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일기] 어느 시니어가 어느 주니어에게...2017.11.21 PM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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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사람을 잘 믿진 않지만 (의심의 정도가 아닌 믿는다란 개념자체를 배제한다)

누군가에게 마음 준 적도 손에 꼽는다.


팀장으로 부터 너의 퇴사입장을 들었을 땐 분노와 배신감의 감정이 아닌 살 한쪽을 베어내는... 마치 실연의 감정이었다.


7년만에 느끼는 감정이라 스스로도 당황스러웠지만 뒤돌아보면 난 너에게 마음을 주려고 부단히 애쓴거 같다.


그럼으로써 나는 힘을 얻었던거 같다.

아무리 일이 밀려도 나보다 일찍 나온 너의 아침인사가 에너지드링크 마냥 피곤을 씻어주었다.


내가 조금 더 힘들면 넌 더 좋은 환경에서 좋은 작업을 할 수 있겠지란 막연한 믿음이 한 몫 했다.


마음이란게 채무관계처럼 딱 떨어지는게 아니여서 너에게준 걸 달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내가 좋아서 준거니깐 그걸로 된거다.


없는 돈 쪼개가며 밥과 커피사주고 없는 여유 쪼개가며 마음 주었다.


마지막날 너에게 매정했던건 떠나는 사람 마저 챙겨 줄만한 여유있는 사람이 아니여서 였다.


지금도 웃으며 보내줄껄 하고 후회 중 이다.


이런 후회 할 줄 알고 있었지만 난 단품 작업과 내일 있을 컬렉션촬영의 무게에 이미 짖눌려 있었다.


나같이 나이 먹지말고 너가 바라는 미래가 꼭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17.08.01 매우더운날에 어는 시니어가 어느 주니어에게

 

혹은 어떤 형이 어떤 동생에게...

 

 

 

 

 




 

 

 

 

 





























 

댓글 : 2 개
후임을 아끼는 선임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후임도 알고 계실꺼라 믿습니다 ㅎ.
그나저나 3편 부탁드립니다~!
따뜻한 관심 감사드립니다.
3편 너무 기대는 하지 말아주세요.
기대에 못미쳐 실망이 크실까봐 걱정이에요 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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