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당국 안보조사… 앱 제거 명령까지2021.07.05 PM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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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국 5억명 이용 모빌리티 플랫폼
美 증시 상장 과정 데이터 제공 관측
형사 처벌 넘어 회사 존립 자체 위협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 공유 업체 ‘디디추싱’ 이용자가 휴대전화 앱을 작동시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디디추싱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자마자 국가 안보를 이유로 조사에 들어갔다. 디디추싱이 미국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데이터를 미국 측에 제공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 당국이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 공유 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에 대해 제재 칼날을 빼내 들었다. 디디추싱의 앞날은 인터넷 공룡 길들이기의 시범 케이스였던 마윈의 알리바바보다 더 암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은 4일 중국 당국이 스마트폰 앱 마켓들을 상대로 디디추싱의 앱을 제거할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이 지난 2일 전격적으로 디디추싱에 대한 안보 조사 개시를 선언한 뒤 이틀 만에 제재 조치가 나온 것이다. 당시 판공실은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를 통해 “국가안보법과 사이버안보법을 근거로 국가 데이터 안보 위험 방지, 국가 안보 수호, 공공이익 보호를 위해 디디추싱을 대상으로 인터넷 안보 심사를 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조사 개시 이유로 든 국가 안보는 벌금 부과, 형사 처벌의 차원을 넘어 회사 존립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문제다. 이 때문에 디디추싱이 미국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데이터를 미국 측에 제공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에서 방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디추싱은 실시간 모빌리티 데이터를 매일 수집해 자율주행 기술 및 교통 분석에 이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리민 디디추싱 부총재는 전날 웨이보에 글을 올려 “디디추싱이 해외 상장을 위해 데이터를 미국에 넘겼다는 악의적인 소문을 들었다”며 “디디추싱은 해외에 상장한 많은 중국 기업과 마찬가지로 국내 사용자 데이터를 국내 서버에 보관한다”고 반박했다.

2012년 설립된 디디추싱은 전 세계 15개국, 4000여개 도시에서 4억9000만명이 사용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디디추싱을 세운 1983년생 청웨이는 알리바바 영업부에서 일을 시작해 창업 전선에 뛰어든 유명한 사업가다. 디디추싱의 전신인 디디다처는 중국 시장 점령에 나선 우버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 택시 기사들에게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했고 경쟁사였던 콰이디다처와 합병해 몸집을 키웠다. 디디추싱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디추싱은 지난달 말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44억달러(약 5조원)의 자금을 새로 조달했다. 중국 기업으로는 2014년 250억달러(약 28조원)를 조달한 알리바바 이후 최대 규모다.

미·중은 증시 감독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임기 말인 지난해 12자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직접 감독·관리하는 외국회사문책법을 도입했다. 반면 중국은 자국 기업에 대한 감독은 당국간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빌리티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디디추싱의 미국 증시 진출을 중국 당국이 껄끄럽게 여겼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디디추싱의 뉴욕 진출에 앞서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기술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홍콩에 추가 상장하며 미국에선 발을 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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