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일상?] 새벽의 날벼락. 원룸에 불난줄 알았다.2015.11.13 PM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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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막내는 한참 잘자고 있고, 나는 공허의 유산을 플레이하던 새벽 3시.

갑자기 어디선가 내 자명종의 100배는 큰 때래래래래랭 소리가 사방을 울렸다.

당황해서 불을 켜고 보자 방구석에 붙어있는 화재경보기가 미친듯이 울리고 있었다.

'어디서 불이? 탄내는 안나는데...?'

불의 ㅂ 자도 보이지 않았지만 새벽까지 컴퓨터 게임을 한게 혹시 문제인가 싶어 도둑이 제발저린다고

컴퓨터를 재빨리 끈 나는, 벽에서 신나게 울리는 화재경보기벨을 어떻게 꺼보기 위해 안절부절하고 있는데...


갑자기 온 건물에서 똑같은 소리가 천둥처럼 울린다.

뉴막내는 이미 깬지 오래였고 맞은편 방에선 문을 열고 대머리 근육질 아저씨가 나오고(처음봤다.)

옆 방에선 커플이 나오고(역시 처음봤다.)

다들 새벽에 잠을 깬 상태로 투덜거리며 건물밖으로 나섰다.

열심히 냄새를 맡아봐도 탄내는 나지 않았고,

밖에 나가서 봐도 연기한줌 나지 않는 가운데

대머리 아저씨는 소방서에 전화한다고 휴대폰을 꺼냈고, 나 역시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길거리에 나온 사람은 대략 30여명남짓.

평소엔 보지도 못하는 원룸 건물 식구들을 모두 만났지만 결코 반갑지 못한 상황에서

집주인은 7번째에야 잠에서 막 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아 그거.... 아주 가아끔 오작동이에요. 불이난건 아니죠?]

라는 황당한 답을 들으며, 결국 내가 2층으로 가서 집주인의 설명을 들으며 단말기를 조작해 경보기를 껐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는 투로 대화하며 들어갔고,

단말기를 조작하느라 마지막까지 남았던 나는 윗층에 사는 두 남자와 같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멋쩍게 인사했다.


-ㅋ 본의아니게 이런식으로 다들 한번씩 보는군요

남1
-ㅎㅎ

남2
-그러네요 ㅎㅎ


-그럼 쉬세요 ㅎㅎ

남1&2
-네 주무세요.


뭐 별의 별.......................
댓글 : 6 개
집주인이 참 태평하시네요 -_-;;
실제로 건물 소화경보기 오작동은 자주 일어나는 편입니다.
저도 똑같은 일을 한 번 경험 후 그 다음번부터는 경보가 올려도 나가지 않습니다. ㅋㅋ

물론 실제로 화제가 났다면 큰일날 경우이지만 대게 오작동이 많습니다.
저게 오작동때문에 꺼버리면 아예 소리가 안나서 끌수도 없는 노릇이죠
저도 예전에 한번 격어본..ㅋㅋㅋㅋ
습하면 오작동 잘 나요......장마철이나 비오면 오작동 날때 있음
집에서 뒷베란다 창문에 감지기를 설치해놨는데, 그놈도 종종 저럽니다.
가끔 파리나 새가 지나가도 오작동...
(아랫집 아재는 그런 걸 뭐하러 다냐고 객기 부리다가 도둑을 연속으로 2번 맞으셨죠 ㅋㅋ)

그래도 저런 류는 가끔 감지기가 과하게 작동해서 소리가 나는 게
정작 감지해야 할 때 못해서 소리를 못내는 것보단 백배 낫다보니.

물론 필요할 때만 정확하게 작동하면 더 할 나위 없겠지만,
그놈의 단가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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