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가 아재] 시황 - 우크라이나 사태, 고유가, 러시아, 미중 전쟁2022.03.09 PM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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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 : https://www.youtube.com/post/Ugkx_aHwSb8eRVN2YuRgxaU0CW6Q1AOUJ9Yw

- 『월가아재』님 유튜브 커뮤니티 펌 -

 

하필 제가 출산 때문에 잠수 타자마자 주식시장에 온갖 일들이 벌어지는 바람에, 시황을 다뤄달라는 이메일을 많이 보내주셨는데 너무 여유가 없었어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시황에 대해서는 제가 작년말부터 말씀드리던 생각에서 크게 변한 것은 없습니다. 12월 중순부로 유동성 파티는 끝이 났고, 중기적으로는 Fed의 매파적인 입장이 변하기 전까지는 부정적, 초장기적으로는 2024-2025까진 계속 우상향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포지션도 계속 말씀드렸던 것에서 변함이 없습니다. 단기 트레이딩은 계속 줄여와서 거의 안하고 있고, 작년 말부터 골드에 큰 장기 포지션 쌓아놓았었고, 나머지 일부는 스타트업 투자에 조금 넣어두어 왔는데, 오늘 이제 골드 포지션을 포함해서 조금씩 조정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뷰에 빗대어 보았을 때, 그간 벌어진 우크라이나 침공은 'Fed의 매파적인 입장이 변하는 타이밍'을 늦추는 효과를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 주식시장을 낙관적으로 보았던 분들 일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폭락이 일어나고 있고, 이게 일단락되면 반등할 거라고 말씀을 하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원래 우크라이나 사태같은 국지전 자체는 주식시장에 금방 선반영되기 마련입니다. 현재의 하락은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이 아닌,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에 높아지는 인플레 우려' 때문이라고 보아야 하기에, 향후 주식의 반등 여부는 유가인플레에 달려 있지, 전쟁 사태가 일단락되는지에는 달려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푸틴의 침략 타이밍은 연준과 서방세계의 아픈 곳을 정확히 찌르고 들어온,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인플레 우려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고, 국제시장에서 달러의 위상과 점유율도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그렇게 전방위적이고 강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지난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제재에서, 루블화 가치하락으로 인한 순기능도 있었습니다. 수출대금은 달러화로, 내부 지출은 가치가 떨어진 루블화로 결제했기에 오히려 2016년까지 러시아의 석유 생산량은 증가하였고, 제조업과 농업분야 무역 수지도 대폭 개선되었던 전례가 있습니다.


게다가 대외적으로 독일도 노르트스트림2와 관련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중국도 점점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을 높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서방 세계에 있어서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게 있어서의 우크라이나만큼 핵심적 이해관계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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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바이든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하겠다'는 립서비스만 하면서 NATO회원국만 지키며 우크라이나에 개입하지 않는 모습에서 볼수 있듯이, 지금 사태는 미국에 있어서도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셰일 혁명으로 인해 에너지 순수출국이 된 미국의 입장에서, 자국의 천연가스를 LNG 형태로 유럽에 수출하는 목적이 숨어 있기도 하고, 또 중국이 흔들고 있던 서방 세계의 결속을 다지는 효과도 누리고 있습니다.


푸틴의 입장에서 이런 모든 상황들을 취합해 보면, 속전속결로 우크라이나 침공하여 목표를 달성하기만 한다면, 뒤에 따르는 제재도 생각만큼 강하지 못할 것이고, 강하더라도 버티기만 한다면 고유가와 인플레 요인 때문에 서방세계도 오래는 버티지 못할 것이며, 부수적으로 얻는 정치적, 지정학적 이익도 국내외적으로 많을 것이라 계산하였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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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든 그렇게 침공은 개시되었고, 제재도 시작되었습니다. 다만 푸틴이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크림 반도 때와는 달리 엄청나게 격렬하다는 점, 그리고 SNS를 통한 여론전에서 전세계적으로 밀리고 있어 이런 부분이 각국의 정치인들의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제재도 예상 외로 강력합니다.


