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tc ..] 잠안오는 밤 고민 주절주절..2022.09.17 AM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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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피에서도 최근 몇번 본 내용인데요..

인력난이 심하고 신입&경력사원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글이요.

제가 딱 그상황이거든요.


첫입사 회사에서 12년 장기근속중이고, 팀장도 하고있는데

올해들어 너무 많은 부하직원들이 이직을 위해 퇴사를 했고 그 대체인력이 구해지지 않아

현재 저는 주단위로 거의 100시간을 일하고있는 상황입니다.


100시간이라 할 만큼 업무과중이다 하는게 아니라 진짜 100시간을 일해요.

오전 8시전후로 회사 도착해서 자정 가까운 시간에 회사문을 잠그고 퇴근하고,

그걸 평일이 아니라 토,일요일까지 월화수목금금금으로 하고있다는거죠.


이직퇴사한 전 부하직원들이 가끔 전화해서 안부물으며 꼭 그얘기를 하더라구요.

형님 실력에 한회사 12년 근속에 평소 보이는 대인관계 정도면 어디가도 더 좋은 대우로 환영 받는데 왜 이직을 안하십니까? 제발 이직하세요~ 라구요.


.. 고민이 진짜 많이 됐습니다.

임원까지 하겠다 맘먹고 12년 근속했던거고, 그렇기에 YES맨으로 일해왔거든요.

불가능한거면 어쩔 수 없지만, 해야하고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당연히 합니다 라구요.


근데 그렇게 12년을 한 회사에서 일했더니, 

이젠 누가 안하는 일, 하다가 못하겠다 손 놓아버리는 일은 무조건 저한테 오네요.

주 100시간 정도를 일하고있는데도 처리가 안되서 하나씩 순서대로 터지기 시작하는 폭탄을 다 떠안고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스케쥴을 생명력을 깎아가며, 아내와 아이에게 일방적인 양해를 요구하며 하다보니 번아웃이 심하게 와버렸네요.


이 와중에 몇달전부터 스카웃 제의를 해오던 곳에서 또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오늘도 출장외근을 종일 했는데, 제 시간 맞춰 제 사는 동네까지 와서 자기회사 소개를 하고

스카웃 조건을 설명하겠다고 하기에 오늘 만나보았습니다.


그쪽 얘기야 당연히 좋은점을 더 부각시켜 소개할테지만, 그걸 감안하고 생각해봐도

제가 왜 지금 회사에서 이러고있는지 회의감이 들 정도였습니다.


연봉은 당연히 지금보다 높은 액수를 보장했고, 분야도 제 대학원 석사전공 분야에,

그쪽회사 현재 근무중인 개발자들의 업무량과 업무수준을 상세히 들어보니 제가 지금회사에서

하고있는 업무량 기준 많이 잡아야 절반, 예상 추측으로 잡으면 거의 1/3 수준의 업무량이네요.


와.. 나 지금까지 뭐한거지? 싶습니다.

일단 오늘 찾아와 이직제안을 해준 친구(대학 1년 후배이고 거의 가족에 가까운 사이입니다.)에게 이력서를 제출하면

정식절차 무시하고 대표이사에게 직접 전달되고, 면접도 대표이사와 독대로 진행된다네요.


나이 40에 이력서를 써보려니 어색하고 어렵습니다.


그 이전에, 너무 싱숭생숭하고 마음이 불편합니다.

많은 이들이 말씀해주시기를 저 하나 퇴사한다고 회사 안망한다고 이직 두려워하지 말라하시는데..

제가 볼땐 저 퇴사하면 지금 회사 심각한 상황이 될거같거든요.


제가 거의 7~8년을 꾸준히 윗쪽에 얘기해왔던게 "사람 뽑아서 바로 써먹으려 하면 그사람도 주먹구구식으로 업무를 익히게 되고 그거 반드시 독으로 돌아온다. 회사의 보유기술은 시스템적으로 교육하고 전파되어야 한다." 였는데, 지금까지 안듣습니다.


매번 똑같아요.

- 가르쳐서 써야되면 니가 가르쳐라 시스템 찾지말고.

- 야 이거 니가 해야겠다. 사업이 급박한데 언제 스터디 시키고 실무들어가냐? 잘하는 니가 해라.


이러다보니, 현재 회사 보유기술의 반이상이 저 한사람한테 집중되어있습니다.

제가 처리하던 업무를 같은 기간에 처리하려면 최소 다섯명은 붙여야할텐데, 지금 회사는 인력손실을 매꾸지 못하고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이게 왜 마음이 불편하냐..

