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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토끼 프리카세 페투치네2017.02.04 PM 12:43
Rabbit Fricassée with Fettuccine
이름은 거창한데 뭐 그냥 토끼 까르보나라와 비스무리한 무엇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전부터 토끼는 한번 먹어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질 않았는데 이번 겨울부터 혼자 살게된 김에
평소에 먹어보고 싶었던 걸 하나씩 만들어 먹어보고 있습니다.
레시피는 고든 램지의 The F Word에서 소개된 Rabbit Fricassée with Tagliatelle를 따라했습니다.
아래로는 머리가 달린 통토끼를 해체하는 사진이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동물 해체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요리에 사용할 재료들입니다. 사진에는 버섯과 베이컨이 빠졌네요.
토끼는 동네 정육점에서 사왔습니다. 캐나다에서는 흔하게 구할 수 있는 고기입니다.
물론 지역별로 선호도와 호불호는 갈리는 것 같습니다만.
왼쪽은 평소에도 잘 사용하는 산토쿠와 오른쪽은 오늘 처음 뜯어서 사용해본 데바입니다.
데바는 원래 생선을 해체하려고 산건데 차도 없고 겨울인지라 낚시를 못가서 오늘에서야 처음 써보네요.
사용해본 소감은 데바 절삭력 지립니다 ㅎㄷㄷ 뼈를 자르는데 종이 자르는 줄
웅크리고 있는 토끼를
大자로 펴줍니다.
속에는 콩팥, 심장, 그리고 허파가 들어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용왕님도 탐냈다는 간을 기대했는데 간이 빠져있네요 ㅂㄷㅂㄷ
속의 내용물과 기름을 발라냅니다. 토끼는 기름이 거의 없다고 들었는데
이건 농장에서 사육된 토끼라 그런지 살도 많고 기름도 군데군데 있네요.
그래도 토끼는 토끼인지라 발라낼 기름이 거의 없어서 손질이 편했습니다.
앞다리와 갈비를 몸통에서 분리해줍니다. 머리도 분리했지만 굳이 찍지는 않았습니다.
이제는 뒷다리 차례입니다. 데바로 종이 자르듯 잘라줍니다.
이렇게 분리를 시킨 뒤,
등심, 채끝, 안심을 한꺼번에 분리합니다.
토끼는 워낙 먹을 살이 적기 때문에 저 세 부위를 세세하게 나누지는 않습니다.
처음 해본 것 치고는 살점도 거의 낭비하지 않고 예쁘게 나왔습니다.
버릴 부위도 저것밖에 안 나왔네요. 토끼는 비록 살은 적어도 버릴 부위는 그닥 없는 것 같습니다.
등심은 따로 콩팥등과 보관해둡니다.
나머지 머리, 앞다리, 뒷다리 등뼈와 갈비는 냄비에 넣고 핏물을 빼줍니다.
핏물을 다 빼고나면, 파슬리와 약간의 후추, 소금을 넣고 육수를 내줍니다.
그 다음엔 셜롯과 양송이, 타임을 손질해서 준비합니다.
셜롯은 겉모습은 마늘이랑 비슷한데 속과 향, 맛은 양파와 거의 같습니다.
그리고 베이컨을 적당히 뭉텅뭉텅 썰어줍니다.
팬을 달구고 올리브유를 넣은 뒤
몽땅 넣고 들들 볶아줍니다.
그런 다음엔 화이트 와인을 넣어서 졸여줍니다.
술은 마시질 않아서 가까이 하지 않아 요리에도 처음으로 넣어 보네요.
토끼도 처음, 포유류 해체도 처음, 와인도 처음, 타임도 처음, 셜롯도 처음 ㅎㄷㄷ
얼마정도 졸여지면 이제는 육수를 추가해서 더 졸여줍니다.
육수 거의 다 썼네요 ㄷㄷ
웬만큼 졸여지면 크림을 추가해줍니다.
카페라떼 색이 나올 때까지 졸입니다.
색이 적당해졌다 싶으면 홀 그레인 머스터드를 넣어서 잘 섞어줍니다.
그리고 파슬리를 썰어서 투척
토끼 등심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준 뒤,
팬에 잘 익혀줍니다. 원래는 더 태워도 되는데 저는 빨리 먹고 싶어서 적당히 구웠습니다 //ㅅ//
그리고 이때 육수를 낸 다리부위의 살점들을 발라내 같이 넣고 구워줍니다.
토끼 뒷다리는 닭다리보다 먹을게 많더군요 ㅎㅎ
완성된 소스에 구운 살점들을 잘 섞어줍니다.
이제 면을 삶아주고
면이 다 익을 즈음에 콩팥, 심장, 허파를 구워줍니다.
면을 꺼내서 파슬리와 올리브유와 섞어주고
접시에 올려줍니다. 근데 젓가락으로 해서 플레이팅이 망....
소스를 적당히 뿌려준 뒤 마지막으로 익힌 콩팥등을 위에 올려서 장식해줍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젓가락 탓이 아닙니다. 평소에 제대로 차려서 먹질 않다보니 플레이팅 같은거 할 줄 모릅니다. 흨
어쨌거나 처음 먹어본 소감으로는 토끼는 상당히 닭과 비슷한 맛이였습니다.
비린내나 노린내도 전혀 없고 닭보다 기름도 적고 담백해서 먹기 편했던 것 같네요.
다만 워낙 살이 적어서 치느님에 익숙하신 분들에겐 가격대비만으론 큰 매력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더욱이 토끼는 통으로만 파니 직접 해체도 해야하는 수고로움이 있고요.
생선이나 닭은 손질 해봤어도 그것 이외의 포유류를 손질 해보니 도축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인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일단 부위별로 맛을 평하자면 살코기 부위는 뒷다리가 가장 쫄깃하고 먹을 살이 많아서 제일 좋았고,
등심도 부드러워서 먹기 좋았습니다. 심장은 정말 쫄깃했고 콩팥은 뭔가 다른 동물의 간이랑 비슷했던 느낌이였네요.
허파는 돼지 허파랑 별 차이는 없는 부드러운 맛이였어요.
아직 남은 부위들이 있으니 그건 한국식 토끼탕을 도전해보면 될 것 같네요.
- Today_Type-G
- 2017/02/04 PM 12:54
토끼 1마리 전신샷은 조금 충격이네요 ㅋ
- 까나디엥
- 2017/02/04 PM 01:08
- 돼ZICO
- 2017/02/04 PM 01:08
손질하다가 입맛 다 떨어질 듯 ㅠㅠ
- 까나디엥
- 2017/02/04 PM 01:30
- 가이우스 발타
- 2017/02/04 PM 01:13
- 까나디엥
- 2017/02/04 PM 01:31
- 자리야4
- 2017/02/08 AM 06:23
- 까나디엥
- 2017/02/09 PM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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