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전쟁 공포에 베팅한 불개미, 한 달 만에 40% 벌어 ‘돈방석’2022.03.05 PM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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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지수(VIX) 추종하는 ETN·ETF 수익률↑

“롤오버 비용 계속 발생…‘단타’ 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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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로 틈틈이 ‘용돈 벌이’를 해온 직장인 박윤호(37, 가명)씨는 지난달 중순 한 파생상품에 2000만원을 베팅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임박하고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기가 커지고 있으니 현금을 들고 있으라는 주변 친구들의 권유도 소용없었다.


박씨의 판단은 적중했다. 투자한 지 보름 만에 2000만원을 약 2500만원으로 불리며 한 번에 월급보다 많은 돈을 번 것이다. 그가 선택한 파생상품은 바로 변동성지수(VIX)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 불안정한 하락장에서 고수익을 가져다주는 상품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며 전세계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서는 단일 종목도 아닌 종합주가지수가 하루 만에 반토막나고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전방위적 경제난이 발생했다. 미국과 유럽 및 아시아 증시도 높은 변동성 가운데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박씨와 같이 고변동성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오히려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리며 헤지(위험 회피)에 성공했다. VIX지수의 상승을 1.5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경우, 한 달 만에 4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변동성 1.5배 추종하는 ‘울트라빅시’, 한 달 수익률 42%


VIX는 미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옵션의 향후 30일 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수다.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의 헤지 수요가 늘어 옵션 가격이 오르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보통 약세장에서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다.


VIX에 직접 투자하기 위해서는 위탁 증거금을 걸고 선물을 살 수 있다. 지수가 오를지 내릴지 롱이나 숏 포지션을 취해 수익을 내는 것이다. 선물 직접 투자는 파생상품에 비해 수수료가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만기가 정해져 있어 청산의 위험이 존재하며 장기 투자 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지닌다.


선물은 만기가 정해져 있어 해당 만기마다 롤오버가 이뤄진다. 롤오버란 만기 전 기존 선물을 처분하고 그 다음 달 선물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선물 가격은 통상 근월물(가까운 달의 선물)보다 원월물(먼 달의 선물) 가격이 높기 때문에, 투자자는 롤오버를 할 때마다 손해를 보게 된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것이 ETN과 ETF다. 운용 보수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롤오버를 증권사나 운용사가 대신 해주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며 편리하다.


전세계 ‘변동성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상품은 바클레이즈의 ‘iPath Series B S&P 500 VIX Short-Term Futures’ ETN이다. VIX지수의 상승을 추종하는 파생상품이다. 흔히 티커를 따서 ‘빅시(VIXY)’라고 부르는 미 자산운용사 프로셰어즈의 ‘ProShares VIX Short-Term Futures ETF’도 대표적인 상품이다. 두 상품 모두 지난 한 달 간 30%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빅시’가 변동성을 1배 추종한다면, 이를 1.5배 추종하는울트라 빅시’도 있다. 프로셰어즈에서 판매하는 레버리지 상품 ‘ProShares Ultra VIX Short-Term Futures ETF (UVXY)’는 지난 한 달 간 수익률이 42%를 넘는다. 레버리지 ETF인 만큼 위험하지만 수익도 그만큼 크다.


다만 해외 ETF나 ETN에 투자하는 경우 세금 부담이 크다. 가령 미 주식에 투자해 1000만원을 벌었다면, 그중 기본 공제액 250만원을 제한 뒤 남은 750만원 중 22%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에 상장한 VIX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신한 S&P500 VIX S/T 선물 ETN C’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8000원대 중반에 거래됐으나 현재 주가는 1만원이 넘는다. 지난달 24일에는 1만100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삼성 S&P500 VIX S/T 선물 ETN(H) C’ 역시 8000원대 초반에서 현재 9720원까지 오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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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스권에서는 ‘VIX 인버스’ 각광 받아


고변동장에서 VIX 파생상품은 좋은 ‘틈새 시장’이 된다. 그러나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변동성에 장기간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TN이나 ETF에 투자한다 해도 롤오버로 인한 손실이 가격에 이미 반영돼있기 때문에, 투자 기간이 길어지면 손해액은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증시 변동성을 키울 만한 특정 이벤트가 발생할 때 ‘단타’를 목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했다.


특히 VIX는 평상시 우하향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다. 증시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커질 때 오르는 VIX지수의 특성 상, 시간이 지나 변동성이 다시 낮아지면 지수도 하락해 제자리를 찾아가기 마련이다.


이 같은 성격을 역이용해 VIX 인버스 상품에 투자하는 전략도 있다. ‘ProShares Short VIX Short-Term Futures ETF’는 VIX지수의 하락을 0.5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인버스 상품인 만큼 롤오버를 할 때마다 비용이 아닌 수익이 발생해, 오래 보유할 수록 꾸준히 이익이 누적된다는 특징을 지닌다.


단, VIX 인버스 상품에도 위험성은 내재돼있다. 변동 폭이 큰 VIX지수의 특성 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리스크가 발생하면 하루 아침에 20~30%의 손실이 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지수 하락을 1배가 아닌 0.5배 추종하는 상품이 인기 있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VIX 인버스 상품들은 증시가 박스권에 있던 2015년에는 투자자들의 각광을 받으며 2년 만에 10배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2018년 미·중 무역 전쟁이 발발하며 하루 만에 95%나 하락했고 결국 줄줄이 상장 폐지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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