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삼성전자의 TSMC 추월, 난이도 높아지는 이유 2022.07.10 PM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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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지난 30일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보다 먼저 3나노공정에 진입했으며 기존 핀펫(FinFET) 기술이 아닌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했다.


TSMC는 올해 하반기에 핀펫 기술을 사용한 3나노 양산에 진입할 예정이며 GAA 기술은 오는 2025년 2나노공정에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TSMC보다 앞서 3나노부터 GAA 공정을 적용하는 건 TSMC를 넘어서기 위한 과감한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 과연 삼성전자가 TSMC를 넘어설 수 있을까. 삼성전자와 TSMC의 자본적지출(CAPEX), 매출액 등을 통해,선단공정(첨단공정) 경쟁의 향방을 살펴보자.

 


대만반도체제조회사, TSMC


먼저 TSMC가 어떤 회사인지 그리고 창업주는 누구인지 살펴보자. TSMC의 풀 네임은 대만반도체제조회사(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다.


최대 주주는 약 6.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만의 국가개발기금이며 민영화 이후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60~70%에 달한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 공기업이나 은행과 비슷한 지배구조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주가 약 0.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게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모리스 창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약 2조4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TSMC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주/사진=블룸버그



1931년 중국 닝보에서 태어난 모리스 창은 미국 이민 후 MIT에서 기계공학 학사·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서 25년 간 근무하면서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으며 TI 재직 중 스탠포드대학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이런 모리스 창이 1987년 남들이 은퇴하는 56세의 나이에 대만 정부와 함께 설립한 회사가 바로 TSMC다. 모리스 창은 2018년 6월 TSMC에서 완전히 은퇴했으나 지금도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압도적인 규모의 TSMC 매출액과 CAPEX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1·2위인 TSMC와 삼성전자의 매출액을 비교해보자.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TSMC는 매출액 175억2900만 달러로 시장 점유율 53.6%를 기록했다. 압도적인 1위다. 삼성전자는 53억2800만 달러의 매출액으로 점유율 16.3%를 차지했다. TSMC의 매출액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3배 이상이다.


지금 선단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는 건 업계 1·2위인 TSMC와 삼성전자 양사다. 업계 3위인 UMC(대만)는 22나노, 4위인 글로벌 파운드리(미국)는 12나노공정에 머물고 있다.






TSMC와의 선단공정 경쟁에서 삼성전자의 가장 큰 어려움매출액자본적지출(CAPEX) 규모다. 자본적지출은 설비투자를 뜻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TSMC의 매출액은 약 670억 달러, CAPEX는 44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2018년만 해도 TSMC의 CAPEX는 약 110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19년 약 170억 달러, 2020년 약 180억 달러, 2021년 약 300억 달러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해 TSMC는 향후 3년 동안 1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후 투자규모를 1200억 달러로 늘리는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특히 올해 CAPEX는 작년 대비 47% 증가한 440억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다. (매출액 대비 66%)

 

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CAPEX 규모는 올해 약 120억 달러로 예상된다. TSMC의 약 27%에 불과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에서 2030년까지 133조원을 파운드리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지난해 투자규모를 171조원으로 확대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에만 440억 달러(약 57조원)를 쏟아붓는 TSMC에 대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1분기 매출액 53억2800만 달러를 연환산하면 약 212억 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TSMC는 670억 달러), 현실적으로 TSMC와의 CAPEX 격차를 줄이긴 어렵다.

 


TSMC의 지정학적 영향력


인력 규모 역시 TSMC의 3분의 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TSMC의 임직원수는 6만5152명에 달한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의 임직원수는 6만3902명이며 이중 약 2만명이 파운드리 사업부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공정별로 봐도 7나노 이하 공정의 매출 비중이 50%에 달하는 등 선단공정 위주로 사업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7나노 이하 공정에서 TSMC의 점유율은 6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한 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TSMC의 지정학적인 영향력이다. 왜냐면 올해 TSMC의 CAPEX 규모가 예상 매출액(670억 달러)의 3분의 2에 달하는 440억 달러나 되는 데는 지정학적인 이유도 있는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TSMC는 타이난에 3나노, 신주과학단지에 2나노 생산라인을 짓는 등 선단공정 대부분을 대만에 건설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주에만 비교적 앞선 5나노 생산라인을 짓고 있고 중국 난징공장(28나노), 일본 구마모토공장(28/22나노) 등 해외에는 성숙공정 생산라인만 건설하고 있다.


TSMC의 풀네임이 '대만반도체제조회사'이고 대만 정부가 최대 주주인 점을 고려하면 답이 나온다. 대만은 만일 중국이 대만을 무력침공할 경우,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최첨단 생산라인을 대만에 집중시킬 뿐 아니라 TSMC의 파운드리 사업에 대만의 사활을 걸고 있다.


이처럼 TSMC가 매출액, CAPEX, 인력 등 물적 자원과 인적 자원에서 삼성전자를 앞선 상황인데, 지정학적인 이유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의 TSMC 추월하기는 난이도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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