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 일기] 독서 일기. [링크 LINKED] p.11 ~ p.942011.06.14 PM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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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크, A.L 바라바시 지음. p.11 ~ p.94


아~. 드디어 정상적인 독서 일기의 궤도로 들어섰다. 요 며칠간은 게으름이 방바닥에 축 늘어 붙는 바람에 독서 일기라기보다 도서 리뷰가 된 꼴이었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애당초 독서 일기의 목표는 ‘적은 분량이라도 매일 쓰자.’였기에 이런 식의 현상은 결코 좋은 게 될 수 없다. 책에 대한 전체적인 리뷰는 쓰는 것 자체가 힘들고 더욱이 글을 구성하고 문장을 정제할 필요성이 다분하기 때문에 달필이 아닌 나로선 취미가 숙제가 되는 꼴인 셈이다. 이러면 점차 쓰기 싫어지지……. 그래서 적은 분량을 적게 쓸 수 있도록 마음을 다 잡았다;;


오늘부터 읽기 시작한 책은 바로 ‘링크 (LINKED)’이다. 이 책은 타이틀부터 화려한 모양새를 보이는 게, 이 책을 ‘KBS-TV 책을 말하다’, ‘한겨레 신문’, 그리고 ‘중앙일보’에서 2002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는 딱지를 표지에 딱! 붙이고 나왔다. 그런데…… 결국은 내손에 반값 7500원으로 쥐어졌다(학술적인 책이 다 그렇지. ㅡㅡ;;). 이건 또 이유가 있는 게 책 사면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서문을 읽어 보는데, 서문에서 약간 지나니, ‘오일러’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수학적 냄새를 강하게 풍기는 게 뭔가? 무작위 그래프 이론에 대한 수학적 설명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OTL. 물론 본격적으로 읽어보니 수학은 설명을 위한 곁다리일 뿐 결론을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지만, 이 분야에 호기심이 없고 교양의 일환으로 서점에서 좀 읽어보고 구매하시는 분에게는 진입장벽이 되기엔 충분해 보인다. 특히 나 같은 ‘중수포’(중학교때부터 수학포기자)에겐 더하지 싶다.


여하튼 그 오일러를 오일 바르듯(;;) 넘기고 가면, 그 때부터 본 내용이 나온다. 봄볕 아지랑이처럼 뿌옇게는 보이지만 결코 잡히지 않는, 현실상의 인적 네트워크의 개념은 영 다른 분야의 우연한 발견부터 시작되었다. 그게 바로 우리가 수학시간 때 배운 기억이 살짝은 나는 듯한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건너기 문제(4개의 지점을 잇는 7개의 다리를 한번도 겹치지 않고 모두 건널 수 있느냐?)’를 오일러가 ‘불가능’하다고 증명했는데, 네트워크 이론은 이 증명 그 자체 보다 그 문제를 풀기 위한 중간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오일러는 쾨니히스베르크의 각 다리들을 하나의 그래프(graph, 관계지도)로서, 즉, ‘링크(link)’들로 연결된 '노드(node)'[데드스페이스의 그 노드가 아니다;;]들의 집합으로 통찰한 것이다. 이게 네트워크 이론의 시초라 한다. 이 내용부터, 네트워크의 구성요소, 네트워크 이론의 발전사가 쭈욱 이어진다.


이런 생소한 과학 부류의 독서 일기는 내용의 요약보다 오히려 용어의 정리가 도움이 되지 싶다. 현재까지 나온 용어를 아주 간략히 요약한다.

# 그래프[graph]: 서로 관계있는 두 대상(정점) 혹은 그 이상 간의 관계를 표시하는 간선(edge)으로 구성된 그림 · 도표.

# 노드[node]: 그래프의 두 대상(정점),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경우엔 땅.

# 링크[link]: 각 노드 사이의 연결,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경우엔 다리.

# 클러스터[cluster]: 쌍을 이루는 여러 개의 노드들의 구성체 · 집합

-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각 노드가 평균적으로 하나 이상의 링크를 가지는 경우에 결국 하나의 거대한 클러스터가 생긴다는 것이다. 즉, 대부분의 노드들이 하나의 커다란 클러스터에 속하게 되고 따라서, 어떤 노드로부터 시작하더라도 대부분의 다른 노드들까지 다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거대한 클러스터의 등장을 컴포넌트(component)의 등장, 사회학 용어로 말하면 커뮤니티(community)를 형성했다고 한다.


이 다음의 내용은 우리가 흔히 ‘6단계를 거치면 전 세계 사람을 다 알 수 있다.’는 ‘여섯단계의 분리(Six Degrees of Separation)’ 이론이 나오는데, 보스턴과 매사추세츠의 두 임의의 인물 간의 평균 연결수를 연구한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에서 증명되었다고 한다. 밀그램의 목표는 임의의 두사람 간의 '거리(distance)'를 알아내고자 한 것이데, 놀랍게도 중간 단계 사람 수의 중간 값이 5.5명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온라인상의 웹 사이의 거리는 얼마일까? 이는 표본으로서 밖에 연구할 수 없는데, 표본으로는 저자의 대학인 노트르담 대학간의 웹 간의 연결성이 선정되었다(이 실험에 한국의 정하웅박사도 참여했다). 결과는 약 11클릭이었으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정리해낸 수식으로 1998년 전체 인덱싱 가능한 웹 8억 개를 대입시키면, 약 19 클릭이 나온다는 것이다. (98년에 8억 개면 지금은;;) 무한히 넓을 듯한 네트워크 세상이 계량화된 순간이다. 그것도 고작 20클릭 미만이 세계로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무작위의 정보를 얻고자 하는데 19클릭이면 좁게 연결되어 있다고는 하나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서 클러스터 간의 연결고리에 대한 고찰이 나온다. 독립된 듯 보이는 클러스터 사이에는 그 클러스터를 간의 동질성에 의한 강한 클러스터가 있고 그 클러스터의 노드 하나는 분명 다른 강 클러스터를 잇는 약한 링크를 가진다는 것이다. 이 링크 덕에 클러스터 안의 노드들은 다른 클러스터 안의 노드들 사이에 지름길을 가지게 되며, 이와 같은 지름길 때문에 실제 노드 간의 거리는 무작위성 링크 보다 현격히 줄어든다는 게 p.94까지 정리되어 있다. (아……. 쓰는 나도 갸웃한데 읽는 분들은 어떨까? 책을 보면 이해 됩니다. 나름 친절하게 되어 있어요~`.)


자! 여기까지가 오늘의 독서 일기다. 그 다음은 5장으로 그 클로스터의 중점이 되는 허브와 커넥터에 대해 설명되어 있다. 생소한 분야라 그런지 페이지 넘길 때 마다 흥미진진하다~`.



Ps. 이제까지 쭉 봐왔던 책들이 인문학에 집중되어 있어 '과학책'은 넘길 때마다 새롭고 흥미진진하네요. ;; 그 반면에 배경지식이 없어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ㅠ.ㅠ.

뭐든 균형있는 섭취가 쵝오!!


댓글 : 2 개
STL과 씨름하던 때가 생각나네...
이번 학기 사회연결망 수업 때문에 읽게 된 기억이 나네요 ㅋ

어려운 책 읽는 건 정말 싫어하는데 의외로 흥미진진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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