그러나 여론전이 그러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긴 하겠지만, 본질을 뒤바꿀만큼 큰 변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비관적인 것일지도 모르지만, 아직도 저는 2015년 파리 테러 사태 당시의 SNS 여론이 기억납니다. 파리에서 130명 가량이 테러로 사망했을 때, 숱하게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 프로필을 프랑스 국기로 도배하며 응원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시간대에 시리아에서는 7만명이 사망하고 있었다는 걸 신경 쓴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몇 주가 지나자, 페이스북 피드에는 언제 그랬냐는듯 컵케잌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여론이 여론에서 그치지 않고 본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그 여론의 주체들의 사활이 그에 걸려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서방 각국에게 있어 우크라이나는 사활이 걸린 문제가 아닙니다. 따라서 그저 여론에 떠밀려 오늘 러시아 원유를 제재하는 초강수를 두고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론 때문이 아니라는 관점을 견지한다면, 현재 미국의 행동에는 상반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연준은 인플레 우려를 외치면서 볼커까지 언급되며 매파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정치외교적으로는 고유가를 불러일으킬 것이 뻔한 러시아 원유 제재를 하는 초강수를 망설임 없이 강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연준의 독립성과 중립성 때문에 그런 거라고 생각할 수 있고, 어찌되었든 러시아를 어떻게든 명분 상 제재해야 해서 어쩔 수 없는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미국이 에너지와 같은 핵심 이익에 있어서 (이라크전에서 보았듯이) 명분 따위를 신경쓴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연준과 미 정부 또한 핵심 이익에 있어서는 반드시 공조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 상반된 부분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까요?


네... 언제나 되돌아가는 레파토리... 이제는 지겨울 정도가 된 레파토리... 미중 패권 전쟁이 있습니다.


중국은 지금 올림픽을 치르고 멀뚱히 제3자로서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지금 가장 짜증이 나고 타격을 입는 것은 중국일 것입니다. 뉴스에서는 딱히 다뤄지지 않았지만, 러시아가 한창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던 2월, 러중 간의 천연가스 30년 딜이 타결되었습니다. 에너지 순수입국인 입장에서,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입장에서, 작년에 석탄 관련한 에너지 대란을 겪은 입장에서, 중국의 안보 최우선 순위 중 하나는 에너지입니다. 중국이 저렇게 남중국해의 섬들에 집착하는 이유 중 하나도, 유사시 미국이 그곳을 봉쇄하면 에너지 수급 상황이 파국에 이르기 때문에 그 바다가 중국의 영해가 되느냐 아니면 미국의 군사활동이 가능한 공해가 되느냐를 가지고 다투는 것이고, 그 바다가 중국에게 있어서는 20세기 미국의 중동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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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에서 러중 간의 천연가스 딜도 악조건으로 가져가게 되었고, 러시아 제재로 인한 고유가 타격도 에너지 순수입국 입장에서 미국보다 크게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시진핑 임기 내 대만을 합병하는 것도 노리고 있는데 러시아가 저렇게 알람(?)을 울려버리고 있으니 미래의 군사적 행동에 제약이 갈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러시아와 중국이 서로 밀월 관계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중앙아시아에서는 물밑에서 영향력 경쟁이 한창입니다. 전통적으로 구소련에 속하고 러시아의 영향력에 있던 XX스탄 국가들에, 중국이 차이나머니와 일대일로를 앞세워 영향력을 강화하는 모습에도 자금력이 부족해 손놓고 있던 러시아로서는 군사적 영향력을 과시할 기회기도 했습니다.


에너지 안보면에서도, 정치외교적으로도 이렇게 손해지만, 경제면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부채와 외국자본으로 지탱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고유가에 따라 심해지는 인플레 때문에 전세계 유동성을 미국과 연준이 흡수해버리면 보통의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견 상반되어 보이는 미국 연준과 정부의 행동이, 중국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타격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인플레 우려 때문에 연준이 매파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외교적으로는 고유가를 부채질하는 듯한 행동 > 중국에게 있어서 최악의 수를 미국이 두고 있는 것입니다. 이미 부채도 많이 쌓여있는데다 해외 자본 의존도도 높은 상황인데, 고유가로 달러가 더 많이 필요하게 되는 동시에 그 달러 유동성을 미국이 거두어 버리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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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제까지 너무 비관적인 이야기만 쏟아냈는데, 이제 세상이 멸망하는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작년 말부터 제가 계속 '중기적으로는 Fed의 매파적인 입장이 변하기 전까지는 부정적, 초장기적으로는 2024-2025까진 계속 우상향하지 않을까'라고 말씀드렸듯이, 위에서 언급드린 파국의 시나리오는 2024-2025에나 나타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년 후반부터 골드에 큰 포지션을 쌓아나갈 때도, '5년 바라보는 장기 포지션이다'라고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지금 골드가 폭등하여 2050까지 와 있는 것도, 제가 이걸 예상해서가 아니라 그저 운좋게 얼떨결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오른 것이라서, 오늘 절반 정도를 청산하였습니다.


