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월스트리트나우] 이제 희망은 오직 '얕고 짧은 침체'2022.07.02 PM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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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까지 이어지는 사흘간의 독립기념일 연휴를 앞두고 미국인들의 휴가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월가의 많은 시장 참여자가 이미 여행을 떠났고, 시장(유동성)은 매우 얇아졌습니다. 그래서 1일(미 동부 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더욱더 요동쳤습니다.


S&P500 지수는 지난 상반기 20% 넘게 떨어졌고, 이번 주 내내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날 아침 보합 선에서 출발한 지수는 반등의 조짐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전 10시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되자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6월 PMI는 53으로 5월(56.1)이나 월가 예상(54.5)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2020년 6월(52.4)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그보다 높으면 확장, 낮으면 위축 국면임을 나타냅니다. 아직은 제조업 전반은 확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PMI 신규주문 50 하회


하지만 세부 지수가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가장 중요한 세부 지수신규 주문5월(55.1)보다 거의 6포인트 낮은 49.2까지 떨어졌습니다. 24개월 연속 증가세가 끊어지고 팬데믹 초기인 2020년 5월 수준으로 내렸습니다. 또 고용은 5월(49.6)에서 6월 47.3으로 추가 하락했습니다. 2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머물렀습니다. 투입 물가는 5월(82.2)보다 3.7포인트 낮은 78.5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재고는 5월(55.9)보다 0.1포인트 높은 56으로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한 컴퓨터/전자제품 업체는 "밀린 주문은 많지만, 이번 달에 새로 들어오는 주문은 둔화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 의류 업체는 “고객사로부터 재고가 많고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재고가 수요에 맞게 적절하게 조정될 때까지 앞으로 몇 달 동안 주문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ISM의 티머시 피오레 회장은 “미국 제조업 부문은 6월 약간 덜하긴 하지만 수요에 의해 계속 힘을 받았다. 수요에 대한 태도는 여전히 낙관적이었다. 신중한 의견 하나에 세 개의 긍정적 의견이 나오는 수준이었다. 기업들은 계속해서 공급망과 물가를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경기침체 우려에 금리 급락



ISM에 먼저 반등한 건채권 시장이었습니다. 미 국채 금리는 황당할 정도로 뚝뚝 떨어졌습니다. 전날 3.040%에 마감됐던 5년물 금리는 한때 24bp 폭락, 2.774%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10년물도 20bp 가까이 급락해 연 2.798%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 6월 14일 연 3.5%를 찍었던 것을 고려하면 현기증 나는 내림세입니다. 10년물 수익률이 한 달 만에 처음 50일 이동평균선을 아래로 깨고 내려오자 기술적 요인(알고리즘 매매)도 작용했습니다. 월가의 한 채권 트레이더는 "PMI가 급락한 것으로 나오자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커졌고, 안전자산(채권) 선호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합쳐지면서 채권 매수세가 급하게 발생했다. 금리가 급락하자 '숏커버링'까지 가세했다. 이 때문에 모든 수익률 곡선에서 한때 20bp가량 폭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면서 금리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보는 이도 많습니다. 이들이 채권을 공매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금리가 급락하자 숏스퀴즈에 휘말린 것입니다. 그는 "국채가 마치 '밈 주식'처럼 움직이고 있어 예측하기가 어렵다"라며 "최근 시장이 너무 얇아진 데다 긴 연휴까지 앞둔 상황이어서 변동성이 너무 커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채권 금리가 폭락하자 주가도 덩달아 폭락했습니다. PMI가 발표된 오전 10시부터 40분간 나스닥은 0.5% 상승에서 -1% 하락으로 내달았습니다.


오전 10시 40분께 채권 시장이 조금씩 안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날 오후 2시께 10년물 금리는 7.6bp 내린 2.894%, 5년물은 11.4bp 하락한 2.886%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채권 시장과 함께 주가도 함께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특히 오후 들어 상승세를 확대하더니 다우는 1.05%, S&P500 지수는 1.06% 올랐고 나스닥은 0.90% 상승했습니다.





오랜만에 주가가 반등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는 두 가지 큰 걱정이 남아 있습니다.



2분기 GDP 성장률 추정치 -2.1% (연율)


우선 경기 침체 걱정입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이 집계하는 GDP나우는 이날 2분기 국내총생산(GDP) 추정치를 -2.1%(연율)까지 떨어뜨렸습니다. 지난 27일까지 0.3%였던 것을 전날 -1.0%로 낮췄는데, 하루 만에 다시 더 크게 하향 조정한 것입니다. 이날 하향 조정은 ISM PMI의 급락세, 미 상무부가 내놓은 5월 건설 지출이 예기치 않게 0.1% 감소한 데 따른 것입니다. 4월에는 0.8% 증가했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으로 모기지 금리가 급등하면서 건설 투자가 냉각되고 있는 것입니다. JP모건은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2.5%→1%로 하향 조정하고 3분기는 2%→1%로, 4분기는 1.5%로 유지했습니다. JP모건의 마이크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의 예측은 위험할 정도로 경기 침체에 가까워졌다"라면서 "그러나 부분적으로 고용주가 수요가 약한 기간에도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제가 확장세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Fed 워치 시장에서는 Fed가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3.25~3.5%로 인상하겠지만, 내년 초부터는 인하하게 될 것이라는 베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Fed가 돌아설 수밖에 없을 정도로 경기가 악화할 것이란 것이죠. 내년에도 두 차례(25bp 기준)가 아니라 세 차례 내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로 인해 FED가 내년 초부터 금리를 내릴수도



