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중국이 미 국채 보유 줄이는 이유2022.07.11 PM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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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연속 774억 달러 어치 매각, 보유액수 12년 만에 최저치

대만 침공 때 미 금융제재 타깃되지 않도록 단계적 줄이기에 돌입한 듯

 


6월 중순 미 재무부가 발표한 지난 4월 현재 국가별 미국 국채 보유 현황이 요즘 화제입니다. 중국이 작년 12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미국 국채 보유를 줄인 것으로 나왔거든요.


5개월 동안 줄인 금액이 774억 달러에 이릅니다. 작년 2월부터 따지면 1년2개월 새 1000억 달러 이상을 줄였어요.


4월말 현재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1조34억 달러로 2010년6월 이후 12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미국 국채 보유를 줄인 것이단순한 경제적 요인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대만 무력 침공 등 미중 간 지정학적 갈등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것인지를 둘러싸고 다양한 관측이 나와요.

 




◇1년2개월 새 1000억 달러 이상 줄여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인 일본도 미국 국채를 팔아치우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3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를 넘어가자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이후에도 대대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했죠.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내려가니 보유 채권을 팔아치우는 건 시장 원리에 부합하는 일입니다. 일본 역시 3월 한 달 동안 700억 달러 이상의 미 국채를 팔았어요.




미 재무부가 6월15일 발표한 주요 국가의 지난 1년간 월별 미국 국채 보유액. /미 재무부



다만, 그 배경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은 3월초부터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죠. 일본 정부는 국채를 팔아 확보한 달러를 환율 방어에 주로 투입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반면, 중국은 외환 보유 형태를 다양화하려는 측면이 컸어요. 중국 정부가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국채 판 돈을 원유 확보 등에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미중관계의 시금석

 

중국은 미국 국채 사랑이 대단한 나라죠.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무역을 통해 번 돈을 미국 국채 구매에 쏟아부었습니다. 2008년9월엔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보유국이 됐죠. 2019년6월 1위 자리를 일본에 내줬지만, 여전히 세계 2위 보유국입니다.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어요. 미국 국채는 수익률이 높지는 않지만, 외환 당국 입장에서는 안전 자산입니다. 부도 위험이 없는 거죠. 또 언제든 시장에서 팔아 현금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대미무역에서 막대한 무역 흑자를 거두는 중국으로서는 미국에 우호의 의사를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해요. 통상 미중관계가 좋을 때는 미 국채 보유가 늘고, 관계가 악화하면 줄었습니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사상 최대 규모였던 시기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기였던 2013년11월이었어요. 당시 보유 규모는 1조320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중국 내에서는 연초부터 미국 국채 보유를 줄여야 한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왔어요. 중국은 해외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이 2조 달러 정도 됩니다. 미 국채 보유액수가 1조 달러가량 되니순자산의 절반을 미국 국채로 보유하는 있는 셈이에요. 이 비율이 너무 높아서 안전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미중 지정학적 충돌 때 위험”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국제금융보는 5월23일 자에서 “미국이 금융을 무기로 사용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어요. 미국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자 미국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외화보유액 90억 달러를 동결했고, 러시아 제재를 위해 러시아 지도층과 중앙은행이 서방국가 금융기관에 넣어둔 자산 3300억 달러도 제재 대상으로 삼았다는 겁니다.


러시아가 미국 국채 보유를 줄인 사실도 거론했더군요. 2010년 1763억 달러에 달했던 러시아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2014년 860억 달러로 줄었고, 2018년에는 132억 달러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지금은 20억 달러 수준이라고 해요.




5월15일 칭화대에서 열린 경제 포럼에서 위융딩 중국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이 발표하는 모습.

그는 "미중 간에 지정학적 충돌이 발생하면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의 안전성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칭화대



유명 경제학자인 위융딩 중국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은 지난 5월 칭화대 주최 포럼에서 “미중 간에 지정학적 충돌이 발생하면 중국의 해외자산의 안전성이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며 외환 보유액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대만 무력 침공 등으로 국제 사회가 대중 제재에 나서면 미국 국채가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믈론 중국이 당장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다 팔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미중 경쟁이 치열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3대 교역 대상국이죠. 양국 간 거래에서 중국은 막대한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계적으로 미국 국채 보유를 줄여가면서 그 돈을 원유 비축, 해외 광산 매입, 황금 구매 등에 사용하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입니다.




댓글 : 2 개
요즘 전쟁 잘못하면 경제도 타격오나 준비하는 거겟죠?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만 해도 러시아의 고전에 중국이 대만 침공을 포기할 거란 의견이 많았죠. 하지만 아시다시피 지금은 러시아, 중국, 인도, 중동을 제외한 온 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난리인 상황입니다. 만약 서방측 지도자들이 유권자들의 불만에 굴복해 휴전이 성사된다면 러시아는 큰 타격없이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게 되겠죠. 그러면 중국도 대만 침공이 시도해 볼만한 도박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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