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삼성전자 하이닉스 또 악재 터졌다…中 규제에 반도체원료 규소 석달새 322% 폭등2021.10.06 PM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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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 中정부, 생산 틀어막아
반도체 소재 텅스텐 공급 차질
규소는 석달새 4배 오르기도


중국 정부가 전력난과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대비를 이유로 각종 원료와 원부자재 생산을 틀어막으면서 산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제조업, 배터리는 물론 항공우주·자동차 산업에 광범하게 쓰이는 광물자원 가격은 최근 석 달간 최고 322%나 뛰었다. 한국 첨단 제조업은 미국 정부의 산업 보호주의 공세에 이어 중국발 공급 충격이라는 더블 펀치를 맞고 있다.

5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가장 가벼운 금속으로 스마트폰·PC, 항공우주·자동차·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마그네슘은 이달 1일 t당 8250달러(약 980만원)로 2007년(6000달러)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올해 7월 마그네슘의 t당 가격은 3000달러였으나 전 세계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중국 정부가 감산 또는 생산 중지를 명령하면서 석 달 새 169%나 뛰었다. 반도체 제조와 각종 기계류의 필수 소재인 텅스텐 가격도 심상치 않다. 중국산이 82%인 텅스텐 카바이드의 국제 거래 가격은 작년 10월 1일 ㎏당 29달러 25센트에서 1년 새 40달러 25센트로 37% 올랐다. 반도체 원판(웨이퍼)과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기초 원료인 규소(메탈실리콘)는 이달 4일까지 석 달간 t당 1만4408위안(약 265만원)에서 6만833위안으로 무려 322% 올랐고, 황린(백린) 역시 같은 기간 t당 1만9450위안에서 6만위안으로 200% 넘게 급등했다. 중국 윈난성·쓰촨성 정부는 전력난 때문에 규소와 황린 생산을 억제하고 있다.

이처럼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국내 제조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희토류를 포함한 광물자원은 생산 지역이 제한돼 있을 뿐 아니라 가공과 정제 과정을 사실상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 미국이 최근 전략 광물의 국내 생산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지만 이른 시일 내 공급망을 구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K반도체 공급망 흔들…27년된 영월 폐광까지 재가동


"중국서 쓸 것도 없다"
전세계 희토류의 90% 점유
IT제품 인기에 수출량 줄여
中 채굴에 필요한 전력 부족
잦은 감산지시에 원가 '쑥'

올림픽 앞두고 생산 통제도


美, 반도체 기밀 요구 압박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곤혹
산업부 "미국에 공식 대응"

 

 

 

원본 이미지

 

 

