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Fed 이사 '테이퍼링 10월 착수'…깜짝 놀란 美 증시 [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2021.08.03 PM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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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 : https://www.hankyung.com/finance/article/202108036634i

크리스 월러 "이르면 10월 테이퍼링할 수도"
8~9월 고용에 달려..일자리 80만 명대 '관건'

인프라 투자안에 환호하던 증시, 혼조세로
내일 리프트·니콜라 실적 발표..보우먼 연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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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오늘 증시 이슈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오전엔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안이 미 의회를 통과할 것이란 기대로 강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다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고 국채 금리가 급락했습니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1%대로 또 떨어졌습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크리스토퍼 월러 중앙은행(Fed) 이사의 발언은 결정타를 날렸습니다.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던 겁니다.
 
▶뉴욕증시 종합

2분기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델타 변이 확산 및 긴축 우려가 부각되며 소폭 약세로 마감했습니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꼽히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6.69%나 뛴 19.46을 기록했습니다.

다우 지수는 전 영업일 대비 0.28% 하락한 34,838.16, S&P 500 지수는 0.18% 밀린 4,387.16, 나스닥 지수는 0.06% 오른 14,681.07로 각각 장을 마쳤습니다.

 
 
 
오전엔 오름세를 보이며 8월의 첫 개장일을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점심 무렵부터 약세로 전환했습니다.

특히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채 금리가 만기를 가리지 않고 하향세를 보였습니다. 벤치마크로 쓰이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20%로, 전날 대비 0.04%포인트 빠졌습니다. 장중 연 1.15%까지 떨어졌습니다.

 

 
 
개별 종목 중에선 잭 도시의 스퀘어(온라인 결제업체)가 단연 눈에 띄었습니다. 하룻동안 10.22% 급등해 주당 272.38달러로 마감했습니다. 호주 1위 후불 결제업체 애프터페이를 290억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주가도 주당 700달러를 재돌파했습니다. 이날 3.27% 뛰어 주당 709.67달러로 장을 마쳤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2분기 S&P 500에 편입된 기업들의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85.1% 늘었을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현실화하면 2009년 이후 최고의 성적입니다.
▶인프라 투자안, 의회 통과하나

Fed 이사 "테이퍼링 10월 착수"…깜짝 놀란 美 증시 [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

 

오전에 증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던 건 2분기 실적 호조 기대와 함께 1조달러 규모의 초당적 인프라 지출안 덕분이었습니다.

미 상원은 도로와 교량, 광대역, 철로, 수도관, 공항 등에 투자하는 1조달러의 인프라 지출안 문구를 최종 마무리했습니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오는 9일 시작하는 휴회(휴가철) 이전에 표결에 부치거나, 휴회 자체를 일주일 정도 늦춘 뒤 통과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의회를 통과하면 경기 회복 기대가 살아날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Fed 이사 "테이퍼링 10월 착수"…깜짝 놀란 美 증시 [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

 

앞서 상원의 여야 초당파 의원들은 인프라 예산 합의안을 도출했는데, 신규 지출만 따지면 5500억달러 규모입니다. 신규 지출은 도로 다리 등 공화당도 필요성에 공감해온 전통적 인프라 지출입니다. 비교적 쉽게 합의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왔습니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애초 제시했던 4조달러 규모의 투자안이 수정없이 의회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조 맨친 의원 등 민주당 내부에서도 대규모 재정 투입에 대한 반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커진 델타 변이 우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경기 회복을 늦출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증시의 추가 상승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미국 내 사망자 수가 하루 평균 200여 명에 불과하지만 확진자 수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분적인 규제도 다시 도입되는 분위기입니다. 규제가 늘면 여행주가 먼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7일간 하루 평균 7만2000여 명에 달했습니다. 최소 1회 백신을 맞은 성인 비율이 70%에 달하지만다음달 중순까지 최대 30만 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워싱턴대)도 나왔습니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 누적 환자는 총 3500만 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누적 사망자 수는 61만3200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따라 샌프란시스코는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뉴욕도 강력 권고했습니다. 월마트 타깃 등 개별 기업들은 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습니다.

경제 지표 역시 조금 둔화할 조짐이 나타났습니다. 이날 발표된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7월분은 59.5로, 전문가 예상치인 60.8을 밑돌았습니다. ISM의 제조업 PMI는 올 3월에 64.1을 기록하며 1983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지난달 다시 60 아래로 떨어진 겁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데 이어 제조업 지표도 일부 꺾인 겁니다.
▶Fed 인사의 조기 테이퍼링 발언

Fed 내 주요 인사의 테이퍼링 관련 발언이 막판 주요 지수를 끌어내린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FOMC에 매번 참석하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빠르면 10월부터 테이퍼링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지명된 월러 이사는 “이달과 다음달 고용이 80만 명대로 증가하면 테이퍼링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라며 “9월엔 (테이퍼링) 발표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올해의 FOMC 참석자 명단. Fed 이사 한 명이 공석이어서 총 11명이 참석하고 있다. 하단은 내년에 FOMC에 합류할 인사들. Fed 제공

올해의 FOMC 참석자 명단. Fed 이사 한 명이 공석이어서 총 11명이 참석하고 있다. 하단은 내년에 FOMC에 합류할 인사들. Fed 제공

금주 금요일과 다음달 초 미 노동부가 발표할 고용 보고서 내용에 따라 테이퍼링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월러 이사는 “다만 7월처럼 고용 지표가 강하게 나오지 않는다면 (테이퍼링) 상황이 두달가량 밀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월가에선 지난달의 비농업 신규 고용자 수가 78만8000명으로, 전달(85만 명)보다는 적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실업률은 5.7%로, 전달(5.9%)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오늘 이슈 정리 및 내일 일정
오늘 뉴욕증시는 오전에 강세로 출발했다가 오후에 약세로 돌아섰습니다. 가장 큰 배경은 ①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안 통과 기대감 ②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국채 금리 급락 및 경기 둔화 우려 ③ 월러 Fed 이사의 10월 테이퍼링 가능성 발언 등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내일은 또 다른 Fed 이사인 미셸 보우먼이 공개 강연에 나섭니다. 뉴욕연방은행은 가계부채 보고서를 내놓습니다. 7월의 자동차 판매량이 공개되는데, 최근의 부품난이 얼마나 완화됐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리프트와 니콜라, 하얏트호텔, 메리어트, 필립스 등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어떤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느냐에 따라 개별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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