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최원석의 디코드+] 중국, 태양광패널 이어 풍력발전기 시장도 장악하나2021.11.04 PM 03:08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13일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탈(脫)탄소에 필요한 투자액이 연간 4조 달러(약4700조원)라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 NEF에 따르면 2020년 탈탄소 관련 투자액은 약 5000억달러(약 590조원)로, 2013년의 약 2배였습니다. 자금 용도를 친환경 사업으로 한정한 그린본드(환경채) 발행량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늘어납니다. 금융정보 회사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2020년 세계 그린본드 발행액은 전년보다 26% 증가한 2226억달러(약 260조원)에 달했습니다.

이에 따라 엄청난 자금이 재생가능 에너지 기업으로 유입되고 있는데요. 관련 기업의 양대산맥으로 태양광패널과 풍력발전기 부문을 들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태양광패널과 풍력발전기 부문을 어느나라 어떤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시는대로 태양광패널은 정부의 육성과 맹렬한 투자로 급성장한 중국 기업이 세계 시장의 70%를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작년 세계 태양광패널 시장은 178.5GW(기가와트) 규모였는데요. 기업별 점유율을 보면, 론지솔라가 점유율 14.9%로 1위, 징코솔라가 9.9%로 2위, 트리나솔라가 9.2%로 3위, JA솔라가 7.8%로 4위, 캐네디언솔라가 6.4%로 5위를 차지했습니다. 1위부터 4위까지가 전부 중국 기업이고, 5위에 캐나다 기업이 분전하고 있을 뿐입니다. 세계 태양광 패널 시장의 70%를 중국기업이 휩쓸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중국 태양광패널 기업들은 자국생산에 머물지 않고 해외로 생산기반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징코솔라는 베트남에 태양광전지셀의 원료가 되는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신공장을 짓고 있는데 올 연말 가동이 목표입니다.
다른 한 축인 풍력발전기 시장의 경우, 덴마크 베스타스나 독일 지멘스 등이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골드윈드 같은 중국 기업의 성장세가 무섭습니다.
세계 해상 풍력발전기 시장은 2019년 기준 6.1GW 규모였는데요. 지멘스·가메사리뉴어블에너지(독일·스페인)가 점유율 39.8%로 압도적이고, 베스타스(덴마크)가 15.7%로 그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3~5위가 SE윈드(10.0%), 엔비전(9.5%), 골드윈드(9.4%) 등 전부 중국기업이라는 것이 대단합니다.
해상 풍력발전기 시장보다 규모가 훨씬 큰육상 풍력발전기 시장의 기업별 점유율을 보면, 해상 풍력발전기 시장과 달리 압도적인 1위가 없습니다. 2019년 기준 전체 시장 규모는 54.2GW였는데요. 베스타스(덴마크)가 점유율 20.1%로 1위이긴 하지만, 2위인 중국 골드윈드가 점유율 13.6%로 베스타스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습니다. 3위는 지멘스·가메사 리뉴어블에너지(독일·스페인, 점유율13.0%), 4위는 GE 리뉴어블에너지(미국, 12.5%)이지만, 5위에 역시 중국 기업 엔비전(8.6%)이 포진해 있습니다.
풍력 발전기 부문의 중국 최대기업인 골드윈드 등도 세계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에 힘입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앙아시아 등에서 수주를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시장 진출을 통해 전체적인 비용 절감을 노리는 한편,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사업에서도 큰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1월 10일자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재생가능 에너지 투자가 각국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태양광패널에 이어 풍력발전기에서도 중국기업이 세계시장을 석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