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월스트리트나우] 일부러 주가 폭락시킨 파월 '최종 금리 더 높을 것 '2022.11.03 PM 01:14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LINK : https://www.hankyung.com/finance/article/202211033131i

 

 


"내가 하려고 하는 건 우리가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있고, 우리가 충분히 제약적이라고 생각하는 수준에 기준금리가 도달하려면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걸 통화정책 성명서에 넣었고, 중요한 단계로서 목표로 적어놓았다. 나는 또 우리가 9월에 추정한 최종금리 수준이 지금 들어오는 데이터에 따르면 실제로 더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 말은, 만약 우리가 오늘 경제전망(SEP)을 내놓았다면 그건 실제 더 높아졌을 것이란 얘기다. 인플레이션이 내려온다는 느낌이 없는 상황이다. 지금 금리 인상 중단을 논의한다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고, 정말 우리가 할 얘기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너무 충분히 긴축하지 않거나 너무 빨리 완화하는 실수를 하지 않으면서 이 일(인플레이션 안정)을 완수하려 하는 우리의 맹세를 사람들이 이해했으면 한다."





제롬 파월 의장은 정말 작심한 듯했습니다. 어찌 보면 지난 8월 말 잭슨홀 회의 연설 만큼이나 매파적이었습니다. 위의 발언은 한 기자가 기자회견에서 "지금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다"라고 묻자 한 답변입니다.


2일(미 동부시간)은 모두가 기다리던 'Fed 데이'였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하는 날이죠. 발표가 나오는 오후 2시까지 뉴욕 금융시장은 짙은 관망세를 보였습니다.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2% 내림세로 출발한 뒤 보합권에서 오락가락했습니다. 금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년물은 4.52% 수준, 10년물은 4.04% 수준의 전날과 비슷한 보합권에 머물렀습니다.


오후 2시 FOMC는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75bp 올려 3.75~4%로 만들었습니다. 핵심은 통화정책 성명서에 새롭게 들어간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할 때 그동안 긴축 통화정책의 누적적 효과 및 통화정책이 경제와 물가 등에 미치는 시차, 경제 및 금융 상황의 진전을 고려하겠다""라는 문구였습니다. 지난 3월부터 375bp나 올렸으니 이제는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입니다. 오는 12월부터는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출 것이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것이죠.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오늘의 FOMC 발표를 전환(pivot)이라고 부르지는 않겠지만 Fed는 누적적 긴축의 지연 효과를 기다려야 할 필요성을 인정함으로써 그에 대한 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데이터에서 그 근거를 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FOMC 성명서 (수정된 문구)

→ 최종 금리 상향 시사,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초기 시장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주가는 순간 급등해서 다우는 1% 넘게 올랐습니다. 그리고 금리는 급락했습니다. 10년물은 3.978%까지 떨어졌고, 2년물은 10bp 이상 내린 4.437%까지 내렸습니다.


물론 성명서엔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듯한 새로운 단어도 들어 있었습니다. 기존의 "지속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는 문구를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는데 '충분히 제한적인'(sufficiently restrictive)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바꾼 것입니다. 최종금리를 더 높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시차와 누적적 효과를 고려하겠다"란 비둘기파적 문구와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폴 맥컬리 핌코의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OMC 발표 직전 "Fed는 금리 인상 속도는 낮출 수 있지만, 최종금리는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그래서 금융여건을 계속 긴축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는데 그의 예상이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30분 뒤 열리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월가 일부에선 약간의 불안감이 노출됐습니다. 통상 성명서가 비둘기파적일 경우 기자회견이 매파적이고, 성명서가 매파적이면 기자회견에서 비둘기파적으로 발언해 균형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불길한 예상은 맞았습니다. 파월 의장은 정말 매파적이었습니다. 그의 주요 발언들을 전합니다.





▶12월에는 50bp 인상?

=어느 시점이 되면 금리 인상의 속도를 낮추는 게 적절할 수 있다. 빠르게는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다음 회의 아니면 그다음이 될 수 있다.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우리는 계속 속도 조절을 보고 있지만, 아직 명확하지 않다.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이는데 꼭 인플레이션 하락을 봐야 하는 건 아니다.


▶최종금리 더 높다.

=9월 회의 이후의 데이터(CPI)에 따르면 최종금리 수준은 이전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걸 제시한다.

=우리가 과도하게 금리를 올렸다고 생각하지 말라. 우리는 좀 더 올릴 필요가 있고 그렇게 할 것이다.


▶금리 인상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다

=긴축과 관련된 3가지 질문이 있다. 얼마나 빨리 올릴 것인가=우리는 신속하게 움직여왔고 앞으로 느려질 것이다. 얼마나 높게 올릴 것인가=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다. 그리고 얼마나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인가다. 속도는 이제 덜 중요해졌다. 앞으로는 인상 속도보다 금리를 얼마나 더 높게 올리고 얼마나 더 유지할 것인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


▶금리 인상 중단은 시기상조

=일시 중지를 생각하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다. 우리는 가야 할 길이 남았다.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둔화 못 봤다

=넓게 보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과열된 노동시장이 있다. 우리는 점진적 완화를 알리는 신호를 찾고 있다. 그게 거기 있을 수 있지만, 나에게는 분명하지 않다.

