10년도 넘게 지났네요
아맞다. 저희 어머니도 마우스랑 키보드 숨기고 그랬었네요.

키보드는 결국 부피때문에 금방 포기하셨지만, 마우스는 마우스키를 썼었죠 ㅋㅋ
저는 중학교때 어머니께서 키보드를 들고 외출하셨죠
재빨리 하나 구입.. 했던 추억이 있네요
키보드 위에 파스텔 가루를 뭍혀서 어머니 혹은 아버지께서 비번을 누르시면 파스텔이 지워진 부분을 찾은 후 조합을 맞춰서 비번을 뚫었던 기억이 납니다.
혹여나 손에 뭍은 파스텔 가루를 의심하실까봐 살구색으로 아주 조금씩 도포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 NISS
  • 2014/01/30 AM 03:26
과학수사대 같네요.
앜 이님은 더하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대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집만 그런게 아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께서 마우스랑 키보드 빼놓으시길래 광마우스 하나 구입했어요
저희도 아버지가 마우스 숨기셔서 대항해시대2 키보드만으로 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하나 사서 몰래 가지고 있다가 숨기면 꼽아서 하고 그랬었네요...
97년 쯤이었나... 전화요금으로 50만원 가까이 나와서 죽도록 맞아보기도 하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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