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께임] 논란있던 수많은 게임과 라오어2의 차이점 (그냥 써보는 글, 그리고 김)2020.06.20 AM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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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논란있던 게임들과 비교하다보니 여러 게임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라오어2에 대한 이야기는 4번에 있습니다. 1,2,3번은 그냥 4번 이야기를 하기 위한 밑밥입니다.

그리고 글이 엄청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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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찾기나 솔리테어 같은게 아닌이상 게임은 항상 한가지 이상의 논란에 시달려왔습니다

 

과몰입같은 단순한 이야기부터 폭력성 논란으로 이어진 사회갈등까지 여러방면으로 논란은 터져나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게임계에서 가장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몇가지 게임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포스탈, GTA같은 락스타 게임즈의 게임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제일 먼저 나와야 할 게임들입니다. 게임이 발매되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두고 플레이어 뿐만 아니라 (미국)정치인들까지 너나할것 없이 얘기하니까요. 하지만 그 때마다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들의 반응은 한결같았습니다. "이런거 한다고 실제로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 내가 트레버같은 또라이를 플레이 하면서 인신납치해다가 식인 사이비 종교집단에 갖다 바치고 갱단 트레일러에 잠입해 폭탄을 설치해도 실제로 이런 행동 안한다는거죠. 

이런 반응을 보면 락스타게임즈는 플레이어와 캐릭터 사이의 심정적 간극을 두는데 신경을 쓴 것 같습니다.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확보하고 그 위에 스토리를 짰으며 이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 캐릭터를 만들었기에 핍진성을 갖추었기에 그 캐릭터를 이해하지만 그게 곧 나라는 생각은 안가지는거죠. 그래서 수많은 어른들이 "이런거 하다간 너도 폭력적으로 변한다" 라고 말할 때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아니오"라고 답합니다.

 

2. 이런 분류의 논란을 벗어난 첫번째 게임이 콜옵 모던워페어 2의 노 러시안 미션이었습니다. 평화와 정의라는 옳은 편에 서서 플레이 했던 캐릭터에게 처음으로 아무 죄 없는 민간인을 죽이도록 강제한 내용이었으니까요. 스토리상 필요한 내용이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반목하고 전쟁을 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개발사는 이런 행동에 대한 심리적 탈출구를 제공합니다. 마카로프를 감시하기 위해 파견된 요원이 신뢰를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던 행동이고 마카로프는 이 미션 마지막에 플레이어를 죽여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게 만듭니다. 가장 결정적인 탈출구는 내가 총을 안 쏴도 미션이 진행된다는 겁니다. 적어도 공항 안에선 민간인에게 총을 쏘지 않아도 스토리가 진행된다는 것이 플레이어에겐 '어쩔 수 없이 이들과 행동하지만 난 저들과 달리 민간인을 건드리지 않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발매 직후 이와 관련된 논란이 벌어지자 아예 이 미션 자체를 건너뛸 수 있는 옵션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3. 사실 hatred가 가장 폭력성 시비가 많이 걸렸던 게임이지만 따로 이야기하진 않겠습니다. 1번과 비슷한 이야기기 때문입니다. 누가봐도 제정신 아닌 주인공의 이야기라서 아무도 공감하지 못하죠 오히려 게임의 완성도가 떨어져서 과도하게 관심만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4. 그리고 라오어2가 발매됐습니다. 이미 1편에서 우린 조엘에게 감정이입을 충분하게 했습니다. 전염병이 도는 상황에서 나라도 그런 선택을 했을 거라는 판단을 하면서 엘리를 지키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했던 그에게 공감했습니다. 엔딩에선 전세계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던 엘리의 숭고한 희생을 막는, 어쩌면 누군가에겐 말도 안되는 선택을 했던 그를 납득할 수 있도록 모든 스토리가 조엘이자 우리의 판단 근거가 되었습니다. 무력하게 딸을 잃었던 게임의 시작부터가 이미 엔딩 때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지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조엘의 선한 의도와 나라도 그랬을 것이라는 동질감이 게임 속 주인공을 조엘이 아니라 '나'로 만들었습니다. 

그런 '나'는 라오어2에서 클리커에게 쫓기는 여성을 도와주다가 무력하게 붙잡혀 골프공이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알려주죠 "사실 나를 죽인 걔는 내가 죽였던 의사의 딸이었다! 내가 죽은건 나의 업보다"라구요. 

'나'의 죽음이 어색한건 아니었을겁니다. 수없이 많은 게임에서 우리가 플레이했던 캐릭터가 죽었습니다. 당장 2번에서 이야기한 모던워페어부터 워킹데드도 그랬습니다. 그럼에도 그 때는 넘어가고 이번엔 못참은 이유가 그 캐릭터에 완벽하게 동화되지 않았거나 희생할 수 있도록 환경과 이유를 만들어줬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키고 싶었던 것을 위해 혹은 뒷 세대 생존과 성장을 위해 내가 희생하는 것은 이타적인 인간의 본성이니까요. 아니 오히려 숭고해서 나라면 이런 생각 못했을 텐데 라며 존경합니다. 

근데 '나'의 죽음의 이유가 내 행동의 업보 때문이라구요? 라오어 1 때 했던 나의 모든 행동이 사실 잘못되었다구요? 내가 엘리를 지키기 위해 했던 행동이 누군가에게 불행을 가져왔다고 윤리적으로 나에게 비난하고 죽음으로 책임지라고 하는겁니까? 심지어 내가 그 의사 다리 쏜 다음 묶어놓고 죽을 때 까지 패다가 머리를 감자 으깨듯이 깨놨나요? 내가 죽는 광경을 3자의 시점에서 보게 만들어 놨는데 행위에 차이를 뒀나요? 개발자들은 내가 죽는 막타만 안보여주면 안 잔인하다고 느낄 줄 알았던건 아니겠죠? 이러니까 스토리작가가 1편을 안해봤냔 소리가 나오는겁니다.

 

5. PC문제는 그냥 부차적인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수많은 분들이 이야기한것처럼 그런거 끼워놓고도 성공한 게임이나 영화가 많으니까요. 그냥 스토리가 맘에 안드니까 다른 것도 다 까이는거라고 생각합니다. 파트1에서 토미 역할이 전 남친이어서 조엘이 동생이 아닌 전 남친인 토미를 찾아갔다고 해서 사람들이 짜증냈을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친동생이던 PC묻은 전 남친이었던 신경 안썼을겁니다. 그냥 이건 완성도 떨어진 스토리로 파생된 여러 불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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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일기장이라고 생각하고 썼는데 보시는 분 계실수도 있어서 게임 후 느낀 감정이 있지만 최대한 차분하게 글을 써보았습니다.

근데 짜증이 배어나오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

댓글 : 4 개
정말 얘기 하신 부분에 동감합니다.
조엘이 죽어도 뭔가 의미 있게 아니던 어느정도 설명이 있어야 될거 같은데
뜬금 구해줬더니 죽이고 너무 어이가 털리더군요.
라오어파트2 정말 관심 갖기 싫어지더군요. 스토리 텔링이 어거지라고 밖에 생각이 안되더라구요.
복수를 위한 도구로서 소모만 되고 끝나다니. 이건 좀 너무한듯
개인적 감상으로는 레데리2의 아서 같이 연출 됐으면 이지경은 안됐을텐데라고 생각됩니다.
공감합니다 똑같이 복수의 연쇄라는 점에서 주인공이 어떻게 작품에서 퇴장하는지 전혀 모르는 작품과 제대로 한 작품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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