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 일기] 독서 일기. 우주의 풍경을 그리다.2013.01.22 AM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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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의 풍경(The Cosmic Landscape)- 끈 이론이 밝혀낸 우주와 생명 탄생의 비밀, 레너드 서스킨드, 사이언스북스, 2011.


빨간 띠지 때문에 구입했습니다. ‘엘리건트 유니버스는 없다.’ 작년엔가 엘리건트 유니버스를 읽어서 눈에 바로 들어오더군요. 물리학 개념이 거의 없는 사람의 막무가내 줄임말로 정리하자면, 수학적으로 무리가 없는 5가지 끈 이론을 통합하는 단 하나의 끈 이론. 일명 M이론이 우주를 설명해 줄 수 있다는 것이 엘리건트 유니버스의 결론이며, 지금 첨단에 선 이론 물리학자들은 그 문고리를 거의 잡아당길 수 있는 위치에 와 있다는 거죠. 브라이언 그린은 책 제목 ‘The Elegant Universe’에서 볼 수 있듯이, ‘우주는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되고 정립될 수 있는 우아하고 품격 있는 공간이다.’라고 주장합니다. 뉴턴의 만류인력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처럼 딱 맞아 떨어지는 무엇인가의 법칙이 존재한다고 보는 시각입니다.


반면, 레너드 서스킨드는 이에 반하여, 우주의 ‘풍경’이라는 이론적 배경을 던집니다. 인간원리(Anthopic Principle)에 입각한 주장도 하지요. 인간원리는 우리가 바로 지금 여기에서 우주를 관찰할 수 있도록 세계가 미세 조정되어 있다는 가설적 원리입니다. 뭔가 창조론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죠. 역시 이 이론에 가장 먼저 달려드는 건, 세상에 무엇인가가 우리를 낳게 했다고 믿는 종교적 해석입니다. 저자도 그렇게 인식될 수 있다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물리학적 비유를 그대로 직유로 믿는 왜곡된 해석이라고 반론합니다. 물리학자들이 우주에 대한 경탄으로 흔히 쓰는 비유, ‘설계, 행위자, 신’등의 단어를 종교인들은 믿는 만큼 받아들인다는 거죠. 대표적으로 아인슈타인의 말, ‘신은 주사위놀이를 하지 않는다.’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말하고자 한 건, ‘우주에는 인류가 발견하지 못한 정밀하고 통일된 법칙이 숨어 있다.’는 거였는데 말이죠.


이 책의 저자 레너드 서스킨드는 우주를 정립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법칙은 없다 라고 주장합니다. 세계는 우아한 게 아니라 혼란에 불과한 겁니다. 뭔가 단순하고 깔끔하게 맞아 떨어지는 이론은 나올 수 있을지언정, 그건 물리학자의 머릿속이라는 물리적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표현이 재미있죠? 제가 물리학적 지식이 거의 없어, 설명 드리기가 어렵습니다만, 제가 이해한데로 쓴다면, 지금 우주를 지탱하고 있는 물리적 힘은, 크게 네 가지,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입니다. 중력과 전자기력은 다 아실 테고 강력은 원자핵을 구성하는 소립자들을 강력하게 규합시키는 힘(다른말로 핵력)을 말하고 약력은 소립자 사이의 약한 상호작용을 의미합니다. 이걸 왜 설명하나면, 레너드 서스킨드는 지금 우리가 우연히 거주하고 있는 이 우주가 단일한 우주가 아니라, 위의 힘들이 ‘우연찮게도 인간이 거주하기 딱 좋게 설정된’ 우주의 수많은 풍경 중 ‘하나’라는 겁니다. 우리의 150억살 우주는 엄청나게 큰 메가버스(megaverse)의 아주 작은 일부분이라는 설명입니다. 수학적으로 그린다면, 10에 500승 정도로 수많은 다른 우주가 있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공간이네요;; 인간의 시각적 상상력으로는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수리의 세계죠.


책 읽는 것 자체가 참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엘리건트 유니버스와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엘리건트 유니버스보다 3배는 어려운 듯합니다. 대충 이해하지도 못하고 글자와 문장만 읽어가는 부분이 꽤나 되네요. 아인슈타인의 우주상수도 등장하고 이 우주상수가 왜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는가도 설명을 쭉 하는데, 저 같은 초보는 도저히 소화해 낼 수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나 파인만 도형 설명 같은 경우는, 정말 뜬구름 잡는 내용의 이어짐이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반면, 꽤나 흥미로운 부분도 있습니다. 대개의 잘된 전공서적이 그렇듯, 그 과정의 정밀하고 화려한 전공 용어를 그 문단의 결론에서는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도록 단촐 하고 쉬운 비유로 풀어내거든요. 지금 거의 반 정도 읽었습니다. 책 구성을 보아하니, 이론 배경에 대한 설명이 끝나가거든요. 남은 부분은, 저자와 독자가 함께 상상할 수 있는 블랙홀, 메가버스 정도가 남았습니다. 아... 읽어야죠. ^^;;


덧붙이는 말로, 제가 본격적으로 우주와 관련된 도서를 구입하게 된 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때문입니다. 과학적 통찰을 감성적 기술에 담은 정말 수작입니다. 그 뒤로 평행우주, 엘리건트 유니버스, 그리고 이번 우주의 풍경 순으로 구매했습니다. 딱 접하기 쉬운 수순으로 구매한 셈입니다. 한참 읽고 있는 중이기는 한데, 이 책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난이도가 높습니다. 물리학에 대한 조예가 없으시다면, 엘리건트 유니버스를 재미있게 읽으신 분도 좀 벅찬 면이 있어 보이네요. 마지막으로 한번 훑어보시고 사길 권해드리며, 쌩뚱 맞습니다만, ‘코스모스’같은 책은 꼭 양장본으로 구매하시길 바랍니다. 구매할 가치가 있어요. ^^



Ps. 프리뷰 수준으로 독서일기를 끝맺도록 하겠습니다. 하. 이걸 리뷰할 능력이 없네요. ㅠ.ㅠ
댓글은 항상 감사히 보고있습니다. ^^


chimbang // 책이 상당히 난이도가 있어보이네요;;
댓글 : 3 개
평행우주는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만, 위에 책은 대단히 어려워보이네요 ㅋㅋㅋ
그냥 프리뷰만 봐도 어렵다 ;;
아. 엘러건트 유니버스. 고등학교때 (당시 2003년) 친구랑 돈 모아서 사서 힘겹게 보곤했었는데.......
솔직히 엘러건트 유니버스도 절반만 넘어가면 단순한 글자 읽기 밖에 안되긴 했었지만 말이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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