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운 좋은 바보들과 오랑우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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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우스』 님 블로그 -

오크트리 캐피털의 하워드 막스는 2006년 메모 "리스크"에서 이렇게 썼다.

투자 세계에서는 한 번의 대성공이나, 한 번의 극단적이지만 결국 적중한 예측으로 몇 년 동안 잘 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한 번의 성공이 무엇을 증명해 주겠습니까?시장이 좋을 때는 종종 가장 큰 위험을 감수한 사람에게 최고의 성과가 돌아가곤 합니다. 아주 똑똑해서 좋은 시절을 예상하고 위험 자산을 대거 사들일 수 있어서였을까요? 아니면 단지 선천적으로 공격적인 성격인데 우연히 맞아떨어져서였을까요? 가장 간단히 말해서, 우리 사업에서 사람들은 얼마나 자주 잘못된 이유로도 좋은 결과를 얻어낼까요?

나심 니콜라스 탈렙이 말하는 "운 좋은 바보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며, 분명 단기적으로는 실력 있는 투자자들과 구분하기가 어렵다.

워런 버핏은 1984년 "그레이엄과 도드 마을의 훌륭한 투자자들"이란 글에서 2.25억 명 미국인들이 각각 1달러를 걸고 시작해 하루에 한 번씩 경기를 펼치는 동전 던지기 대회를 설명했다. 첫날 맞힌 사람들은 틀린 사람들로부터 1달러를 받고, 둘째 날 다시 이긴 사람들끼리 경기에 나서는 식으로 진행된다. 경기 시작 10일이 지나면, 22만 명이 10번 연속으로 결과를 맞추게 되고, 1,000달러를 손에 쥐게 된다.

버핏은 이렇게 썼다.

이제 남은 이들은 아마도 다소 기고만장해 있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인간의 생리이기 때문입니다. 겸손해지려고 노력을 할지도 모르지만, 종종 칵테일파티 같은 곳에서 매력적인 이성을 만나면 자신의 동전 던지기 게임 기술과 통찰력에 대해 자랑하려 할 것입니다.

다시 10일이 지나면, 20번을 연속으로 맞힌 215명이 남게 될 것이고, 그들은 각각 100만 달러를 땄다. 1달러로 시작해 100만 달러가 조금 넘는 돈으로 바꾼 것이다.

이 때쯤이면 이들은 확실히 이성을 잃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매일 아침 30초의 수고로 20일 만에 1달러를 100만 달러로 만드는 법"이라는 책을 쓰는 사람도 생겨날 것입니다. 심지어 전국을 돌아다니며 동전 던지기 게임의 기술에 관한 강연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는 학자들을 향해 "우리가 동전 던지기 게임의 고수가 아니라면 어떻게 우리 215명 만 남을 수 있었겠습니까?" 하고 반문할 것입니다.

하지만 몇몇 경영 대학원 교수들은 2.25억 마리의 오랑우탄을 대상으로 경기를 시작하였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지적할 것입니다. 즉, 20번의 동전 던지기가 끝나면 20번 연속으로 맞힌 자만한 오랑우탄들이 남을 것이란 것입니다.

아주 중요한 이야기이고, 이 글에서 다시 한번 인용한 이유는 지금도 215마리가 넘는 자만한 오랑우탄들이 있으며, 소액을 주식과 암호화폐에 투자해 어떻게 수백만 달러를 벌었는지 그리고 그런 일을 얼마나 쉽게 할 수 있는지 떠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들 215명 당 팔로워가 215,000명이 넘는다는 점에서, "주식으로 쉽게 부자 되는 법" 이론의 상승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더 설상가상으로, 아주 멀리 떨어진 정글에서 나무에 매달린 채 자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앞에 있는 컴퓨터나 모바일 화면, 유튜브, 트위터, 그리고 모든 곳에 매달려 있다.

조심해야 한다.

자료 출처: Safal Niveshak, "Of Lucky Idiots and Oranguta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