회사는 뭣같은데 회사 동료들 중에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하아.. 뭐 답도 없고 정리도 안돼고..

잠은 안오고..


모르겠습니다. 진짜 그냥 고민만 주절주절.. 손가락 가는데로 썼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개인신상을 주절거린걸 후회하고 비공개 전환할지도 모르겄습니다.

근데 지금 기분으로는 아무데나 하소연이라도 하고싶었어요..

댓글 : 11 개
님은 사장이 아니라 직원이에여
고민할 필요도 없는걸 고민하면 내 정신건강만 상함
시원하게 이직하시고 편하게 사세요
제가 회사 생활은 안해봐서 뭐라 말할순 없지만.... 그냥 제가 느끼기엔
뭐 돈만 쫓으면 안된다 미래를 봐서 지금 당장은 참아야 한다 라고 어르신들이 말한게 기억이 나네요
좋은 말씀이라고 생각 되지만 지금 충분히 한곳에서 오래 근무 하셨고
본인을 좀더 알아봐 주고 대우해 주는 곳이 있으니 제 생각엔 이직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나이 더 들면 아마 이직 하는곳이 없을수도 있어요 뭐 더 좋은것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한곳에서 10년 일하는 건 아무나 못하는 걸로 생각 됩니다. 좀더 본인과 가족을 위해 기회다 싶으시면
잡는게 맞다고 생각 됩니다. 뭐 제가 많이 살지 못했지만 인생이라는게 정답이 없으니
충분히 생각해보시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하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근데 직장이라는게 이직한다고 지금보다 더 좋다는 보장도 없고
그렇다고 지금 계속다닌다고 100% 안전하다는 보장도 없고

인생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다 이런저런 딜레마의 연속이죠.

본문에서 이직에 대한 이야기를 보아도 조건 분명 좋습니다.
하지만 저 조건대로 과연 약속이 지켜질지는 의문이죠.
막상 옮겼는데 약속과 다르면 이제 나이도 차버렸는데 완전 낭패인것 같기도 하고
설사 약속을 지켜준다하더라도 차후의 임금인상율이 어느정도 보장해줄지 알수가 없습니다.

회사가 바보가 아니거든요.
높은 임금을 주고 스카웃했다고 했을경우 진급누락이나 차후 임금인상율을 줄일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이직후에 직장생활에서 세월이 지나고 근속년수가 올라갈수록
주변동료들보다 임금인상 폭이 줄어드니
점점 차이가 나게되고 결국 생각과는 다르게 임금다른방향으로 가버리게 될수도 있죠.

그리고 업무도 지금 제시한 업무도 있겠지만 이게 이업무만 한다는 보장도 없죠.
막상 이직했는데 업무가 더 많아질수도 있는것이고요.
지금 현직장처럼 처음에 본인만 했던 업무가 점점 다른업무도 하게 되듯이 말이죠.
이건 다른 곳에 이직해도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제생각에는 이직보다도 현직장에 커리어를 쌓아서 높이 올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일단 회사동료들중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것 만으로도
직장생활 나쁘지 않다고 보여지거든요.

이직을 했는데 이직한 직장동료들이 텃세부리고 트러블이 계속생긴다면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특히 업무분배에서 이상한 동료들과 일하다가 트러블이나 문제가 발생하면
이건 돈이 문제가 아니게되는거죠.
잘못하면 그냥 퇴사해버릴수도 있고요.
그리고 지금 엄청나게 일하고 계신데
팀장이시면 이렇게 일만 열심히 하는것보다
주변 동료들이나 임원들에게 안되는건 안되는것도 있다는걸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업무펑크내고 엎는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수도 있다는것이죠.
그래야 임원들도 무언가를 해주는것이지.
솔직히 신입이든 시스템이든 고용하거나 만들필요가 왜 있을까요?
말만 하면 님이 알아서 해결을 다하는데
굳이 그렇게 해야할 필요성을 회사가 기업이 해줄 이유를 못찾는것이죠.

