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 이야기] 전 예전에 신종플루 감염자였습니다.2015.06.04 PM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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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플루라고 기억나실지 모르겠지만 한때 유행했던 신종플루에 대한 백신으로 나왔던 약입니다.

지금 유행하고있느느 메르스와 같이 잠복기가 있었지만, 2주정도 되진 않았던거같아요

처음 고열이 나서 별 생각없이 병원을 갔었습니다. 어려서부터 한번 열이 나면 딱 3일동안 펄펄 끓다가 내려서, 저도 이게 처음엔 '이또한 지나가리' 정도 되는 흔한 감기인줄알았죠

하지만 워낙 메스컴에서 하도 시끄럽게 신종플루로 사망자가 나오네 어쩌네 이러는게 다른 나라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병원엘 가니 신종플루 검사를 해야한다.. 라고 하더라구요

일단 검사에 응해서 코안에 면봉같은걸 깊숙히 넣고 뺏던거같네요. 검사 자체는 크게 아프거나 그러진 않았고 이후 병실에 누워서 링겔을 맞고 쉬고있었죠

아직도 기억이 나는게, 새벽에 잠을 못잘정도로 뭔가 많이 불편하고 식은땀이 났는데 간호사가 와서 체온계를 재더니 급히 달려나가서 뭔가를 바리바리 들고 열을 낮추려고했던게 생각이 나는데, 그게 그 벼우언의 입원 첫날이었습니다.

다음날 의사로부터 신종플루 확정을 받고, 구급차가 오고있으니 병원을 변경해야한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엠뷸런스를 타고 대형 병원으로 갔습니다.

도착하니 의사가 가장 처음 했던말은 타미플루에 대한 복용여부에 대한 동의였습니다.
당시 타미플루가 검증이 되지 않았고 부작용도 많다 라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봤었는데

정말 말그대로

이걸 먹으면 살아남을수도 있지만, 안먹으면 죽는거 아닌가요

라고 하니 딱히 선택권이 없더라구요 ㅎㅎ


새로 지어진지 얼마 안된 병동이었는데 제일 꼭대기층에 신종플루 환자만을 격리시켜놓았었는데

이게 진짜 전 운이 좋았던건지, 새로 생긴 병원에, 가장 꼭대기층의 1인실을 사용하는 거라면 대충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오실겁니다.

병실 겁나 좋아요

정말좋아요. 침대 바로 옆에 대형 TV가 새벽까지 EPL을 봐도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정말 집보다 더 좋았던거같아요


문제는

누워있으면 이대로 죽는건가... 아직 못해본게 많은데 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는겁니다.

마침 그때가 중간고사 기간이었던가 기말고사기간이었던가 시험기간이었던건 맞아 하도 잡생각이 많아져서 공부라도 해야겠다했는데, 안하던 공부가 그런 감정에서 되겠습니까

하물며 시험도 못보는 상황이었는데...


다행이도 정말 다행이도 이후에 열이 떨어지고 완치가 되고 가장 걱정인게 이런 특실에서 일주일정도 지냈었는데 병원비가 걱정이더라구요

나중에 확인해보니 정부에서 지원비가 나온걸로 병원비가 해결이 되었다. 라고 하는데
이래나 저래나 다시는 겪어보고 싶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특히나 병실에 누워서 다른 신종플루 사망자 이야기를 들을때는 정말 최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메르스 관련해서도 자꾸 그때 생각이 오버랩되는데, 저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이 더이상 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댓글 : 5 개
ㄷㄷㄷ
무섭;;;;
검증되지 않은 약을 먹어야 했던 건가요? ㄷㄷㄷ
신종플루때야 뭐... 검증되지않았다기보다 부작용과 보급량이 문제였죠.
  • a48
  • 2015/06/04 PM 01:04
특실에서 기분 좋다가, 이걸로 죽거나 살수있다는 현실을 상기하면 기분이 영 이상했겠네요. 그래도 정부 지원금이 나와서 다행이네요.
  • Ezrit
  • 2015/06/04 PM 01:12
잘 나아서 천만다행이지만... 정말 겪는 동안엔 너무 암담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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