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최근 발견한 매력 터지는 사람2024.05.02 PM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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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참새 시인






처음 알게 된 건 정신머리라는 시집이 처음 나왔을 때.

이름이 참새야? 신기해서 찾아봄.


프로필에 독특한 이력이 보임.

가상실재 서점 운영자.


가상실재 서점???

알고보니 사이트 만들어서 본인이 큐레이션 한 책을 직접 팔고 있었음.

근데 서점 이름이 모이 임 ㅋㅋㅋㅋㅋㅋ


https://shop-moi.kr/shop-moi-books


와 뭐지 이건??


책을 읽고 느낀 감상과 평을 짧게 붙이고

본인이 밑줄 친 구절을 곁들일 뿐.

흔한 서평이나 책소개 이런 건 찾아볼 수 없는

말로 형언하기 힘든 감성의 서점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사롭지 않다.

이 인간 겁나 매력덩어리다!!!


결정적으로 경향신문 인터뷰와 김수영문학상 수상 소감을 읽고

완전 뿅감.


진짜 오랜만에 인간에게서 매력이란 걸 느낌.

황홀하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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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사실은 깡패로 살고 싶습니다. 실상은 안 그러하니 더더욱 건달이고 싶습니다. 규율과 규칙이 지겹습니다. 매일 아침 눈뜨면 새로이 정의된 윤리를 이해하느라 진이 다 빠집니다. 나는 그냥 혼자 썩어 가며 허락된 범위의 구역에서 나 혼자 깡패이고 싶습니다. 시…… 시 자체가 깡패스러운 면이 있지요. 아무튼지 간에 이제는 누가 시 왜 쓰냐고 하면은, 내 깡패 되려고 그렇소,라고 답하면 되겠습니다. 그 말 들을 표정 상상하니 통쾌하군요. 제 식대로 침을 뱉어 보자면 그렇습니다.


- 이제 막 시인의 타이틀을 단 그에게 자신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고 했다. 답은 단 세 글자였다. “또라이.”


- “시만 이렇게 썼지, 인간은 소인배예요.”


- 만나자마자 필명의 뜻을 물었을 때 그는 “잡지사에서 에디터로 일할 때 누구나 잘 아는 일상적인 새라고 생각하고 필명으로 썼는데 독자들과 접점이 커지면서 의미가 더해졌다”고 말했다. “참새가 사람을 무서워하면서도 엄청 좋아한대요. 사람 근처에서 맴도는 속성이 있어서 저랑 닮았다고 생각해요.”


-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때의 제가 가장 빛났으면 좋겠어요. 일이 오래 끊겼을 때 저를 많이 비관했거든요. 다시 그런 시기가 온다면 ‘지금 잘 쉬는 거다’ ‘지금 아주 멋지게 집을 지키고 있는 거다’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런 시기가 안 오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커요.”


- “소설 수업을 들었을 때 선생님은 제 소설이 ‘시 같다’고 했어요. 시 수업에서는 ‘너무 소설 같다’는 말을 들었어요. 어차피 그렇게 이야기할 거라면 그냥 자유롭게 쓰고 싶어요.”


-


and I fiddled with the poem.

나는 시를 조물락거리게 됐다.

부코스키의 말이다. 요즘 다시 부코스키를 읽는다. 깡패 새끼. 좋았겠다. 그의 깡패스러운 면을 닮고 싶다. 시에 직면하는, 투우 같다. 정말 그렇게 생기기도 했고……. 인쇄 맡긴 시집이 오늘 아침 일찍 도착해서 정신이 번쩍 뜨였다. 오후께나 올 줄 알았는데. 이번엔 기도를 하면서 중얼거렸다. 나의 출구는 이것뿐이라고. 제발. 제발. 벗어날 수 있게 해 달라고.


댓글 : 4 개
”깡패 새끼. 좋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진짜 겁나리 매력터지네. 이제부터 나도 새 모이를 열심히 뿌려보겠다.
  • Pax
  • 2024/05/02 PM 07:00
아니 이건...
인터넷 서점이라기 보단...

내가 본 거 너도 츄라이 판매도함 이잖아요...

덕후식 사심 100%의 서점운영 이대로 괜찮은가
  • Pax
  • 2024/05/02 PM 07:07
대학다닐때도 국문과나 문창과쪽 여자애들중 똘끼나 4차원끼 강한 애들이 좀 있는건 봐서 알긴 했는데 사회생활 하고 등단을 한 케이스가 그 가락 유지하는건 처음 보는듯.
본인 인터뷰 피셜 1년 전만 해도 등단할 줄 꿈에도 몰랐다, 더라고요. 그 기간이 매우 짧아서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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