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음식료] 이번이라고 다를리가 있을까?2022.04.22 PM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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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춰릿』 님 블로그 펌 -

 


음식료 섹터의 P, Q, C에 대하여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는 필수소비재

 


음식료 섹터를 관통하는 두 가지 전제가 있다.


1. 일반적으로 필수소비재인 음식료 제품의 수요는 가격 비탄력적이다. 따라서, P의 증가만큼 Q가 감소하지 않는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가격인상기에는 가격 인상 효과만으로도 외형을 확대시킬 수 있다.


2. 일반적으로 음식료 섹터의 원자재라 할 수 있는 농산물의 공급은 가격 비탄력적이다. 따라서, P의 증가에 따라 다이나믹하게 Q의 증가가 수반되지 않는다. 다만 누적적으로 이연되어 있는 Q(공급)가 반영되면 시장의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 (공급의 비탄력성은 메모리반도체와도 유사)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팩트는 곡물가의 상승이다. 드럽게 오르고 있다.

오르고 있는 이유를 꼽아보자면 한 둘이 아니다. 


 1) 중국에서는 '20년 이후 ASF 회복 사이클에 들어서면서 돼지사육두수가 늘고 사료, 곡물 수요 증가

 2)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증가(화폐가치는 하락하고, 상품가치는 올라감)

 3) 유가도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고 안오르는게 없음

 4) 물류도 원활하지 않아 물류비 증가

 5) 게다가 작황마저 그리 좋진 않음





게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얹어지는 이슈들이 있다.


 1)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글로벌 소맥/옥수수 생산 및 수출 시장의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2) 특히 우크라이나는 이번 전쟁으로 곡창지대가 훼손되거나, 농업활동에 방해를 받게 된다.

 3) 그리고 전쟁이 촉발한 기타 비용 상승이 얹어지고

 4) 이밖에 스위프트 퇴출에 따른 결제문제, 흑해 항구나 육상 운송 등의 차질 등등 여러가지 문제가 전쟁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보통 곡물가격은 연쇄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 위의 문제들로 인해 주요 곡물 수입 국가에서는 대체 거래선(기존 사던 곳이 아니니까 웃돈을 줘야함-협상력 낮음)을 뚫고, 안전재고(가수요)를 더 쌓아야 함

→ 가격 상승 심리에 따른 투기 수요 유입, 공급 지연 자극(소맥, 옥수수 외 타 곡물가격으로도 영향을 줌)


- 가령 배합비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 예를 들어 가격이 더 오른 곡물 사용을 줄이고, 덜 오른 곡물 사용비율을 높이면 해당 곡물 가격이 상승

- 생산자 측면에서는 가격이 오른 농작물의 생산 유인이 높아지기 때문에, 타 곡물의 생산이 줄어들어 가격을 올릴 수도 있음


그래서 곡물이라는 것은 참 지엽적인 곳에서 별 것 아니게 발생해서도 큰 나비효과가 날 수도 있는 부분인 것 같다. 게다가 최근엔 환율까지 오르면서 우리나라 같은 경우 수입 환경이 더더욱 좋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그러는 와중에 부지런한 농부들의 경작지 증가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고, 그동안 이 가격을 올리던 이슈가 종결(전쟁 등)될 수도 있다. 이러한 가격 안정화는 단시일 내에 오진 못한다. 왜냐하면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공급이 가격에 비탄력적이기 때문이다.


옥수수 딱 기다려. 내년엔 너로 심어주마. 요런 느낌.



대신 가격이 떨어질 때는 또 팍 떨어진다. 디램이랑 똑같다.


음식료에 대해 생각해보자.

사람들은 의식주를 건들면 발끈한다. 특히 식과 주는 일상적인 삶의 안정성과 직결된다.

집값 오르면 사람들 화난다. 똑같다. 식료품 가격 오르면 사람들 화난다. 그래서 항상 명분이 필요하다.


국제 곡물가격의 급등은 큰 명분이다.

