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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tc ..] 스토킹 관련 썰.txt2015.11.26 PM 12:39
점심시간에 보통 낮잠을 자는데, 오늘은 잠이 안와 써보는 스토킹 썰.txt
어제 와이프가 뜬금없이 '오늘은 늦게 귀가할 듯 하다.' 라고 톡을 보내오고,
곧이어 '혹시 내가 너무 늦으면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하더군요 -ㅂ= ;;
친구만나고 들어오려나보다 싶었는데 늦으면 경찰에 신고하라길래 뭐지싶어 물어보니
와이프 절친이 전남친에게 스토킹을 당하는데 끝장을 보기로 했고, 와이프가 여차할때 들어가서
중지시키려고 한답니다. 전남친이 집착이 좀 심한듯 하여 어쩜 위험한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하기에
예정되어있던 야근을 캔슬하고 칼퇴근 후 현장에 저도 셀프 투입됐습니다.
사실 저는 20대 초반에 두명의 여성에게 스토킹을 당한적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같은학교 식영과 다니던 동갑의 여성, 두번째는 인근 학교에 다니던 연상의 여성.
첫번째 여성은 교양 영어회화 수업을 같이 듣던 사람이었는데,
평소 수업시간에 조별로 동그랗게 앉아서 수업을 하고 그 여자분은 저와는 다른조였고
항상 제가 앉은 자리의 바로 뒷자리에서 등을 맞대고 앉던가, 제가 조별 테이블 반대쪽으로 앉으면
저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자리에 앉아서 노골적으로 다리를 번갈아 꼬며 응시하고 있더라구요;;;;
저여자 좀 이상하다.. 싶었는데..
그 여자 기숙사 같은 방 룸메가 저랑 학생회를 같이하던 친구였나봅니다.
학생회 같이하던 친구가 저보고 소개팅하겠냐고 그래서 흔쾌히 알았다고 했는데, 나와보니 그 여자..
이후로 이래저래 피해다녔는데도 어떻게든 친구를 통해 계속 주변에 있더라구요.
꾸준히 무시하는 방법으로 대응하다가 여자친구가 생기는걸 계기로 떨어졌습니다만,
직접적 행동은 없었지만, 주변에서 계속 저를 쳐다보는 간접적 행동으로 정말 꾸준~히 스토킹을 당하니
학교 가기가 싫을 정도였습니다.
두번째는 입대를 앞두고 학교 축제기간에 시작되었습니다.
학생회는 축제때마다 전통적으로 주점을 하게 되어있고, 저는 서빙 겸 기쁨조(?) 역할이었습니다.
인근 학교의 간호학과 여자분들이 우리 주점에 테이블을 잡고 꽤 오래 마셨는데,
어떤 여자분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저의 기쁨조(?)역할에 리액션을 하시더라구요.
뭐 재밌어 하시니까 저도 즐겁게 서빙일을 즐겼는데, 계산하고 나갈때 카운터를 보던 총무 형에게
제 번호를 물어보고 갔답니다.
다음날부터 매일매일 한시간에 한번씩 연락이 오기 시작하더니, 이틀째부터는 시도때도 예고조차 없이
학교에 와서 학생회실 근처에 매복하고 있더군요.
연락을 받아주고 자기랑 만나주면 학교에 안오지 않겠느냐 하는데, 저는 그럴 맘이 없는걸요;;
한번은 엄청 간절하게 자기 만나러 나오라고 끈덕지게 얘기하길래, 나가서 분명하게 거절을 하고
들어와야겠다 결심하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만나서부터 계속 '자기 집에 가자.', '자기 집에 가면 맛있는걸 해주겠다.', '집에 아무도 없다.'며
저를 집으로 데려가려고 하더라구요. 순간 진짜 무서워져서 굉장히 화를 내고 어버버 하다가 인근에 택시에서
누가 내리는걸 보고 막 달려가 그 택시를 타고 도망쳤습니다.
다음날 제 여자사람친구 한명을 대동하고 만나 확실하게 거절했으나, 제가 입대하기 직전까지 꾸준히도
학교에 찾아오고 연락하고 그러더라구요.