꼭 이런방법이 아니더라도 한두번 정도는 존재감을 인식시켜서 보여줄 필요는 있습니다.
그래야 해결이 될수있습니다.
그리고 저렇게 일만 하다가 업무가 문제가 아니라 건강이 문제가 될수도 있어요.
이것도 유의하시고요.
현재 진행형으로 고생이 많으십니다.
윗분 말씀대로 구름나무님은 충분히 하셨으니, 기회가 있으실 때 이직하시는게 저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글 보면 저도 공감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구름나무님 업무강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저도 한곳에 15년 근속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근속 년수에 비해 연봉이 적은 편입니다. 안좋을때 많이 들었던 소리가 능력있음 딴 데 가도된다 였어요^^;
저희 회사도 마찬가지로 신입이 안구해지고 오너 바로 및 이사님에게 넌저시 던지는 얘기가 밑에 직원 급여랑 직급 올려주고 일 가르치자 인데 정말 씨알도 안먹힙니다 ㅎㅎ;
저도 같이 오래 다닌 직원들과는 관계가 원만한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세 드는 생각은 회사 밖 나오면 남이구나 입니다.
가장 돈독한 고등학교 친구들이 작년 추석을 기점으로 연락이 끊기니까 현재 인간관계 회의감이 씨게 왔거든요^^; 이건 제가 부족한 탓이라 생각하지만.
정이 꽤 많으시고 덕이 있으신 듯 한데 제가 봤을땐 그래도 구름나무님은 이직한다 해도 주변분들이 이해하실겁니다.
제가 글솜씨가 딸려 좀 두서 없었는데 고생길을 그만 접으시고 평탄한 꽃길을 걷길 바라는 맘에 적어봤습니다.
능력도 있으시고 책임감도 있으시고 기회도 왔네요 자세한 사정은 모르나 저 같으면 우선 회사 오너랑 딜 할겁니다 최소 십오년이상 임원직 달라고 안되면 바로 이직이죠
고민이긴 하실건데..
가족과의 시간이 없는게 제일 마음에 걸리네요.
자녀분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40대라고 하시면 아직 어린자녀가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아이들과의 시간을 갖을수 있는 회사가 좋은거 같습니다.
가족과의 저녁식사를 할수있는회사..
하는일은 저완 완전틀리지만 저도 한때 주6일이상 풀로야근하는 회사에서 십년정도 다녔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지금은 타직종에 종사하며 벌이도 당시보다 줄었지만.
주5일 40시간 칼같이 지켜지는 지금 직장이 만족도가 훨씬 높습니다.
퇴근후 아들,딸,와이프,저 이렇게 저녁을 함께먹고.
아이들 숙제하는거 봐주고, 게임같이하고..
좋습니다. 금전적으로는 좀빡빡한데 이게 훨낫네요.
와이프님과 지금 하신 이야기를 똑같이 해주시고
혹은 더 디테일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와이프님과 상의하셔서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과거 글쓰신걸 좀 보고왔는데
19년에 첫아이를 가지고 둘째까지 가지시고 정관수술을 하신걸 보고왔네요
직원이 구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량이 많아지고
그 결과
주말도 없이 일하시게 된거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 제가 보고 느낀점은
아이들에게 아빠가 필요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말에도 같이 놀아주고 퇴근하고 나서도 같이 내 옆에 있어주는 아빠....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만큼 중요한게 있을까요?

  • HOMM
  • 2022/09/17 AM 08:00
회사는 나를 생각해주지 않는다. 이거만 기억하세요. 제대로 된 회사라면 작성자님을 100시간 일하게해서 번아웃이 오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을 겁니다.
만약 글쓴분 없으면 큰일나거나 망할 회사라면 더욱더 빨리 그만두시는게 맞습니다. 그런 회사는 미래가 없거든요.

글쓴분 보니까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데요.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가 대부분 경력자인데, 그 중 한명이 본인 입으로 "나는 태생이 노예다." 라는 분이 있어요.
사람도 착하고 성실한데 경영자급의 과도한 업무 요구에 부정이나 반박을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주 100시간은 기본에 평균 퇴근시간 새벽 2, 3시고 본인 코로나 걸렸을때 재택근무로 일했고 자식들 코로나 걸린 날에도 병원갔다와서 일하더군요.

지금 그분 아이들이 정서불안때문에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애가 부모 얼굴을 2년을 못봤고, 심지어 재택근무를 할때도 놀아주지 않으니 애가 심각한 정서장애가 온거지요.

제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시키니까 해야지.
할 수 있으니까 해야지.
이러면 나를 알아줄거야.
다 부질없습니다. 결국 쥐톨만한 돈에 커리어가 남고 가족과 본인이 죽어요.
저분에 대해서 앞에서는 다들 일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고 하는 사람들이 뒤에서는 왜 저사람은 혼자일하지? 쓸데없이 왜저리 일만하지? 저거 할 필요 없는데? 라는 뒷담화만 합니다.

제가 볼 때는 글쓴분에게 기회가 온거 같아요.
좋은 선택 하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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