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 (주의) 코닐리오 알라 카치아토라2017.05.21 PM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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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을 쓰기에 앞서, 이 글에는 토끼 해체 장면이 숨김없이, 적나라하게 나온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혹시 비위가 약하시거나 동물 해체에 거부감이 드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뒤로가기를 살포시 눌러주세요 :)









 


이탈리아어로 코닐리오는 토끼, 카치아토레는 사냥꾼을 뜻하는 단어들로, 둘을 합치면 이 음식의 이름이 나옵니다.

 

음식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탈리아의 사냥꾼들이 해먹던 음식이라고 합니다. 이 음식은 이탈리아 북부에서 주로

 

닭(폴로 알라 카치아토라)이나 토끼를 사용해 조리한 것이 유래이며 토마토와 허브, 버섯 등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

 

입니다. 물론 바리에이션도 상당히 많아서 딱 뭐만 특정지어 카치아토레라고 할 수 없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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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사온 토끼입니다. 파운드 당 $8로 그리 나쁜 가격은 아닙니다. 제가 사온 토끼는 3.76lbs니까

 

1.7kg가 조금 넘는 크기네요. 지금까지 사먹어본 토끼 중에서는 가장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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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피. 늘 가던 정육점에서 산 건데 포장이 바꼈습니다. 살 때는 냉동되어 있던 터라 몰랐는데

 

해동시키니까 완전 피로 칠갑을 했네요 ㄷㄷ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는데 혹시 거래처를 바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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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물을 빼줬지만 고기 자체에서 피가 덜 빠진 형태라 평소 손질했던 토끼들보다 훨씬 붉은 빛이 돕니다.

 

그래서 싱크대에서 거꾸로 들고 있어봤는데 역시나 피가 쏟아지네요. 이건 뭐 아마추어들도 아니고 무슨

 

도축을 이따위로 해서 납품을 한 건지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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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토끼가 큽니다. 큰 건 좋은데 머리에서 피를 질질 흘려서 뒷처리가 귀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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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과 허파입니다. 심장은 정말 쫄깃하고 허파는 부드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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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망의 간. 지금까지 먹어온 토끼들은 하나 같이 간이 빠져 있었는데 이번에 산 놈은

 

간을 제대로 달고 있네요. 용왕님 체험이 기대됩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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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도 제대로 들어있는데 이 토끼는 상당히 비만 토끼였나보네요. 지금까지 토끼 손질하면서

 

이렇게 배때지에 기름 많이 낀 놈은 처음 봅니다. 이런 뚠뚠이 토끼 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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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축할 때 피를 제대로 안 빼놔서 동맥에 피가 굳어 뭉쳐있습니다. 아놔

 

칼로 따서 긁어내줍니다.




 


 

도축할 때 피를 제대로 안 빼놔서 동맥에 피가 굳어 뭉쳐있습니다. 아놔
 

 

 
 

 

  칼로 따서 긁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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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들은 잘 채취해서 따로 모아 보관합니다. 이 요리에는 쓰지 않았지만 며칠 뒤에 파스타 재료로 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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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엄청 많이 나왔습니다. 뚠뚠이 쉨 X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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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날려줍니다. 원래는 피 나오면 안 되는데 ㅂㄷ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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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위별로 토막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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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냄비에 담아 핏물을 2시간 정도 빼주고 냉장고에 넣고 안전한 이물 속으로 피신합니다.

 

그리고 아침이 밝습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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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잤느냐. 난 잘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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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피를 뺐는데도 또 피가 나옵니다. 걍 귀찮으니 그냥 일단 끓이면서 거품을 최대한

 

걸러내기로 합니다. 육수를 우릴 때 소금간을 조금 하고 후추와 타임을 넣어 향을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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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기름이랑 거품을 잘 건져서 버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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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수 완성입니다. 머리 빼고 다른 부위는 요리에 쓸 것이기 때문에 따로 빼줍니다.

 

머리는 별미니 다음날 따로 먹었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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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져둔 부위들은 앞다리나 살이 별로 없는 부위들이지만 요리에는 들어갑니다. 토끼는 버릴 게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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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들입니다. 셀러리는 그닥 안 좋아하는데 작게 팔진 않더군요. 이날 해먹고도 많이 남았는데

 

셀러리로 뭐 해먹으면 좋죠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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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시간이 걸리고 귀찮은 채소들을 손질해줍니다. 이것만 끝나면 요리는 한 1/3 끝난 겁니다 헤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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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와 등심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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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와 밀가루를 쳐발쳐발 해줍니다. 밀가루 바르면 구울 때 색깔이 더 예쁘게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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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연기가 날 때쯤에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연기가 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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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마리와 세이지, 으깬 마늘 등을 함께 넣고 고기에 색을 입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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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 익었다 싶으면 육수 우릴 때 사용한 고기들도 투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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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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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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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을 네 장만 썰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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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다 입혀진 토끼를 건져내고 그 팬에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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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을 넣어서 달달 볶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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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어느정도 됐다 싶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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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진 채소도 넣어 같이 달달 볶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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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한마리는 접시에 담으니 꽤 양이 되네요 (흡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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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가 다 볶아졌으면 다시 토끼를 팬에 넣어줍니다. 아아 노릇노릇하다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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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포도주를 꼴꼴꼴꼴 넣어주고 알코올이 모두 날아갈 때까지 졸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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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가 졸여지면 육수를 약간 넣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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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웨에에엑한 비쥬얼의 토마토 퓨레를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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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쓰까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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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썬 채소들을 넣어줍니다. 이때 소금간을 더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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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화룡점정으로 양송이 버섯을 많이많이 썰어 준비합니다. 많이많이.

 

버섯은 소중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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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척. 많아보이지만 어짜피 나중에 쪼그라듭니다. 이때도 소금간을 약간 더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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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이 어느정도 익으면 파슬리를 다져서 넣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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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육수를 꽤 많이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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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자작하게 졸여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이렇게 다 졸이면 완성입니다.

 

이제 시식을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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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에 앞서 귀여운 초비코 보고 가실게여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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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조명이 어두워서 사진이... 흨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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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아져랏!






토끼는 한국 요리나 프랑스 요리로 주로 해먹었는데 이번엔 이탈리아 요리로 도전해봤습니다.

 

원체 토끼가 맛있는 고기다 보니 어떤 식으로 먹어도 맛있네요. 특히 소스가 마음에 들었어요.

 

버섯을 많이 넣은 것도 좋은 선택이였던듯 싶습니다 :)





 

 

댓글 : 6 개
이야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군요..
손질할땐 징그럽긴한데 접시 담으니 맛있어 보이네요
채소 다지는게 좀 귀찮더군요 ㅎㅎ 그래도 맛있었어요
포르치니랑 같이해서 리조또로 만들어 먹었었는데

토끼가 생각보다 맛있어서 깜짝 놀랐었네요
토끼 드셔보셨군요 ㅎㅎ 담백하고 기름도 없어서 참 좋죠
토끼가 맛있는 고기군요!
궁금한데 기회되면 먹어 보고 싶네요~
맛있습니다 :) 한국에서도 인터넷으로 주문이 가능하다고 들었어요. 토끼 농장이 군데군데 있나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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