그래서 작년 하반기부터 열심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오랜만에 명분이가 오셨다.

그런데 명분이가 쉬이 가지 않을 것 같아서 올해 중에 추가 인상도 가능할 것 같다. 지방선거 끝나면 당분간 선거도 없다.


그러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작물 가격은 팍 뿌러지는데, 올린 제품 가격은 그대로고, 그 와중에 나 좀 친다 하는 애들은 판매량까지 늘면서 르네상스가 온다...........는 것이 5년~10년주기로 도래하는 음식료 관련 구전 전래동화다.





뇌피셜 말고 뭔가 눈에 보이는 근거를 가져온나


사이클은 진짜 오는 것인가?


나처럼 과거 음식료 사이클의 경험이 제대로 없는 사람은 위의 논리를 듣고 재무제표부터 펼쳐본다. 그리곤 갸우뚱한다. "아니, 이정도 매출과 이익 상승으로 이렇게 큰 하나의 사이클을 해먹는다고?"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건설과 건자재 처음 볼 때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2015년에 팍 솟은 이 주가는 무엇인고?"


결국 주가는 미래를 좋게 보고 비싼 값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사람이 많아질 때 오르는 것이고, 적어도 그 시점에서는 숫자로서의 증명도 중요하지만 여러 근거들을 들이밀면서 '이 섹터 좋아요!'를 외칠 수 있는 세일즈 포인트가 중요한 것 같다. 그 세일즈가 잘 되는 시점에 돈이 들어오고 멀티플이 리-레이팅된다.


그런 면에서 음식료는 현시점에 세일즈할만한 면이 보이긴 한다.





- 곡물 상승 사이클은 보통 2~3년을 간다. 그리고 파사삭 꺾이는 하락이 온다.

- 유의미하게 살펴볼 곡물 상승기는 03~04시즌, 07~08시즌, 10~11시즌이 있는데, 그 시즌 뒤에 왔던 05년, 09년, 12~15년(전성기)에는 yoy로 2자릿수가 넘는 하락이 수반되었다.




- 곡물시즌 뒤에는 음식료 가격인상 시즌이 시차를 두고 도래한다.

- 위 테이블에서는 가공식품 CPI의 yoy 증감률을 확인할 수 있다.

- 주요 상승시즌은 04~05시즌, 08~09시즌, 11~12시즌이다. 이는 곡물 상승기와 정확히 1년 차이가 난다.






- 가공식품 CPI 상승률이 높았던 해에는 (서브프라임사태에 따른 노이즈를 제외하면) 음식료주 멀티플이 리레이팅되었다

- 아래 그림을 보면 대략 yoy로 4% 이상 증가하는 해를 소위 '인상시즌'이라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리고 올해 들어 가공식품 CPI yoy가 6%대 이상이 나오고 있고,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 기존 사이클대로 해석하면 곡물가격은 21~22시즌에 상승하고, 가공식품 CPI는 22~23시즌에 상승하며, 이를 기반으로 음식료 섹터 멀티플 리레이팅이 예상된다는 해석도 내놓아볼 수 있다.






그럼 해당 사이클을 잘 반영했던 아이들은 누군가?


최근 사료가 먼저 오른 이유가 있다.





- 이 도표에 대한 해석은 각자의 몫이 될 듯



어떤 전략으로 접근하면 좋을까?


A : 탑다운 아이디어로 해당 섹터 사이클의 도래 쪽에 무게중심을 둔다면, 이전 사이클에서 퍼포먼스가 좋았던 업종을 참고해봐야할 것이다. (가격 전가가 용이할수록)


B : 뭔가 고개가 갸우뚱하다면, 사이클 도래에 따른 아이디어가 부러지더라도 개별 종목으로서 성장이 살아있는 기업들이 좋을 것이다. (게다가 사이클이 맞는다면 레버리지 더 터질지도)


음식료로 인플레이션 헷지를 염두에 둔다면 A+B로 바벨전략을 삼는 전략도 유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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