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일상?] 병원에서 미친 아저씨가 환자들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2016.12.17 PM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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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은 나 이외엔 노인 입원환자가 대부분이다.

 

젊은 사람도 간혹 있지만 전신마비환자 정도로 이 병원에선 아마 내가 제일 젊은 사람에 속할 것이다.

 

아무튼 다들 나이든 사람만 있다보니 소등 시간도 빨라서

 

8시 정도 되면 자라고 불을 꺼버리는데, 새벽까지 잠을 안자는 나는 오늘도 휴대폰을 만지고 타블렛을 갖고 놀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옆 병실에서 돌연 시끄럽게 욕하고 싸우는 소리가 나더니 급기야는 아주머니의 비명소리와 울음소리가 들리는게 아닌가?

 

그리곤 거친 사내의 욕설이 들려왔다.

 

정황을 보니 정체모를 난폭자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들을 마구 패는게 틀림없었다.

 

당직은 아줌마 간호사 둘이고, 그분들이 와도 어떻게 할 수 있을리가 없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저항할 수도 없으니 큰일이다 싶어 몸을 일으키는데

 

허리와 무릎이 아프다.

 

 

맞다.... 나도 환자지.........

 

그래도 허리는 보호대를 차면되겠다 싶어 갑옷같은 허리 보호대를 차고 일어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무릎이 문제다.

 

이제 좀 빠르게 걸을 수 있다지만 아직 내 몸무게도 겨우 지탱하는 수술한 무릎이 싸움 같은 거친 행동을 할 수 있을리가 없다.

 

밀려 넘어지기라도 하면 재수술이다.

 

고민하는 사이에도 옆방에서 울음소리 때리는 소리는 더 크게 들리기에 일단 무릎 보호대를 차고 절뚝이며 나갔다.

 

일단 벽에 기대서 팔 잡고 버티고 정 안되면 목을 졸라서 기절 시키면 되겠지

 

대학때도 그렇게 선배 하나를 기절시켜서 싸움을 말렸으니까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걸었다.)

 

라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나갔는데 난폭한 아저씨가 젊은 아저씨에게 밀려서 병실 밖으로 나오는게 아닌가

 

다행히 저 병실에는 다른 가족 병문안온 보호자가 있었나보다

 

 

일단 밀어낸 젊은 아저씨는 '이러시면 후회할거다. 진정하라' 라며 설득을 시도했지만

 

난폭자는 '저년 죽이고 난 감방가면 된다' 라며 진정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가세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마침 경찰이 나타나 난폭자를 끌고 갔고 사정청취를 시작한다.

 

 

병원에 어떻게 이런일이 참....................

 

 

 

댓글 : 3 개
스펙타클한 병상일지로군요
병원 경비원분들이 이런 상황에야말로 절실할텐데… 아무래도 요양병원이라 여의치가 않은가요.. ㅠㅠ

그저 당황스럽네요 참;;;
그 젊은 아저씨 아니었으면 사단이 날뻔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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