중국 산시성 정부는 지난달 성내 마그네슘 제련 기업 30곳에 연말까지 가동을 일시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대외적인 이유는 중국 전역으로 번지는 극심한 전력난이다. 광산 업계는 내년 2월 열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선제적인 규제 조치라고도 해석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지시를 내리자마자 t당 3000달러 선을 유지하던 마그네슘 가격은 단숨에 5000달러를 넘어 이달 초 8250달러(약 980만원)에 이르렀다. 국제마그네슘협회는 "전례 없는 가격 상승으로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내년 상반기가 돼야 가격이 진정될 듯하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중국 전력난으로 시작된 생산 통제 사태가 전 세계 원자재·공산품 공급망에 전방위 쇼크를 불러오고 있다. 삼성·현대자동차·SK·LG·포스코 등 주요 그룹은 중국 내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을 뿐 아니라 수입 원료 가격 급등 피해까지 고스란히 보게 됐다. 미국 정부가 자국 산업의 패권을 위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 경영 기밀을 요구한 가운데 중국발 공급망 쇼크가 겹치며 복합 위기가 한층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반도체 업계에 닥친 건 황린(백린)과 텅스텐, 규소(메탈실리콘) 가격 폭등이다. 인광석을 기반으로 만든 화합물인 황린은 낸드플래시 공정에 필수 소재로 쓰인다. 또 텅스텐은 반도체 핵심 소재인 육불화텅스텐(WF6)의 원료다. 육불화텅스텐은 반도체에 전기 회로를 따라 금속으로 전기 배선을 내는 금속 배선 공정에 필요하다. 이 밖에 규소(메탈실리콘)는 반도체 원판(웨이퍼)의 기초 재료일 뿐 아니라 태양광 패널용 폴리실리콘의 필수 원료이기도 하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기준 세계 생산량이 텅스텐 82.1%, 규소 67.5%, 황린은 40.3%를 차지했다. 무게가 가볍고 전기 차폐율이 높아 스마트폰·PC부터 항공우주·자동차 소재로 쓰이는마그네슘의 중국산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중국 지방정부는 최근 전력난을 이유로 이들 광물·희토류의 생산을 전방위로 통제하고 있다. 윈난성 정부는 지난달 중순 성내 황린·규소를 생산하는 업체들에 평소 생산량의 90%를 줄이라고 지시했다. 쓰촨성 정부도 마찬가지로 규소 생산 감량을 명령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정부의 생산 통제는 고스란히 이들 광물의 공급망 쇼크로 이어지고 있다. 텅스텐 카바이드 가격은 이달 1일 기준 1년 새 37% 올라 ㎏당 40달러25센트가 됐다. 규소는 지난 7월 1만4408위안(약 265만원)이었던 것이 이달 4일 6만833위안으로 무려 322% 뛰었다. 황린 가격도 같은 기간 1만9450위안에서 6만위안으로 208% 뛰었다.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텅스텐이나 규소 외에도 반도체 생산에 활용되는 필수 광물 가격이 오르거나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업계에서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직접 광산을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지경"이라고 전했다.

스마트폰·가전 등 정보기술(IT) 제조사들도 마그네슘 공급난에 발을 구르고 있다. 마그네슘이 스마트폰과 PC, 각종 전자기기 케이스를 만드는 필수 소재이기 때문이다. IT 제조사들은 이미 반도체 품귀에 코로나19로 인한 동남아시아 공장 가동 차질에 더해 마그네슘 부족까지 겹쳐 피해가 더욱 클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전력난에 따른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중국 모니터링 강화에 나서고 있다. 배터리에 쓰이는 니켈, 망간 등 원자재는 대부분 장기 계약을 맺거나 호주, 칠레 등 공급망 다변화로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소재가 문제다.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전해액과 분리막의 경우 중국 업체 시장 점유율이 각각 65.3%, 51.6%에 달한다. 음극재 70.9%, 양극재 56%, 동박은 41%인 데 반해 한국 업체 점유율은 대부분 10%대에 머무르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도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EV) 생산을 늘리면서 현재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재고 없이 팔려나갈 정도로 공급이 빡빡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제조 업계는 중국 공장 가동 차질도 염려하고 있다. 위니아전자는 중국 톈진의 가전 공장을 현지 정부 지침에 따라 야간에만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기 톈진 공장도 간헐적으로 전력 공급이 제한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디스플레이 패널 공장도 대성산업가스 등 인근 협력사들의 원활한 가동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광저우 일대를 관할하는 광둥성 정부는 이달 들어 산업용 전기요금을 최대 25% 인상했다.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우시의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은 정상 가동하고 있지만 협력사들의 생산 차질에 따른 피해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에서도 희토류 생산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1970년대까지 세계 최대 텅스텐 광산이었던 강원도 영월 상동광산도 폐광 27년 만인 내년 재가동에 돌입한다. 텅스텐은 최근 희토류와 함께 전략 광물로 주목받고 있으며 영월 상동광산은 현재 5800만t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매장량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미국의 반도체 기밀 요구에 대해 한국 정부도 공식 우려 의사를 드러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에 각종 기밀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프랑스 파리에서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측과 만나 우리 기업의 우려 사항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대만 TSMC는 미국 정부 요구에 불응할 방침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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