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믿을 게 주식밖에 없다고?...'TINA 시대 끝났다'2022.09.25 PM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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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충격, 경기침체 우려에 '주식 외엔 대안 없다' 시들

투자자들 '현금보전 모드'...MMF, 단기채권 등에 자금 쏠림

 




 

"'티나'와 '욜로'의 세계가 갑자기 멈춰섰다."


맥스 케트너 HSBC 수석 다중자산 전략가는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우리는 분명 체제전환(regime shift)을 목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티나'는 '대안이 없다'(there is no alternative)는 의미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 무너진 뒤 이어진 증시 급반등의 이유를 주식 외엔 '대안이 없다'는 데서 찾았다. 


'인생은 한 번뿐'(you only live once)이라는 뜻의 '욜로'도 주식으로 대표되는 '고수익 위험자산'으로의 쏠림을 부채질하며 증시 반등을 뒷받침했다.


케트너는 2020~2021년의 '티나'와 '욜로'의 세계가 갑자기 멈춰선 건 성장둔화와 고인플레이션의 결합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주식보다 단기채권이 더 낫다는 판단 아래 자산을 배분하고 있다고 한다. 시장의 우려가 인플레이션에서 성장으로 확실히 넘어가면 '안전자산'인 채권에 더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케트너의 팀은 지난달에 이미 현금자산 비중을 높이고, 주식 비중은 최대로 낮췄다.

 

 

◇주식보다 채권..."변곡점 지났다" 

 


미국 기준금리(파랑, 왼쪽, 상한 기준 %)와 소비자물가변동률(전년대비 %) 추이 / 자료=FRED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추락했던 글로벌 증시가 급반등하자, 시장엔 절호의 기회를 혼자만 놓칠지 모른다는 공포(FOMO·fear of missing out)가 번졌다. 너나 할 것 없이 증시로 몰렸고, 대형기술주가 랠리를 주도하며 투자자들의 배를 불렸다. 


공짜 주식 거래앱과 온라인 토론방 등을 통해 모인 초짜 개인투자자들은 이른바 '밈주식'에 열광하기도 했다. 입소문을 타고 뜬 종목들이 뚜렷한 근거 없이 급등락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몇 년간 월가 투자매니저들은 대형기술주를 매입해 수익이 쌓이는 것을 지켜보면 그만이었는데 이런 시절은 이제 끝났다고 꼬집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충격으로 현금성 자산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단기채권, 변동금리채권 등에 이르는 저위험 자산이 주식의 대안으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투자 위험이 낮으면 기대 수익도 적기 마련인데, 일부 저위험 자산은 최근 수익률이 4%를 웃돌 정도다. 


올여름부터 감지된 일련의 변화는 이달 들어 부쩍 속도가 빨라졌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자, 시장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치를 높여 잡게 되면서다.  


금리인상 수위가 더 높아지리라는 관측은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견에서 사실상 침체 가능성을 인정했다.  


피터 채트웰 미즈호인터내셔널 글로벌 매크로전략트레이딩 책임자는 채권이 주식보다 더 많은 가치를 내줄 변곡점을 지난 셈이라고 풀이했다. 대폭적인 금리인상은 물론이고,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감안한 프리미엄이 채권시장에 다시 반영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를 둘러싼 우려는 기업 실적에 하방위험으로 작용해 증시에는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금보전 모드'에 증시도 보수성향

 


미국 국채 2년(빨강)·10년물 금리 추이(%) / 자료=FRED

 

미국 단기 금리 기준물인 2년 만기 국채 금리(수익률)는 최근 4.1%를 웃돌아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 1개월 동안 0.8%포인트 넘게 뛰었다. 이에 반해 미국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은 올 들어서만 20% 추락했다. 블룸버그는 채권이 주식에 비해 10년여 만에 가장 큰 수익을 내주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실시한 최신 설문조사에서도 현금이나 단기채권에 대한 자금 쏠림 현상이 돋보였다. 단기채권 ETF(상장지수펀드)에 역대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고, 현금성 자산에 비중확대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밝힌 매니저 비율도 62%로 역대 최고였다. 반면 펀드매니저들은 모두 주식 투자 비중을 역대 최저로 낮췄다. 


앤드류 시츠 모건스탠리 수석 교차자산 전략가는 최신 투자노트를 통해 교차자산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현금과 단기채권의 변동성이 점점 낮아지고, 수익률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팬데믹 이후 증시 랠리를 뒷받침한 초저금리와 통화부양이라는 기반이 무너지면서 조성된 빠듯한 금융환경이 투자자들을 '현금보전 모드'로 몰아넣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는 증시에도 반영돼 재무상태가 탄탄하고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들이 각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인상 공세가 경기침체 위험을 높이며 경기연착륙(소프트랜딩) 가능성을 낮추고 있는 만큼 장기채권의 투자매력 또한 더 커질 것으로 본다. 특히 금리인상 행보가 정점에 도달해 연준이 통화긴축 속도를 늦출 신호를 주면 더 그럴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장기금리 기준물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수익률)는 최근 2011년 2월 이후 처음 3.7%를 넘어섰다. 지난 1개월간 0.6%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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