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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일상?] 이런 젠장 크고 아름다운바퀴벌레 ㅋㅋㅋ2013.12.16 PM 11:44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 옷을 벗고 있었다.
그런데 은밀하게 날 훔쳐보는 시선이 느껴져 뒤를 돌아보니...
내 침대 바로 옆 벽의 벽걸이 시계 옆에 놈이 있었다.
놈은 윤기가 흐르는 갈색 피부에 도도한 한쌍의 더듬이. 길고 매끈하게 잘 발달된 뒷다리와
얼마나 잘먹고 잘자랐는지 손가락 두마디 정도의 포동포동한 잘빠진 육체미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랬다. 크고 아름다운 바퀴벌레였다.
나는 놈을 보는 순간 그저 'ㅋㅋㅋ 신발 존나 크네 ㅋㅋ' 하고 너털 웃음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놈이 얼마나 크건, 징그럽건간에 즐거운 잠을 청하려면 내 머리 위에 있는 놈을 쳐잡아야만 했다.
다행히 아직 놈은 나를 인지하지 못한 지금이 찬스!
그러나 놈을 처치하기에 앞서서 나는 그 대응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했다.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은 가운데, 나는 지난 여름 내내 강력한 독액을 뿜어내며 두자리가 넘는 수의 모기들을 조물주의 곁으로 보내버린 강력한 원거리 무기인 에프킬라를 바라보았다.
분명 이것이라면 10초 정도의 분사만으로도 놈을 간단히 요단강익스프레스 편도를 끊어줄 수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에프킬라에게는 너무나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에프킬라의 치명적인 독액은 작고 연약한 모기에게는 즉사급의 위력을 발휘하는 훌륭한 무기이지만, 강력한 생명력을 지닌 바퀴벌레에게 있어선 잠시나마 발악할 시간을 줄 것이 틀림없으며, 놈은 바둥거리다가 내 침대로 떨어져 이불에 들어가는 있어서는 안될 끔찍한 결말을 초래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단 1초라도 바퀴벌레가 이불에 들어간다면 나는 "엄마 이불 빨아줘"라고 외칠 수 밖에 없으며 어머니는 "바퀴도 못잡는 등sin"이라며 내 등짝을 강타하실 것이 틀림없었다.
결국 놈을 잡기 위해선 직접 타격을 하는 방법만 남은 가운데 나는 파리채를 들고 숨을 가다듬었다.
바퀴벌레는 지금도 한쌍의 더듬이를 갸웃거리며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녀석은 시계에 바짝 붙어있었기 때문에 함부로 내려칠 수도 없었다.
그렇게 숨죽인채 놈을 노려보며 기회만 엿보기 시작. 그렇게 20초 쯤 흘렀을때, 드디어 기회는 오고야 말았다.
녀석이 무방비하게 넓은 벽면으로 쫄쫄거리며 나온 것이었다.
나는 심호흡을 크게하고 파리채를 단단히 꼬나잡고 온 힘을 다해 전력으로 파리채를 휘둘렀다.
그리고 사방으로 퍼진 놈의 잔해를 휴지로 쓱싹 닦고 휴지통에 버리고 끗.
거창하게 힘줘서 썼지만
줄이자면
으악 ㅅㅂ 바퀴! 뭘로잡지? 파리채로 잡지!!!! 끗
댓글 : 5 개
- 보라색맛사과죽을쑤는자
- 2013/12/16 PM 11:49
너무 힘줘서 스매싱!! 하면 터지지 않을까요? ㅋㅋ
- 울프맨
- 2013/12/16 PM 11:51
근데 진짜 떨어지면 제 이불이라....
이악물고 때렸어요 ㅋㅋ
이악물고 때렸어요 ㅋㅋ
- 실리안 카미너스
- 2013/12/16 PM 11:49
알집 떨어진거 없나 확인하세요.
- 돠군
- 2013/12/16 PM 11:58
잡지마세요 세스코에 양보하세요
- 기계소녀
- 2013/12/17 AM 08:58
치약녹인 물을 분무기에 넣고 뿌리면 된다던데 말이죠.
그나저나 바퀴벌레 한마리가 있다면 주변에 몇백마리가 있다던가 그렇다던데..-_-];;
그나저나 바퀴벌레 한마리가 있다면 주변에 몇백마리가 있다던가 그렇다던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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