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리뷰, 프리뷰] 가뭄에 콩나듯 게임 리뷰. [테이블 테니스]2012.06.20 PM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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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블 테니스(Table tennis) -




탁구게임은 비디오 게임의 역사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게임갈래입니다. 아타리사가 만든 퐁(Pong)은 그 갈래 중에서 독보적인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퐁 이전에도 퐁과 같은 상용 게임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1967년에 랄프 베어(Ralph Baer)가 만든 브라운 박스(Brown Box)는 2인용 탁구 게임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는데요, TV에 연결해 사용하는 이 비디오 게임기는 마그나복스 오디세이(Magnavox Odyssey)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습니다.


(사진은 마그나복스 오다세이 광고)

그러나 이 게임기는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고 비디오 게임 상용화의 아버지라는 거대한 타이틀은 마그나복스 오디세이보다 5년 늦은 1972년에 발매된 아타리(ATARI)의 퐁(Pong)에게 돌아갔습니다. 놀란 부쉬넬이 세운 아타리사는 퐁으로 인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비디오 게임이라는 새로운 오락문화를 각인시킨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이후로도 20년 가까이 비디오게임의 최고 업체로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게 됩니다.

그렇다면 아타리의 퐁과 마그나복스 오디세이의 게임은 어떤 차이가 있었느냐? 사실 게임 자체로만 본다면, 그래픽 ․ 사운드 ․ 시스템 등의 모든 측면에서 거의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마그나복스 오디세이는 마그나복스 TV에서만 작동하게 만들었고, 퐁은 모든 TV에서 동작했기 때문에 대중화란 측면에서 퐁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었습니다. 만약 마그나복스 오디세이가 미국의 모든 TV에서 동작하게 만들었다면, 퐁의 영광은 마그나복스 오디세이에 돌아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와 같이 탁구라는 게임은 게임의 발생 초창기부터 유저와 함께 했던 갈래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탁구게임은 그 갈래의 발전으로만 본다면 점차 유저로부터 외면 받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 이유로는 비디오 게임기 하드웨어적 획기적인 발달과 더불어 게임 내적인 발전, 예로 갈래의 세분화 ․ 정교화 등과 특히 내러티브(서사)의 첨가라는 일종의 혁명 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유저들은 사람 두 명이 서로 공 하나를 두고 주고받기를 반복하는 단순한 시스템에는 흥미를 두지 않게 되었습니다.


(추억의 삐요용~`. 탁!)

하지만 도태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탁구게임이라고 이름 붙이긴 했지만 사실 공주고 받기 게임인 퐁(Pong)류의 게임은 패미콤 이후 스포츠의 탈을 뒤집어쓰기 시작했습니다. “비요요옹~. 탁”(;;)의 효과음으로 올드 게이머의 귀에 익숙한 패미콤의 테니스(Tennis)는 퐁(Pong)류 게임의 본격적인 스포츠화를 선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더군다나 본래 테니스라는 스포츠 자체가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스포츠라 판매자에 대한 진입 장벽도 낮았고, 무엇보다 어떠한 게임이든 사람 VS 사람의 대인전의 매력은 형식만 제대로 갖추어지면 항상 재밌기 마련이어서 가능성 자체는 충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그 뒤로도 테니스 게임은 속출했고 최근 차세대기로 넘어오면서 버추어테니스, 탑스핀, 스매쉬코드, 파워스매쉬 등등의 아주 해볼 만한 게임이 각자의 장점을 자랑하며 대거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은 스매쉬코트)

그러나 스포츠 게임으로서의 탁구게임은 명맥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가뭄에 콩 난 듯 발매되었습니다. 비교적 올드 게이머라고 자부하는 저도 탁구게임이라면 유년시절 담배 쩐내 나는 오락실 한 귀퉁이에서 손만 달랑 나온 탁구게임을 본 뒤로 거의 기억에 없을 정도니까요. 최근에야 모션 센서로 무장한 위(Wii) 덕에 휘두르는 즐거움을 바탕으로 한 탁구 게임이 발매되었긴 했지만, 말 그대로 휘두름을 위한 게임이지 진정한 의미에서의 탁구게임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완성도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유야무야 묻혀갔습니다. 그만큼 탁구 게임은 올림픽 정식 종목이라는 위상이 무색할 정도로 마이너하고 마이너한 게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던 와중 테이블 테니스(Table tennis)가 발매되었습니다. 그것도 차세대기로 말이죠. 어찌보면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혹은 인지하지 않았던) 게임이 갑작스레 튀어나왔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장조차 형성되지 않은 탁구게임에 과감한 도전장을 내민 제작사가 어디냐 라는 물음이 절로 나올 법 한데요. 이 과감한 제작사는 바로 락스타 (Rockstar)입니다.