이렇게 경기가 급속히 둔화한다면 기업 이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이 가벼운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으므로 주식 시장에서 다시 매도세가 발생할 위험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올해 주가 밸류에이션이 떨어진 것의 대부분은 금리 상승/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것이고, 앞으로는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밸류에이션이 추가로 더 떨어질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채권과 달리 주식은 경기침체 우려를 덜 반영 (골드만삭스)



실제 기업으로부터 경고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나이키, RH, 배드베쓰앤드비욘드 등이 줄줄이 실적 악화를 경고하면서 재고 확대 등으로 투자를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날 마이크론은 분기 실적(매출 86억4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2.59달러)을 발표하면서 다음 분기 실적에 대해 우울한 전망(매출이 72억 달러, EPS 1.52달러)을 내놓았습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PC와 스마트폰이 예상보다 각각 10%씩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데이터센터 등에도 고객사에 재고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 변화를 고려해 공급 증가를 줄이기 위해 즉각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라며 자본투자 감축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런 마이크론 측의 설명은 이날 ISM 신규 주문 감소를 통해 명확히 확인됐습니다.





이날 아침에는 GM2분기 실적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반도체 부족으로 미완성된 재고가 9만5000대에 달하고 있다면서 2분기 이익이 16억~19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이는 월가 예상 24억~25억 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합니다. 로이터는 또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가 지난달 30일 직원들과 만남에서 "최근 역사상 가장 최악의 것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One Of The Worst Downturns In Recent History)라며 경기 침체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메타는 또 올해 엔지니어 신규 채용을 애초 계획보다 최소 30% 줄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아직도 기업 실적 추정치를 낮추지 않고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분기 석 달 동안 2분기 EPS 추정치는 1.1% 낮췄지만, 올해 전체로는 0.8%를 더 높였습니다. 이 때문에 이런 높은 추정치가 급하게 조정되면서 주가가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강합니다. 22V리서치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투자자의 71%가 2분기 실적이 주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이들은 2022년 EPS를 약 212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는 컨센서스 예측 228달러보다 7% 낮습니다.



여전히 높은 2022년 실적 추정치



'빅 쇼트'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는 트위터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S&P500 지수는 25~26% 떨어졌는데, 그것은 멀티플의 압축이었다. 다음은 어닝의 압축이 될 것이다. 아직 (하락세는) 절반만 지난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마이크론의 콘퍼런스콜은 꽤나 끔찍했고, 저커버그의 말도 매우 신중한 메시지"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월가의 이익 추정치가 높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는 앞으로 (2분기 어닝시즌을 지나며) 몇 주 동안 매우 공격적으로 하락할 것이다. 시장은 이를 예상해왔고 일부 반영도 했다. 하지만 이익 감소를 반영하는 과정은 여전히 약간의 어려움을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월가의 콘센서스가 되어가고 있다. 이번 주 들어선 모두가 침체가 심각하지 않고 얕고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으로선 그게 최선인 듯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2022년 경기 침체의 위험은 내가 6~9주 전에 판단했을 때보다 훨씬 더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노무라2022년 말 경기 침체를 예상했습니다. "얕지만 5개 분기에 걸친 긴 침체가 될 것이다. 그래도 강력한 가계의 재정 상황이 그 깊이를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깊게, 얼마나 빠르게 지나갈까요. 파이퍼샌들러의 마이클 캔트로위츠 수석 투자 전략가는 ISM PMI를 주시하라고 지적합니다. 그에 따르면 1950년부터 따졌을 때 Fed의 긴축으로 발생한 경기 침체(경착륙) 때에는 PMI는 평균 40.5까지 떨어집니다. 그러나 Fed가 긴축이 없었을 때 발생한 경기 둔화(연착륙)의 경우 49.0으로 끝났습니다. 만약 Fed가 긴축하지 않는다면 지금이 경기 바닥일 수 있지만, 계속 긴축한다면 4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경기 침체 발생 시 PMI 지수 최저치 (연준 긴축 여부가 관건) 



다음 주 여러 가지 이벤트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세 가지 정도입니다.





우선 6일(수요일) 오후 2시에 공개될 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입니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그 회의록은 매우 매파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6월 FOMC는 Fed가 말해오던 50bp가 아니라 갑자기 75bp를 올린 회의입니다. 75bp 인상을 합리화하기 위한 강력한 발언들이 들어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두 번째는 8일(금요일) 발표되는 6월 고용보고서입니다. 신규 고용이 중요한데요. 월가는 일자리가 25만 개 생겨났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5월 39만 개보다 많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긴축의 효과가 노동 시장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실업률은 3.6%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전달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온다면 Fed가 더 강력하게 긴축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질 것이고, 10만 개 수준까지 떨어진다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너무 적게 나온다면 금리가 추가 하락하면서 증시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팬데믹 이전의 추세는 월 15만~20만 개 수준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14일 시작되는 2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갑자기 나올 수 있는 기업들의 2분기 가이던스입니다. 사토리펀드의 댄 나일스는 "마이크론이 다음 분기 매출과 EPS를 각각 21%, 37% 낮췄다. 이는 팬데믹으로 수혜를 봤던 PC 스마트폰 등 상품들의 수요가 얼마나 빨리 사라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인"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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