아직은 그런 비관적 시나리오가 아닐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이 정도로 중국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CBDC도 준비가 안된 상황이며, 미국의 정치 사이클 상으로도 적기가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가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만일 아까 전에 말씀드린 미국의 상반되어 보이는 행동 - 연준의 인플레우려에 따라 긴축정책을 펼침과 동시에 러시아 원유 제재를 강행하여 고유가를 부추기는 모습 - 이 계속해서 유지된다면, 미국이 중국을 더욱더 코너에 몰아가기로 작정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이런 모습이 보인다면이는 중요한 포인트를 우리에게 시사합니다. 이제 미중(+러) 패권전쟁이 '제 살을 깎아먹더라도 상대에게 타격을 입히는' 마이너스섬의 Phase로 이행했다는 것입니다. 오바마 정권 시절까지의 미중 관계는 플러스섬의 상생 관계에서 서로 더 파이를 많이 가져가는 경쟁이었다면, 트럼프 정권 시절은 제로섬의 관계, 그리고 만약 지금 이러한 방향을 고수한다면 마이너스섬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시그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패권전쟁의 엔드게임을 향해 한발짝 더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아직 그 시기는 아니라 봅니다. 그러니 러시아 문제가 근시일 내로 완전한 해결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시장에 영향은 적게 줄 수준으로 완화되기만 해서, 유가가 다시 안정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중국과의 금융 전쟁 전면전은 지금이 아니라고 안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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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의 뷰는 지금이 그러한 파국의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뜻일 뿐, 이제 곧 조정이 끝나고 전고점을 향해 달려갈거란 낙관론 또한 아닙니다.


우리는 미국이 이미 우크라이나 사태 전부터 매파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는 사실을 상기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조금 지나고 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연준의 향방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면 예전에 언급했던 정책 여력 등등등의 고려 사항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중기적으로는 Fed의 매파적인 입장이 변하기 전까지는 부정적'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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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너무 길어져서 이만 요약을 하겠습니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느 정도 누그러질 때 급반등이 올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긴축에 대한 기대가 확신으로 변해가는 단계일뿐 실질적으로 유동성을 거두어들이는 단계는 아닙니다. 그 말은, 지금 하락장에서 대거 현금화된 자금은 어딘가로 빨려 가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눈치를 보며 대기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급반등 구간이 한번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급반등이 나오더라도 전고점을 향해가는 그런 우상향의 시작은 아직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그 우상향의 시작은 Fed의 스탠스가 변화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뷰는 

- 단기적으로는 우크라 사태가 누그러지기 시작하면 급반등 가능성 있음

- 중기적으로는 Fed의 매파적인 입장이 변하기 전까지는 부정적

- 초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하리라 생각


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듯 합니다. 결국 관건은 Fed의 매파적인 입장이 언제 변하느냐인데, 1) 인플레가 먼저 누그러지기 시작하고, 2) 금리 인상이 몇 차례 되고, 3) 성장에 둔화 조짐이 보인다면 주식에게 있어서 최적의 요건일 것인데, 반등은 3번이 갖춰지기 전에 미리 오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2-3 사이 즈음에 저는 이제까지 많이 두들겨 맞은 테크 주식들을 매수하려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미 보유하고 있는 포지션은, 골드의 경우 2050즈음에서 절반 정도 청산했는데 어차피 초장기 포지션이라서 나머지 절반은 보유할 예정입니다. 만일 원래 매입 평단가였던 1780-1800까지 내린다면 다시 매입을 시작하지 않을까 싶고, 이대로 쭉 오른다면 그냥 추가매수없이 절반만 유지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오일에 대한 숏을 $120~$130대에서 아주 조금씩 분할 진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리스크가 꽤 있는 매매라고 생각해서 최악의 상단은 $140-$160이라 가정한 채로 조심조심 한번에 1/10 정도씩 10번에 걸쳐 나눠서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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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뉴로퓨전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많은 문의가 있었는데 모든 Q&A를 취합해서 다음 주 정도에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많은 관심에 감사하고... 얼른 정신없는 일들을 처리하고, 유튜브도 100인의 투자전설 시리즈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다들 건강 유의하시고... 저도 요새 달리기 못하고 있는 입장이라서 다함께 화이팅입니다. 어제 오랜만에 산책을 했는데, 복리의 마법을 믿는다면 우선 그만큼 오래살려고 건강부터 챙겨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감사합니다.


p.s. 암호화폐 이야기를 빼먹었는데, 바이든이 곧 러 제재의 회피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한 첫 행정명령을 이번 주에 서명할 것이라 합니다. 동시에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암호화폐와 관련한 가능성도 검토하도록 한다고 하네요. 탈중앙화, 탈규제라는 것이 허상이라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지난 번 올렸던 영상과 함께 생각해볼만한 거리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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