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 일기] 독서 일기. 스마트월드. 완독.2011.07.01 PM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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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월드, 리처드 오글, (주)웅진씽크빅, 2008. p.285 ~ p.503


요번 책까지는 내용 정리를 하기로 다음 먹었으니 간략하게나마 단락의 중심 법칙에 대해 나열해 보도록 하겠다.


제8장 다르게 생각하기, 핫스팟의 법칙.

일반적으로 핫스팟은 에너지를 발산함과 동시에 집중시키는 지점을 말한다. 결론과 결부 짓자면, ‘열기가 가득한 장소’로 표현될 수 있다. 이 열기지점이란 말은 문화적으로 배태된 장소로서 각 분야를 막론하고 근저에 흐르는 기류를 말한다. 따로 떨어져 있는 허브와 허브 사이에서 창발되는 아이디어를 잡으려면, 반드시 둘 사이에 연관된 기류 속에서 가장 열기있는 지점(핫스팟)으로부터 링크를 걸어야 된다는 말이다. 예로, 당대 미술과 건축을 대담하게 접목시킨 건축가 게리의 예를 들었다.


제9장 위험의 네트워크 역학, 좁은 세상 네트워크 법칙.

저번 한국전쟁 책을 읽었을 때, 이런 질문이 있었다. 왜 한국전쟁 발발은 1949년도, 1951년도 아닌 1950년 6월에 일어나야 했을까? 그에 대한 답으로, 애치슨 선언, 남한의 체제공고에 대한 북한의 불안심리, 스탈린과 김일성의 대담, 미국의 대외원조 후순위였던 당시 한국, 그리고 이승만 북진발언에 위협을 느낀 미군부의 주한미군 단계적 철수 등이 거론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어떤 일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발발요인이 산발적으로라도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 산발적인 요인이 증가하다 어떠한 임계점이 넘으면 양적 변화가 질적변화로 폭발적 상전이를 일으키게 된다. 한국전쟁의 개전도 네트워크학의 관점에서 보면 일맥상통하다.

이번 장에서는 위의 논지를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을 예시로 들어 서술되어 있다. 인쇄술의 선구자인 중국 그리고 조선의 경우, 충분한 과학기반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15세기 독일보다 먼저 인쇄술의 임계점에 도달하지 못하였을까? 답은 조직화된 사회, 문화적 조건의 미비였다. 중국은 한자라는 문자의 한계 때문에, 조선의 경우는 한문 지식이 지위 유지의 기반이었던 식자층 때문에 인쇄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것이다. 반면에 15세기 독일의 경우는 달랐다. 구텐베르크 시대의 새로운 핵심 요소는 자본이었다. 초기 자본주의가 태동해 무역과 기술 성장에 불을 지폈고 이는 투자수요를 부채질했다. 또한 경전으로서 기독교 교리의 통합을 바란 교회 위주의 도서 시장이 잠재 · 성장하고 있었고, 인쇄를 견딜만한 종이 재조 기술, 동전의 주조로 축척된 주형기술이 충분히 발달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일반 대중의 문자 해독률이 전대에 비해 높아졌으며 수요 또한 많아졌다. 이게 핫스팟으로 형성 피드백 루프를 거쳐 좁은 세상 네트워크 법칙이 지닌 고도의 연결성으로 가속화됐다. 근대의 태동이 시작된 것이다.

좁은 세상 네트워크의 법칙
- 거대한, 척도 없는(허브가 지배하는)네트워크에서 두 개의 노드 간의 거리는 통상 여섯 단계 이하로 짧다. 각각의 허브가 추가돼 네트워크의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 상호작용으로 인해 적합도도 높아져서 좁고, 심지어 단 하나로 제한된 세상을 출현시킨다. 그리고 이것이 길찾기의 경로를 구체적으로 지정해준다. 거꾸로 말하면 일단 형성된 세상은 링크로 밀접하게 연결된 허브가 적익부의 법칙을 가속화시킴에 따라 빠르게 팽창한다.


제10장 상상력의 승리

J. M. W. 터너의 일화가 나온다. 낭만주의 끝자락에서 현대 추상미술의 근간이 되었던 화가다. ‘눈보라’나, ‘갑과 갑 사이에 배가 있는 일출 광경’등을 보면 형태를 무시하고 색채를 전면에 내세웠다. 최소 한 세기는 앞선, 샤갈 이전에 나타난 근대미술로의 전환이다. 터너는 당대 사조였던 관념주의와 사실주의에 뿌리를 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화에 대한 혁명적 성취가 가능했던 이유는, 낭만주의 미술에 과학을 통합시켰기 때문이다. 터너는 천문학자 존 허셜, 발명가인 찰스 배비지,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 전기와 자기 분야의 마이클 패러데이와 친분이 있었다. 특히 회화 구도에 있어 ‘자기장 극을 중심으로 한 원형 모형’에서 착안한 모티브를 대담하게 사용했는데, 이게 형태에서 색을 해방시킨 결과를 낳았다. 터너가 감행한 색의 분출은 인상주의, 야수파, 궁극적으로 색면추상(color-field painting: 형태보다 색이 강조되는 추상화법)이 등장할 길을 열어줬다. 패러데이 같은 과학자들이 제안한 추상적이고 보이지 않으며 분화되는 운동력의 세계를 낭만주의의 영적 차원과 하나로 통합해 미술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낸 것이다.

