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 일기] 독서일기. 필요의 아이와 욕구의 아이2013.04.09 AM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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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를 보다 세트 , 박찬영 ; 정호일, 리베르스쿨, 2011.


아하하. [월야환담]의 주인공, 서린과 이사카의 이야기라 생각하시고 들어오셨으면 그건 착각입니다. 하... 하.. 하.. 농담이니. 제발 돌 던지지는 말아주세요. ^^;; 제목을 왜 '필요와 욕구'라 적었냐 하면, 아래의 책들이 필요에 의해서 구매했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의 도서 선정은 대개 읽고 싶다는 '욕구'에 의해 구매했거든요. 그런데, 위의 한국사 책은 한국사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필요'에 의해서 구매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사 시험공부는 해야겠는데, 성미 상 '공부'는 참 못하는 부류라 (저는 진짜 공부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독서와 공부는 좀 다르죠? ^^), 아예 읽을 요량하고 5권 세트를 구매했습니다. 주위에서는 기출 문제 몇 번 풀어보면 될 걸 왜 이렇게 판을 늘리냐 라고 하십니다만, 글쎄요. 이왕 읽을 내용, 쑤셔박았다가 하루 뱉는 것보다, 질겅질겅 씹으며 룰루랄라~ 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50% 할인 하길래, 냉큼 집었습니다.


흔히 보아왔던 국사의 서술방식과는 조금 다릅니다. 단군 조선에 틀을 맞추고 삼국 세 나라가 맥통을 잇기 위해 싸운다는 조금은 작위적인 '당위성'의해서 서술 되었고, '진위가 가려지지 않았다.'는 단서가 붙기는 하나, '화랑세기'나, 책 제목은 뚜렷히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환단고기'에서 나올 법한 내용도 살짝 엿보입니다. 그래서 읽으면서도 '있는 그대로'라기 보다는 '해석의 틀에 맞추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뭐, 워낙 한반도 고대사의 사료가 없는 관계로 서술자의 사관에 의한 적당한 풀이라고 보고 좋게 봐주어서 민족주의 사관이라고 생각한다면 크게 나쁜 평가를 내리고 싶진 않습니다. 단, 이제 국사에 처음 흥미를 가지는 중, 고교생에게는 어쩌면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교과서 보시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이 책들에도 관심을 가지시길 권해드립니다.


이런 사관은 근현대사, 현대사에 들어서도 꾸준히 유지됩니다. 특히 눈길이 갔던 건 김일성의 항일 무장 투쟁에 대한 상세 기술이었습니다. 김좌진의 청산리 대첩, 홍범도의 봉오동 전투와 더불어 김일성의 보천보 전투를 비슷한 분량으로 할애하여 역사적 의의와 함께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정규 교과서라면 꿈도 꾸지 못할 부분이지요. 사실 김일성의 항일 무장투쟁에 대한 연구는 남북 해빙기였던 김대중 정부 때 활발히 이뤄졌습니다. 이 때쯤 북한의 항일 투쟁 관련한 연구가 봇물터지듯 나오기 시작했고 10년쯤 지나자 어느 정도 체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위의 정리는 그 결과물이라 봐도 좋지 싶습니다. 더욱이 상해임시정부와 대한국민의회로 나뉘어진 독립군의 내부 노선 투쟁의 처참한 결과물인 1921년 6월 27일 자유시 참변에 대한 안타까움과 한스러움이 뚝뚝 묻어나는 묘사는 저자가 이념을 넘어 역사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위와 같은 관점과 기술의 잣대는, 국정교과서로의 회귀로 마침표 찍어지는 듯 한 지금의 교과서 논쟁을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흔히 '승자의 기록'이라 불리는 규범적 역사를 탈피하여, 다채로운 이념, 다양한 계층에 대한 시각이 첨부되어 후세대들이 '역사'를 평가하고 재단할 여러 잣대를 지니게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역사는 언제나 반복되고 새로운 현실로 다가오기 때문에 지금 현실을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많은 도구를 보장해 놓는 게 현세대의 의무이자 시대적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뉴라이트와 같은 역사와 아예 괴리된 몇몇 극악한 기술을 제외한다면, 검인정의 틀을 좀 더 개방하는 게 더 바람직한 길이라 여겨집니다.


여튼, 주관적 사관이 좀 묻어나오는 서술을 넘어선다면 사진 자료나 편집 그리고 시대별 지도, 그리고 세계사와 연관한 설명은 꼼꼼하고 눈을 끌기 충분합니다. 기존의 국사책이 문장 중심의 딱딱한 형식이라고 한다면, 이 시리즈는 각종 역사적 유물에 대한 사진 자료와 특히 사진으로 적시한 해당 문화제에 대한 세부 설명이 친절하게 되어 있어 국사를 어려워하시는 저연령층도 충분히 흥미를 지닐 수 있게 구성된 게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대로 역시나 문제는 지은이의 사관이긴 합니다만, 영리하게도 지은이는 단락 끝의 요약 부분에서는 검증된(국사 교과서와 결부된) 내용만 중점적으로 풀이하고 있어, 현행 교과서 이해를 위한 참고 도서로 충분히 활용 가능하게끔 구성해 두어 뭔가 논란의 창끝을 절묘히 피했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정도면, 이해 가능, 허용 가능 범위라는 거죠.


한국사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주섬주섬 보고 있습니다. 저와 비슷하게 준비하시는 분들은 여유롭게 대비한다는 생각으로 구매하셔도 될 듯합니다. 요즘 한국사 시험 동향을 보니, 유물 사진과 지역을 얽어서 출제하는 경우가 많던데요. 그런 시험 형식에 걸맞게 편집된 시리즈라 생각됩니다. 한가지 당부 말씀은, 초반 설명을 보시고 이 책에 대해, 뭐야~. 유사 소설 아니야! 라고 하시면 제가 잘못 쓴 데에서 비롯된 오해이십니다. 민족주의 사관이 주류된 저서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한국사에 대한 약간은 낯선 시각을 즐기시고 싶은 구매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역사에 관심 많은 학생에게도 추천합니다.


자~.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입니다. 다들 월요병 이겨내시고 성큼 다가온 겨울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_(_.,_)_



Ps. 한국사 시험은 우수한 성적은 아니고 턱걸이긴 하지만 바라던 커트라인은 잘 넘었습니다. ^^;;


chimbang// 저는 책을 사 놓기만 하고 읽지를 않으니...흔한 여인들의 가방 수집 같은 느낌도 듭니다;;
댓글 : 3 개
독서광이십니다 레알;;
멋있당
워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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