락스타(RockStarGames)는 비디오 게임 유저라면 거의 대부분이 아실만한 게임회사로, 대표작으로는 두말하면 입이 아픈 GTA(Grand Theft Auto)시리즈가 있겠습니다. GTA 말고도 불리(Bully), 맨헌트(Manhunt)등이 있는데요. 간단히 말해 이 회사는 치고받고 싸우고, 수틀리면 칼질에 총질에, 열받으면 자동차로 길가는 행인들을 쳐대는 그런 게임 만드는 데는 세계 최고인 제작사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락스타(Rockstar)가 치받는 게임만 만든 것은 아니고, 미드나잇클럽 LA(Midbightclub LA)라는 준수한 레이싱 게임을 뽑아낸 적도 있습니다(발매 시기상 테이블 테니스 이후지만). 그러나 레이싱 게임의 발매는 락스타의 주력작이 큰 차도둑인 걸 감안해 본다면, 그다지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은 연장선상의 계획된 수순이라고 봐도 무리는 아니겠습니다. 그런 제작사가 생뚱맞게도 올림픽 공식 종목인 초건전 스포츠게임 탁구를 발매하다니, 제작사 사정을 잘 모르는 저로서는 정말 깜짝 놀랄만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게임을...)


(이런 게임을...)


( 이런 게임을 만든 회사가 )


(이런 게임을!!이 아니라..;; ,위 사진은 본문과 상관없음)


( 이런 게임을!!!! )

쓰다보니 서설이 너무 길었네요. 결론은 탁구게임은 희귀하다와 제작사의 의외의 외도가 놀랍다 정도로 줄일 수 있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인 리뷰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정식 발매명 테이블 테니스. 즉 탁구는 심플한 게임입니다. 디자인계의 명언, ‘최고의 디자인은 더 이상 뺄 게 없는 디자인이다.’의 말을 게임으로 옮겨 놓으면 바로 이 게임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그래픽 ․ 사운드 ․ 조작성 ․ 게임구조 등 모든 면에서 깔끔함을 자랑하는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깔끔함은 실기 화면에서부터 알 수 있는데요. 그 중 경기장 특히 관중에 대한 묘사가 압권입니다. 축구 게임이나 농구 게임 등에서 관중처리는 리얼리티의 척도 중 하나일 정도로 무시 못 할 비중을 차지합니다만 이 게임에서는 과감하게 삭제해 버립니다. 이 말은 관객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경기장의 묘사를 경기 테이블에 집중시키고 나머지는 어둡게 처리함으로서 현장감은 살리되 기타 요소에 대한 표현 여백은 게이머의 상상으로 상쇄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이 게임의 그래픽은 캐릭터 둘과 테이블 밖에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의 그래픽은 차세대기적입니다. 즉, 그래픽의 잉여요소를 제거한 대신 주인공에 대한 세밀함을 극대화 시켰다는 거죠. 덕분에 각 캐릭터에 대한 묘사는 매우 뛰어납니다. 인종에 대한 표현은 물론이거니와 어떻게 본다면 국적에도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중국인, 스웨덴인, 일본인의 특징적 (어찌보면 동양인은 눈이 째졌다는 등의 고정관념적) 선수 디자인이 이채롭습니다. (당연히 탁구 강국 한국의 위상에 걸맞게 한국인도 등장합니다.)


(이름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 마음 속에선 의사 안중근님으로;; 태극기와 묘하게 어울립니다.)

모션도 충실합니다. 탁구의 모든 동작이 물 흐르듯 경기 내내 매끄럽게 펼쳐집니다. 풀 포커스 시스템 (일종의 기 모으기 시스템, 발휘 시 매트릭스류의 슬로우 모션;;) 때문에 몇몇 동작은 껄끄럽습니다만, 이는 시스템적 문제로 충분히 용인할 수준입니다. 드라이브는 실제로 있는 힘껏 퍼 올리는 듯 하고, 동네 탁구 용어로 백푸쉬(?)와 깍기(컷트?)도 부드럽게 묘사됩니다. 특히나 스매쉬는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에 절로 힘이 들어갈 정도로, 만약 2mb용 싸닥션 게임이 있다면 공략 동영상으로 삼아야 될 정도로 아주 호쾌합니다. 이와 같은 모션은 선수 개개인의 어빌리티와 맞물려 꽤나 개성 있게 다가옵니다. 스매쉬가 강력한 선수, 발이 빠른 선수, 스핀이 좋은 선수 등의 구분이 가능한 능력치 차이는 선수 외관과 대충 맺어지는 편이라 눈썰미가 좋은 게이머는 선수 외관을 보고도 ‘아. 이 친구는 특징은 대충 이렇겠다.’라고 예측이 가능할 수준입니다.

조작은 매우 단순합니다. 풀 포커스 시스템을 제외한다면 (덧붙여도 간단한 수준입니다만), 탑스핀은 A, 백스핀은 Y, 왼쪽 스핀은 X, 오른쪽 스핀은 B버튼을 누르면 되는 간략한 시스템이라 초보자들이라도 몇 번하다보면 금방 적응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R 아날로그 스틱도 왼쪽으로 기울이면 왼쪽 스핀, 오른쪽으로 기울이면 오른쪽 스핀 등으로 직관적 조작방법을 지원하기는 합니다만, 실제로 해보면 버튼 조작으로 플레이하는 게 무척 편해 웬만하면 스틱 쪽으로는 손이 안갑니다. 여기에 L 스틱 조작이 더해지면, 탁구대 왼쪽 멀게, 오른쪽 가깝게, 네트 걸치기 등의 구석구석 찌르기가 가능하며 LB 버튼으로 툭 건들어 넘기기도 타이밍 무너뜨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조작이라 컨트롤의 재미가 한층 더해집니다.



