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 일기] 독서 일기. [재난시 필요한 단 한 권] (완독)2011.07.14 AM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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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난이 닥쳤을 때 필요한 단 한 권의 책, 코디 런딘 지음, 루비박스, 2011. (완독)


애초 이달에 동한 호기심은, ‘재난에서의 생존’이었다. 그래서 구입한 게 요 책과 더불어 ‘언싱커블’인데, ‘언싱커블’은 예상대로의 책이었다. 돌발적 재난상황에서 개인과 군중의 심리를 포괄적으로 분석하고 행동양식을 제시하는 도서는 그리 많지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언싱커블’은 상당히 만족할만한 선택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재난심리’ 분야에서 한국어로 출판된 유일한 책이기도 하다. 반면, ‘재난 · 단 한 권’은 심리가 아니라 ‘행동’의 책이다. 재난에 있어 ‘심리’는 재난 상황에서의 본능적 부분을 충분히 통제 가능한 이성의 부분으로 놓는 단기 작업이라면, ‘행동’은 장기 상황에서 사전 준비를 포함한 실제적으로 움직일 때 고려해야할 생존 기술에 대한 장기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재난 · 단 한 권’은 ‘요령’의 책이다.


그런데, 여기서 선택이 어긋났다. 실상 내가 원했던 ‘요령’은 만화 ‘생존게임’처럼 총체적 재난에서 생존 방법이었는데, 위 책은 게임 ‘절체절명도시’와 같이 도시문명에서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구조될 때까지 요구조자가 행해야 하는 며칠간의 ‘적응’ 방법에 대해 기술되어 있다. 그러니 초점이 다를 수밖에. 흔히 자연 속에서 살아남는 서바이벌과는 층위가 다르다. 예를 들어 본다. 각종 서바이벌 책들은 ‘불’을 구함에 있어 갖가지 방법이 나온다. 돋보기를 가지고 필름을 태우는 고전적인 방법부터, 활줄을 만들어 나무와 나무사이에 마른 풀을 놓고 돌리는 원시생활 그대로의 방법까지. 그러나 이 책에서는, ‘라이터와 성냥을 최소 3개(통)이상 상비하고 침수를 막기 위해 비닐로 밀봉한 후 피난가방에 분산하여 넣어둔다.’라 소개한다. 덧붙여 불의 ‘취득’은 그 자체가 생존스트레스로 직결하니 반드시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애당초 문명에서의 재난이 대상이니, 굳이 불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평상시에 얼마나 짜임새 있게 준비해 놓느냐.’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집필은 일장일단이 있다고 보는데, 앞서도 말했듯이 지금 당장 현실에서 가능한 걸로 대비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제시되어 있는 필수 목록이 없을 경우 어떻게 해야 되느냐에 대한 답변은 거의 없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불’과 더불어 생존에 가장 중요한 ‘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오염된 물에 있어, 끓일 수 있는 화기가 없다면 요오드 용액과 염소 혹은 포비돈(빨간약)을 이용하여 정수할 수 있다지만 이를 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생존에 있어 굉장히 유리한 상황이다. 저자의 강조점은, 재난 자체의 대처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 애당초 준비해 놓으라는 것이다. 이른바 ‘피난 가방 챙기기’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와 같이 구구절절 말하는 것보다 피난 가방 챙기는 요령에 대해 간략히 서술하는 게 나은 듯하다. 저자는 아래에 기술될 피난 가방을 2~3개 정도는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가족 모두 의무를 분담할 수 있게 말이다.


[피난가방 쌀 때 고려해야 할 목록]

· 맞닥뜨리는 환경에 적절해야 한다. (거주 지역에 맞게)
· 가볍고 휴대하기 편리해야 한다.
· 방수가 되어야 한다.
· 튼튼해야 한다.
· 체력과 전문지식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 체내 칼로리를 절약해 주어야 한다.
· 부상 시에도 사용할 수 있어 충격과 공황을 막아주어야 한다.
· 구입 또는 제작이 쉬어야 한다.
· 바로 사용할 수 있고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
· 적당한 가격에 효율적이어야 한다.
· 현장 실험을 거쳐야 한다.
· 무엇보다 간단해야 한다!


[피난 가방 싸는 요령]

· 커다란 배낭
· 방수천이나 텐트
· 계절과 날씨에 맞는 옷
· 편한 신발
· 울이나 합성섬유로 된 담요, 또는 침낭이나 패드
· 서바이벌 담요
· 물 소독할 것들(2% 요오드, 10% 포비돈, 염소 용액)
· 끈 달린 물병과 접착테이프
· 위생용품
· 조리가 필요 없는 고에너지 식품
· 지퍼백(반드시 방수)
· 성냥이나 라이터(3개 이상 보관)
· 나이프
· 손전등과 여분의 건전지
· 끈이나 밧줄
· 구급상자
· 뚜껑 달린 냄비(필수!)
· 휴대용 라디오
· 가벼운 가죽장갑
· 놀이도구
· 애완동물 물품(미국에서는 애완동물도 가족이니;;)
· 조그만 거울 (구조 신호 용도 등)
· 호루라기
· 반다나(군대식으로 말하자면, 얼굴까지 가려지는 목토시;;)
· 선크림과 살충제
· 약과 여분의 안경 (가족들의 필요 요구에 따라)
· 약간의 현금
· 휴대전화 (배터리는 최대한 절약)
· 시계


이와 더불어 저자가 무척 강조하는 점은, 심리적 안정과 평온한 감정 상태를 유지하면서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정신력이다. 평상시 건강도 중요하다. 준비에 있어 단순성과 상식의 미학을 잊지 말고 연습하고 대비하는 게 최선이다.





Ps. 이 책의 홍보 문구가, ‘지진과 쓰나미, 태품, 홍수, 화산 폭발… 모든 재난에서 살아남는 법. 생존법 대가가 제시하는 완벽 서바이벌 가이드’ 인데, 저자가 결론 부분에서 ‘완벽은 없고 완벽하다고 주장하는 책은 사기다.’라 호언한다. 책으로만 봐서는 ‘정체성의 반란’이라고 해야할까?(;;) 아. 물론 위의 홍보 문구대로의 책은 아니다. 특수한 상황에 아무래도 개별 방법이 필요하지 싶다. 반대로 이와같은 특수상황에 대비해서 사전식으로 두꺼운 생존 해설서가 교양서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Ps2. 결국 제게 있어서는 ‘뱃살을 빼라’ 라는 말인데요, ㅠ.ㅠ 통계적으로 비만인 사람은 생존 확률이 확실히 떨어진다고 합니다. 저랑 상황이 비슷한 분들은 ‘생활’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라도 운동 좀 하셔야겠습니다.(;;)


댓글 : 6 개
그냥 맨와일드만 잘보면 됍니당
맨와일드는 자연에서 살아남는법이고요ㅋ.. 자연상태와 재난상황은 다르죠..
피난가방에 놀이도구는 왜 있는거지??? 게다가 현금은 많을 수록 좋은거잖아?
cheshire/ 거창한 거 말고 가족이 함께 시간을 달랠 수 있는 간단한 카드 같은 게 생존에 있어 힘이 된다네요. 정서의 문제랍니다.

당연히 현금은 많을 수록 좋겠습니다만, 현금보다 물품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겠죠;;
  • Loon
  • 2011/07/14 PM 12:56
맨와일드 도시편을 보시면 됩니다.
자연 속에서 살아남는 서바이벌이라면
SAS 서바이벌 백과사전 (야생편)이라는 책이 좀 더 가까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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