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일상?] 분노의 결혼식2013.06.17 AM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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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와 어제 이틀 연속으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그제는 그냥 가서 밥이나 먹다오는 무난한 결혼식이었고 문제는... 어제의 결혼식이었는데..........

신랑과 신부 모두 친구라 우리들은 신부대기실에가서 웃고 떠들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다가......... 사진기를 맡은 친구 한놈이 급한일이 있다며 잠시 맡아달라고 하여 사진기를 건네 받고

나는 잠시 멀뚱히 서있었는데........ 곧바로 신부의 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뭐해요! 빨리 찍어줘요!"

당황한 나는 다급히 잘 다룰줄도 모르는 사진기를 들고 전문 사진기사 옆에서 엉거주춤 서서 대충대충 찍기시작했다.

신부의 친구들은 생각보다 매우 많았고, 잠시 급한일이 있다고 사라진 친구놈은 나타날줄을 몰랐다.

이리 갔다 저리갔다 찍기를 한시간째.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해서 잠시 숨을 돌리고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그 친구놈 다른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게 아닌가?!

'이런 니미 #%#@!$#$@##$@' 하고 부글부글 끓으려는 찰나, 그럴 여유도 없이 신부의 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빨리 찍어줘요!!"

...........................그렇게 신부 대기실에서 앉지도 못하고 한시간 가까이 사진을 찍고...........

결혼식장에 가서도 그 친구놈에게 사진기를 돌려주려 했으나 그놈 왈

"ㅋㅋ 잘찍던데 니가 소질이 있나봐. 니가 찍어"

그래서 겉으로는 "야이 개객기" 하면서도 '어머 신랑신부가 키스하잖아. 저건 찍어야돼!'

"이런 나쁜놈" 하면서도 '이런! 동창들이 축가부르러 나갔잖아. 저건 찍어야돼!'

'앗 절한다 찍어야돼!'

'앗 춤춘다 찍어야돼!'


.............................................결국 끝날때까지 사진기를 놓지 못했다.

이 이야기를 다들은 다른 친구 말하길

[욕하면서도 할건 다했구먼 ㅋ]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어서 신랑신부 기념사진을 찍고나면 편해질줄 알았으나, 사진기사 말하길 부케 받는 사람 나,오라고 한다.
뭐 부케는 여자나 받는거고 남자야 별일 없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불현듯, 그제 갔던 결혼식이 생각났다.
거기선 신랑의 꽃도 받는 특이한걸 봐서 혹시 그런걸 할까 했는데 어쨌든 나랑은 관계 없는 일일 테니까 하고 방심하고 있던 찰나........ 그 사진기를 떠넘긴 친구 및 고등학교 동창들이 나를 가리킨다.
멍하니 서있던 나는 바보같이 '엥? 뭐야? 진짜 나야?' 하는 소리를 지르곤 밀려나갔고 엉거주춤 서있다 신랑의 꽃을 받고선 신랑 옆에서 사진이나 찍고 들어가려 하는데...........

사진기사 아저씨 신랑과 자리를 바꾸란다.
그말인 즉슨 신랑 신부는 밖에서고 나와 부케받은 아가씨는 가운데 서는 것이었다.
생판 모르는 사람과 사진을 찍게 생긴 마당에 그 아가씨는 옆으로 주춤주춤 피하는게 느껴지는데 사진기사는 바짝 붙으란다. 그래서 억지로 바짝 붙었더니.........

"아 거 몸만가지말고 다리도 같이가라고!"

...................힘들다 결혼식.

아 피곤해......................
댓글 : 7 개
망할 친구군요ㅋㅋㅋㅋ
그 친구한테는 아주 절친 아니라면 말 한마디라도 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
루티노스//ㅎㅎㅎ 그날도 실컷 뭐라고 했죠. 원래 티격태격해서 ㅎㅎ
부토니아 받는 사람과 부케 받는사람도 안면 트고 미리 하는경우가 대부분인데... 언질도 없이.. 몹쓸 친구들이군요.
그런데 오히려 좋아하셨다는 느낌이 드는건... ... ... 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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