여기에 사견을 덧붙인다면, 일반적인 테니스 게임을 달리기 게임이라 정의한다면 탁구 게임은 스텝 게임이라 구분 짓고 싶습니다. 설명하자면 테니스 게임은 공이 오면 다다다 달려가서 넘기고 다시 중앙이나 반대편으로 위치 이동하는 식이라면, 탁구 게임은 한 발짝 혹은 반 발짝의 위치이동으로 상대방의 모서리를 공략하는 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해 테니스 게임은 어느 정도 랠리에 인터벌이 있는 반면, 탁구 게임은 인터벌이 극히 짧아 더욱 긴장감과 박진감이 넘친다는 말입니다. 뜬 구름 잡는 식 설명입니다만, 테니스 게임과 탁구 게임을 둘 다 즐겨본 게이머 분들은 저와 같은 느낌을 어느 정도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운드는 거론할 가치가 없다고 봅니다. 배경음악은 메뉴화면이나 선수 등장 시에 게임의 분위기만 살짝 낼 뿐이며, 그 수준은 미디 음악이라고 후려쳐도 될 정도의 간략한 음의 나열인지라 구색을 맞추는 정도라 평할 수 있습니다. 다만 효과음 하나만은 상당히 괜찮습니다. 랠리시 들리는 똑닥 똑딱 똑딱 소리는 적막한 가운데 흘러 게임의 집중도를 높이고 스핀이나 슬로우 모션시 나오는 약간의 효과음은 필살기 분위기를 돋아 줍니다. 이 같은 효과음의 단순함은 앞서 말한 그래픽 표현의도와 일맥상통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랠리에 집중하라. 이 말이죠.


(탁구공의 저 절묘한 위치는 대피 반경?)

게임의 방식은 선수 선택 후 난이도 결정 그리고 수준별 대회 출전으로 진행되어 딱 봐도 이게 뭥미? 할 정도의 간략한 시스템입니다. 게임의 진행도 한 캐릭터로 우승하면 다른 캐릭터나 옷들이 언락되는 방식이라 파고들 요소는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굳이 비교한다면 철권 같은 형식이라고 할까요. 스포츠 게임 싱글 플레이의 필수 요소인 커리어 모드 하나 없다는 것은 반드시 문제로 지적되어할 사안이고, 게임의 생명을 대폭 줄이는 치명적인 약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더욱이 복식 경기가 지원이 안 된다는 점은 분명 어이가 없는 부분이며, 게임을 볼륨을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이 게임은 ‘만들다 만 게임’이라고 혹평 받아도 마땅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스포츠 게임의 본질이 대전이라는 측면에서 승부 겨누기 게임으로는 손색이 없으며 멀티에서 마소사가 원활한 라이브 경기를 지원한다는 걸 감안한다면 접대용 게임으로는 그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어떻게 보면 제작사에서 ‘게임할 친구를 찾아라!’라고 종용하는(?)듯 보이기도 합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 게임과 가장 가까운 게임은 테니스 게임이 아니라 격투 게임이지 싶습니다. 철저한 대전 집중 형식, 캐릭터와 복장의 언락, 무엇보다 상대방의 스핀을 역 스핀으로 갚아주는 카운터 시스템, 콤보 입력과 비슷하게 몇 수 뒤를 내다보며 이끌어가는 시합 전개 방식. 그리고 긴 랠리에서 승리하거나 에이스를 따냈을 때의 도발 화면(이게 은근히 분통터집니다. 격투게임처럼 이걸 입력 식으로 했다면 싸움은 절로 날 듯) 등은 스포츠 게임이라기보다 격투게임에 가까운 재미를 뽑아냅니다. 어쨌거나 결론은, 락스타사는 어찌되었건 간에 확실히 게이머를 흥분시킬 줄 아는 게임사라는 겁니다.

제가 간단하다는 말 리뷰 내내 반복하는데요. 구입 포인트도 간단합니다. 대전을 원하는 당신. 질러라!

이상으로 꼬라 박지호의 날림 리뷰. 테이블테니스였습니다~.


(짝없으면 하지 마셈~.)





(게임기도 짝을 맞추자!)


Ps. 옛날에 쓴 거인데, 다시 올려 봅니다. 이유는 엑스박스가 놀라운 할인 해택! 이라면 320포인트에 이 게임을 판매하네요. 참고하시라고 링크 걸어 봅니다. 320p 라면 부담없이 구매하실 법한 가격.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xbox/139/read?bbsId=G003&itemId=3&articleId=807260
댓글 : 2 개
귀한탁구게임

근데배드민턴은 게임이없을꼬
  • ink7
  • 2013/05/10 AM 11:39
아주 좋은 리뷰네요 탁구 한번 해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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