이렇게 두번의 스토킹을 경험해보니, 과거에는 '그 사람이 얼마나 좋으면 그랬겠나' 하고 생각했던게
피해자는 얼마나 힘든지 알게되고 명백한 범죄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과거 두번의 경험이 나름 도움이 되었는지, 어젯밤 와이프 친구의 전남친에게는
나름 알아듣게 얘기를 잘 한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감정이 격앙되어 있던 친구가, 얘기하면서 흥분이 가라앉자 저에게 함부로 얘기했던걸 사과하고,
또 막바지에는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걸 시인하고 와이프 친구의 전화번호와 카톡 등을 제 눈앞에서
알아서 지우고 죄송하다고 말하고는 가더군요.
'지금 하는 행동을 스스로 봤을때, 이러면 그 여자가 당신에게 돌아올 거라고 생각되느냐.' 라고 묻자
그렇지 않을거라고 하길래, '그러면 전여친이 괴로워하길 바래서 일부러 괴롭히려고 이러는거냐.' ..
그것도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러면 지금 이러는게 당신과 여자 양쪽에게 다 괴롭고 아픈것 외에 어떤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라고 물으니 대답없이 한참을 생각하더니 결국 자신의 잘못을 납득하더라구요.
지금 행동이 어느쪽도 얻는게 없는 슬프고 아픈 행동이라고 납득을 시키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제를 이렇게 보내고 집에들어오니 자정무렵..
오늘은 덕분에 늦잠을 조금 잤습니다. 피곤해서 점심엔 한숨 자야겠다.. 싶었는데
너무 피곤하니 도리어 잠이 안오네요 -ㅂ= ;;
뭐.. 그냥 점심시간에 잠도 안오길래 풀어본 썰입니다.
음.. 마무리를 어떻게 끝내야되지.
어.. 음.. 뿅?!
댓글 : 10 개
- 유부초밥™
- 2015/11/26 PM 12:44
........ 버드미사일
- 구름나무
- 2015/11/26 PM 12:47
어.. 괴로웠던 기억을 털어놓은건데요 ㅜㅜ
- 나하냐라나
- 2015/11/26 PM 12:44
사실 저는 20대 초반에 두명의 여성에게 스토킹을 당한적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일어날수 없는 이야기 ㅜㅜ
우리에게 일어날수 없는 이야기 ㅜㅜ
- 마법중년
- 2015/11/26 PM 12:46
얼마나 잘생기셨으면!?
- 구름나무
- 2015/11/26 PM 12:48
성범죄가 섹시하고 짧게 옷을 입고 다니는 여성이 아닌, 약하고 해치기 쉬워보이는 여성에게 일어나는것과 같이,
꼭 잘생기고 멋진 남자가 스토킹을 당하는건 아니더라구요.
저는 평소에 쾌활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하는게 눈에 확 띄는, 소위 쉬운남자 스타일이었습니다;;
꼭 잘생기고 멋진 남자가 스토킹을 당하는건 아니더라구요.
저는 평소에 쾌활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하는게 눈에 확 띄는, 소위 쉬운남자 스타일이었습니다;;
- 우타코
- 2015/11/26 PM 12:54
알아들었으면 다행이지만 보통 스토킹까지 하는 사람들은 사고방식 자체가 비정상인 경우도 많아서 붕어대가리처럼 얼마 안지나서 또 하더라구요. 정 안되면 피해사실 입증해서 접근금지명령같은거 받는 수 밖에 없음...
- 톱을노려라
- 2015/11/26 PM 01:19
모솔에게는 부러울뿐...
- 롭토마스
- 2015/11/26 PM 01:25
누군가에게 호감을 받아본적이 없습니다 ㅜㅜ
- 롭토마스
- 2015/11/26 PM 01:25
마이피 사진 보니까 잘생기셨네요 ㅋㅋ
- 이별앞에서다
- 2015/11/26 PM 01:32
사진보니 스토킹 당할만 하네요
하루만 잘생겨보고 싶다;;
하루만 잘생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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