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 일기] 독서 일기. 통섭, p.7 ~p.1822011.07.06 PM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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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섭, 에드워드 오스본 월슨. p.7 ~ p.182


의도했던 목적은 이게 아니었다. 프리뷰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통섭’의 선택은 ‘링크-스마트월드’로 이어진 ‘네트워크 과학’에 대한 궁금증을 채우기 위한 방편이었다. 그런데, 이게 틀렸다. 통섭은 네트워크 과학과는 별반 관련이 없다. 이른바 네트워크는 ‘허브 노드와의 링크’에 대한 고찰이 주론이다. 수평적이란 말이다. 그러나 통섭은 링크가 적은 각 분야의 수평적 관계를 오히려 수직적으로 놓고 한 줄로 꿰뚫는다는 걸 목표로 한다. 이른바 뿌리 깊고 가지가 많은 ‘나무의 유비’론이다. 대개 현상은 다양하게, 나무처럼 줄기를 가운데 두고 위로는 수많은 가지와 이파리로(관찰 가능한 기술 등), 땅 밑으로도 많은 뿌리(추정·이론화·해석 등)가 갈라져 있다. 통섭은 뿌리와 가지를 연결하는 줄기, 다시말해 분석과 종합을 모두 포괄하는 상호 영향의 분야라 할 수 있다.

182p까지는 5장까지인데, 아직까지 뻑쩍지근하게 기술되어 있다. 서문에서는 뭔가 굉장히 센세이션할 융합의 논리를 전면적으로 내세웠다는 식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5장까지 내용은 바탕 기술임이 분명하다. 도입부분인 1장은 그렇다치고 2장은 학문들의 가지치기를 간략한 도표로 하고(아래 예시), 지식의 통합이 장려된다면 자연과학과 인문학 등이 창조적 예술로 전환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예화로 거론되어 있다.





3장은 계몽사상에 대한 예찬으로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마르키 드 콩도르세(Marquis de Condorcet)’의 일화이다. 콩도르세는 계몽사상의 최후의 아이콘이며 마지막 르네상스인 중 하나라 평가받는다. 여기서 ‘르네상스인’이라고 함은 다빈치처럼 다양한 분야에 능했다는 말이 되겠다. 현대어로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로 번역될 수 있겠다만, 실상은 다수 분야의 마스터를 의미한다고 보면 족하다(세상은 넓고 천재도 많다;;). 또한 뉴턴 등이 위시한 수학의 발달로 인해 자연 현상에 대한 추상적 명료화가 가능해짐에 따라 자연과학이 급속도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강조하며, 씁쓸한 논조로 결국 이와 같은 계몽사상이 프랑스 혁명의 반동으로 결국 감성위주의 낭만주의에게 자리를 내주었음이 정리되어 있다. 부가로 포스터 모더니즘의 난해한 해석도 지적된다.


4장은 자연과학의 방법론에 대한 기술이 주로 있다. 인류가 진화의 투기장에서 가진 세 가지 무기를 호기심, 본질적 속성에 대한 추상화 능력, 그리고 추상화를 공식화해내는 수학이라 꼽는다. 수학의 공식은 물리법칙처럼 문화적 차이를 초월하여 정밀하다.

이를 바탕으로 과학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반복 가능성이다. 다른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수행해도 같은 현상이 나와야 하며 입증되고 반증되어야 한다. 둘째, 경제성이다. 가장 많은 정보를 가장 적은 노력으로 이끌어 내며 그 과정에서 단순·미적형태·추상화가 가능해야 한다. 셋째는 측정이다.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척도에 의해 측정되고 일반화 되어야 한다. 넷째, 발견 기법이다. 정확하고 진위가 재가늠 가능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통섭이다. 다양한 현상에 대한 연결적 기술이 가능하여 한다.

이와 같은 과학의 방법론으로 ‘환원주의’가 예시되어 있다. 환원주의는 대개 강력한 기술 방법이며 복잡한 체계를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채용된 탐구 전략이다. 좁은 범위에 통일성을 지님으로 법칙을 명료화하고 개념적 난점의 발생을 줄인다. 가장 약한 지점을 공략하여 결정적 실험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예컨대 입자물리학에서는 그런 체계가 통제된 복사 현상이고 유전학에서는 번식 속도가 빠른 계체일 것이다. 이처럼 환원주의는 과학의 일차적이고 핵심적인 활동임을 알 수 있다. 반면 환원주의적 분석은 다음 단계의 복잡성에서 한계를 가진 것은 확실하다. 결국 여타 분야의 개념 형성의 확고한 진리는 불가능에 가깝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분명하며 과학은 표류보다는 항해로 닫지 못할 별을 보며 항해하고 있다(과학 도서에 이런 문학적 표현은 나를 감동케 한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매 문장을 경탄하며 읽었다. 또 하나 재미있는 문장. 대개 소설이 소설가 보다 낫듯이 과학 논문은 과학자보다 낫다.).


5장. 드디어 본론의 초입이 등장하는 듯하다(듯하다는 것은 결국 아직 아니란 이야기;;). 앞선 장들에서 숱하게 논의된 과학적 방법에 의해 현 세대들은 훨씬 포괄적인 이론을 갖게 되었다. 자연과학의 발달은 사회과학과 인문학과의 만남을 가져온다. 이와 같은 해후는 환원적 설명과 더불어 예측적 종합도 필요함을 강변하고 있다. 즉, 각 층위의 환원을 통한 설명이 모든 수준의 조직을 가로질러 달성될 수 있다면 반대로 층위를 올라가든 내려가든 모순 없이 당연하게 성립되어야 한다. 이의 예로 아프리카 마술사를 든다. 마술사의 꿈을 프로이드와 칼 융 그리고 하버드 의과 대학의 제이 앨런 홉슨의 활성 · 종합 모델로 설명하고 다시 이를 신경생물학 또 다시 세포생물학으로 분석하고 나아가 사회 문화적으로 조명한다. 결국 이런 게 통섭의 예이다. 복잡성 이론에 대한 논의도 나온다. 현재까지의 환원주의 발전은 카오스 이론이나, 프렉탈 이론 등의 복잡성 이론을 필요로 한 부분에 도달했다. 심원하고 강력한 복잡성 원리는 무한 수에 가까운 (그러나 분명 유한한) 생태계 알고리즘의 파악을 위해 반드시 선취할 단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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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본격적인 주장이 안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논쟁점은 이와 같은 자연과학과의 통섭이 특히 ‘인문학’과 어떻게 결부되느냐란 부분이지 싶은데 등장이 요원하다. 다음 장에서는 사회과학과의 관련성을 논하는 듯 보인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사회적 다위니즘이나 우생학의 예처럼 자연과학이 사회과학과 결부되는 예는 무척 많다. 몇 장이나 더 읽어야 ‘본론’이 나올지 의문이다. 각론의 ‘일화’는 참 산뜻하다만;;




Ps. 보통 독서 일기를 쓰는데, 다시 훑고 쟁점을 요약하고 문장 다듬는 것까지 약 2시간 정도 걸립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겠지요. 솔직히 말해서 나름 애쓴 독서일기를 보다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고 격려 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어떻게 더 많은 분들이 오시고 호응하실 수 있게 할 수 있을까요? 애당초 욕심으로 시작하진 않았는데, 점차 욕심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면 안되는 걸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만, 참 사람 마음이 간사한게 끝이 없네요. 마음을 비워야 하는 게 답이 될런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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