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브컬쳐 비평/리뷰] 경제학으로 보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실패.2011.05.21 AM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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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소위 한애갤이나 그 쪽 사람들을 보면 "물산장려 운동"에 한국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써 놓고는 "우리가 쓰자" 운운 한다. 나는 눈살이 찌푸려진다.

소비는 어느 누구도 강제할 수 없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나라 애니를 봐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감정에 호소한다.

나는 감정으로 호소하는 것은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여긴다. 오히려 이것은 정부실패의 문제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 많은 국산 애니메이션이 정부지원을 받았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정부지원을 50억원씩이나 받아가면서 사람들에 실패한 것은 뭐 때문이기에 그런 것일까.

정부지원을 받아 놓고는 관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측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분명한 이행 조건을 제시한다면 그 제작비는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전액 활용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에 불구하고 그들은 정부의 관리가 없으니깐 제작비를 날려버리고, 감독이나 제작진에게 주어지는 돈은 10억 남짓이 전부가 된 것이다.

이는 정부실패의 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 또 한 쪽으로는 공공재의 비극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애니메이션 관련 지원안을 내 세워도, 관리가 없고 지원금만 받았을 경우 공공재의 비극과 동일한 상황이 된다.

나는 이런 상황 속에서는 정부 지원보다는 세제 감면이나 적극적 지원으로 대기업이 애니메이션 산업에 뛰어드는 것이 났다고 본다. 대기업은 인센티브가 존재한다면 최대의 효율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이나 LG같은 대기업은 자사의 제품 홍보 목적이든, 시장점유율 강화 이든 간에 참여한다면 좋은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물론 국내 애니메이션 사업자들은 기존 갑-을 관계에서 재정립 될 것이다. 아마 그들은 IT 관계자들처럼 "애니메이션 하청하느라 힘듭니다." 라는 장문의 글을 올릴 것이다. 나는 이런 글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존 사업자들은 정부 지원금을 허투루 쓰지 않았는가? 차라니 대기업의 효율성이 애니메이션 산업에는 더 났다.

나는 국산 애니메이션 쿼터도 반대한다. 시청자들은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이 있다. 단지 "국산 애니를 지켜야 한다"라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만으로 심야에 경쟁력이 없는 애니메이션을 봐야 할 권리는 없다.

시청자들의 선택권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심야라고 해도 볼 시청자는 분명 있다. 이 시간에 TV에서 국산애니만 틀어주면 선택권을 잃어버린 것이다.

방송국측에서도 심야시간이 중요하다. 이 시간은 충성도가 높은 성인들이 챙겨보기 때문이다. 만약 국산 애니 쿼터제를 늘이거나 유지하자고 하면 방송국의 손해를 강제하자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심야애니 쿼터제를 늘리면 어떻게 될까. 아마 방송국은 손해를 볼 것이고, 더 이상 국산 애니메이션을 들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오히려 이런 쿼터제가 국산 애니메이션의 발목을 잡는 샘이 되는 것이다. 시청자들도 많은 피해를 볼 지도 모른다. 법으로 시청권을 빼았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소비를 강제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과연 동정심이 뭘 해결하겠는가? 잠깐동안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후는 원상태로 복귀할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국산 애니메이션을 보자고 해도 상황이 변하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이런 것들을 외면 할 것이다.

시장을 만들고 싶으면 정부나 기업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시장규모가 작을 시, 새로운 시장에서 이익을 창출할려는 기업을 성장기에 오를 때까지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기업은 이런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윤을 창출하고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

그런데 현 상황으로는 정부만 요란하다. 타 기업은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시장 당사자가 되어야 할 기업은 전부다 고사해 가는 중소기업에 지나지 않는다. 자본력과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없다. 이 상황에서 지원금은 공공재의 비극으로 전락하였다. 기업의 고위 간부들과 임원들은 그 돈을 나눠 가지기 바빴다. 반면 실제 애니메이션 제작진은 턱 없이 부족한 돈을 받았다. 감시 시스템이 없고, 인센티브도 없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부는 감시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혹시나 생길지도 모른 감시 시스템의 비 효율성을 줄이기 위하여 외주를 줘야 한다. 자연히 지원금 가지고 갈라먹기는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애니메이션의 퀄터리는 좋아질 것이고, 외면했던 소비자들이 발걸음을 돌리게 될 것이다.
댓글 : 7 개
한 줄 요약

재미가 없다
레서팬더

재미가 없는건 이나라가 만화는 무조건 나쁜것 해로운것이라는인식이 짙게 깔려있어서 투자는 고사하고

만들어도 무조건 교훈적인 만화. 유익한 만화 이딴것만 만드니까 재미가 있을 래야 쓸 수가 없죠.

지금 게임산업 죽이려고 작정한 것처럼 예전에는 만화를 아예 악의 구렁텅이쯤으로 생각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땅을 치고 후회해봤자 이미 늦었죠.
개념이네...
전 특히나 애니메이션은 잠재적 문화산업의 기반이 된다고 생각하기에 다소 손해가있거나 부작용이 있더라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생산력만으로는 세계제일인데 하청만 받고있어요
일본 애니메이션이 일본에대한 호감을 높이고 2차 파생상품이나 관광수입과 같은 이익으로 돌아온ㅈ전례가 있으니까요
존내 멋있다...본인 생각이랑 100%일치...

한국의 민족주의는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린다....일본꺼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시하고 지금도 무시하는 중....
  • acami
  • 2011/05/21 AM 09:12
기존의 인식이나 법적인 부분과는 다른 색다르면서 실효적인 분석이군요.
확실히 투자금의 올바름 쓰임이 이루어지지 않아 수십억을 들였음에도
그에 합당한 퀄리티가 나오지 않는 작품이 많았죠.

비단 애니만이 아니라 여러분야에 걸쳐 하청떠넘기기 식의
자금유용은 만연해 있기 때문에 실제 개발비는 턱없이 부족하게
되는 현상은 비일비재합니다.

정당한 보수와 합리적인 작업체계, 그리고 정부의 능동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겨우 10년전 문화개방하기 이전에만해도 음반가게에 일본음악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까지도 공영방송에서 일본 음악은 나올수 없게 국가적으로 법으로 지정해 놧다. ㅋ

말뿐인 세계화.ㅋ
설사 원수라 해도 뭔가 잘하는게 있으면 배울려고 하거나 따라하려고 하거나 해야 하는데

울나라는 불과 십수년전만 해도 어린이날만 되면 뒷산에서 유해도서라던 만화책 태우던 나라 ㅋ

답이 없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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