통합의 법칙
- 주요 아이디어 공간에 배태된 지능의 통합은 창조적 도약의 필수요소다. 적익적 법칙을 동력으로 한 이 통합은 그 크기가 핫스팟 법칙의 함수인 티핑 포인트로 이끈다.

이번 단락의 경우가 바로 이 책이 친절하지 못하다고 평하는 부분이다. 내가 미술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었다면, 이번 단락은 단지 글자만 읽고 넘겼을 확률이 농후하다. 단락 자체를 상상력이라 규정했으면, 터너의 그림을 책의 끝부분에 후첨하더라도 최소한 ‘칼라’로 게시했어야 옳다.


제11장 로봇과 시인, 최소 노력의 법칙

최소 노력의 법칙
- 창조된 도약은 확장된 사고에 배태된 지능 네트워크의 생성적 힘을 상상적으로 이용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혹스 유전자에 대해 새로 알았다. 혹스 유전자란, 기관의 위치지도를 만드는 유전자로서 기본적으로 배아세포에 육신의 전후방 축 어느 곳에 붙어야 하는지 지령을 내린다. 변화 하는 환경 조건이 진화하는 유기체에 압력을 가하면 유기체는 ‘지엽적인 적응’을 통해 필요한 기관을 새롭게 변형 · 생성한다. 혹스 유전자가 허브 역할을 함으로서 연결성을 통제함은 물론 동시에 확대시켰다. 가능성의 가상의 그물망에서 단지 확률 있는 특정 형태의 발전만을 허용했다. 부존질서에서 의미 있는 몇몇을 추렴한 셈이다. 혹스 유전자에 배태된 지능의 생산적인 파워를 통해 자연은 최소의 노력으로 거대한 창조적 도약을 이뤘다.


제12장 리더십, 상상력, 위험을 무릅쓰는 기술.

용두사미 기술의 전형적이 결론이 나온다. 요약한다(처음 그림이 이 책 전체의 핵심이다).

이번 장의 모든 원칙이 위험을 무릅쓰고 창조적 도약을 통해 예외적 성공을 이루고자 하는 우리의 능력을 단련시킬 전략이다. 바로 열을 감지하는 법 배우기, 잠재적 티핑포인트 알아보기, 세상‘읽기’등이다. 무엇보다 가깝거나 먼 배태 지능의 그물망을 서핑하는 우리의 상상력을 믿어라. 일단 올라탈 준비만 되면 네트워크 역학의 법칙이 형성한 아이디어 공간이 우리를 대신해 어려운 사고를 다 떠맡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라.



후기.

읽긴 다 읽었는데, 허무하다. 저자가 줄곧 강조한 논점이 비슷한 문장을 타고 단락마다 반복되어 나온다. 물론 글덩이마다 강조점도 다르고 관련 일화도 다르지만, 여러 악기가 비슷한 코드에 음계만 변주되어 동일한 리듬을 따라 연주되는 3곡을 연달아 들은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그러다가 피날레 없이 정박으로 끝맺었다고 할까? 비유가 합당할지는 모르겠다만 그랬다. 특히 결론! 헐리웃 블록버스터의 전형적인 공식처럼 ‘그 시작은 창대하되 끝은 미약하리라.’가 부담 없이 들어맞는다.

앞서 상반기 결산에도 적었지만, 이 책은 ‘링크’에 무척 기댄다. 링크를 아래 블록으로 괴고서야 스마트 월드라는 윗 블록을 놓을 수 있을 정도이다. 만약 내가 링크를 읽지 않았다면, 반 쯤 읽다가 지루함에 못 이겨 침대에 던져 버렸을 수도 있겠다. 둘쑥날쑥한 구성에 헤매는 와중에도 간혹 껌뻑이는 ‘링크’의 아우라가 나를 도왔다. 마치 컴컴한 밤바다에 비추는 등대처럼. 그것뿐이랴. 이해에 있어, 서론부터 시작되는 ‘크릭& 윗슨의 DNA 규명과정’에 관해서는 후쿠오카 신이치의 ‘생물과 무생물’의 도움을 받았고, 후에 윌리엄 터너의 풍경화 일화에 대해서는 진중권의 ‘미학 오딧세이’가 나를 도왔다. 아무리 독서가 ‘적층’이라고 한들 이렇게 많은 사전 지식이 필요했다는 것은 ‘스마트 월드’ 이 책 자체가 독자에게 친절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아님, 내가 상식이 부족해 헤맨 건지도;;)




Ps. 7월의 책이 선정되었습니다!! 간략한 프리뷰는 다음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읽어 주시는 많은 분들 감사할 따름입니다. 건강한 여름나기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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