=들어오는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보면 최종금리는 9월(점도표 상의 4.6%)보다 더 높아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우리는 정확히 1년 전에 있던 수준에 있다.

=미국 가계는 계속 돈을 쓰고 있다.


▶지나치게 긴축해도 된다?

=지나치게 긴축하는 게 덜 긴축하는 것보다 고치기 쉽다. 만약 우리가 지나치게 긴축한다면, 우리는 다시 경제활동을 강력하게 만들 도구가 있다. (완화)


▶연착륙 어렵다

=연착륙을 위한 경로는 좁아졌나? 맞다. 하지만 여전히 가능한가? 그것도 맞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내려오는 것을 보지 못했고 그건 우리가 더 제약적 정책을 가져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연착륙의 경로를 좁힌다. 금리가 더 높아야 하고 더 오래 유지해야 하는 만큼 그 경로는 좁아졌다. 우리는 연착륙이 어려울 것이라고 늘 말해왔다.





기자회견 도중 주가는 급락하고 금리는 급등했습니다. 그런 추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심화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1.55%, S&P500 지수는 2.5% 내렸고 나스닥은 3.36%나 폭락했습니다. S&P500 지수는 3759.69를 기록해 다시 50일 이동평균선(3820)을 깨고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S&P500 11개 업종 모두 최소 1% 하락했습니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가 가장 크게 내렸습니다.



S&P 500, 50일 이평선 아래로 하락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는 3%대 후반 하락했고 메타테슬라는 각각 4.9%, 5.6% 급락했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는 오후 3시 30분께 2년물 금리는 4.6bp 오른 4.603%를 기록해 지난 10월 21일 기록한 연고점 4.642%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10년물은 5.9bp 올라 4.105%에 거래됐습니다.





지난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크 게펜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Fed가 더 느린 속도의 금리 인상이 더 낮은 최종금리를 의미하거나 금리 인하로의 더 빠른 전환을 의미한다는 해석을 성공적으로 거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이제부터는 여정(인상 속도)이 아니라 목적지(최종금리)에 관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오늘 상황을 정확히 내다본 것입니다.



연준 최종 금리 예상치 ↑



파월 의장의 FOMC 기자회견은 통상 1시간가량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오후 3시 18분, 즉 48분 만에 끝났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오늘 아침 "파월의 매파적 성향은 단어의 숫자로 측정해야 한다. 잭슨홀에서 그는 메시지와 요점에 대해 간략하게 말했다. 그게 오늘 파월이라면 연말 피벗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면서 달러는 상승하고 증시에선 위험자산 회피가 나타날 것이다. 파월이 더 오래 말할수록 시장은 완화의 신호로 해석할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밝혔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오늘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3가지 주목할 점을 짚었습니다.


1)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많이 개선되지 않더라도 Fed는 12월에 더 느린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

2) 오늘 점도표가 나왔다면 최종금리에 대한 새로운 추정치는 상향 조정되었을 것이다.

3) 금리 인상의 일시 중지에 관해 이야기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JP모건은 '더 천천히, 더 길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Fed는 다음 인상 규모를 축소할 수 있는 문을 열었지만, 금융여건을 완화시키지 않고 그렇게 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페더레이티드 에르메스는 "이것은 악마의 거래다. 금리 인상의 규모는 줄어들 것이지만 최종금리는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 이건 비둘기파적인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굽프리 길 거시 전략가는 "Fed가 올해 전면적인 긴축 정책의 지연된 영향을 염두에 두고 있으므로 12월 회의에서 50bp로 속도를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불편할 정도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탄력적 노동시장으로 인해 금리 인상이 2023년까지 계속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ING는 "Fed는 네 번째 초대형 75bp 인상을 발표했지만 12월부터는 더 느린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런데도 더 높은 최종금리까지는 해야 할 일이 분명히 더 남았다. 경기 침체 위험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는 Fed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지불할 준비가 된 대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시카고선물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최종금리에 대한 예상내년 5월 5.08%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날보다 2.8bp 높아진 것입니다. 또 씨티는 Fed가 내년 5월에도 25bp를 인상할 것이라며, 최종금리 예상을 기존보다 25bp 높은 5.25~5.5%로 높였습니다. JP모건도 "12월 50bp, 1월 25bp를 인상한 후 멈출 것으로 전망하지만, 노동시장이 충분히 냉각되지 않을 경우 중단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최종금리가 높아진다면 금융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기준금리를 좇는 2년물 금리는 추가 상승하고, 달러도 강세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씨티는 "채권 금리가 어떻게 상승을 멈출 수 있을지 보지 못한다. 파월 의장의 시장에 대한 메시지는 효과적으로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예상을 높이고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예상을 사라지게 했다. 우리는 국채 2년물 금리가 연말 전에 5%에 도달할 것이라는 견해를 반복한다. 미국 달러도 분명히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채 2년물 금리, 달러 인덱스 → Fed Hawkishness의 Proxy)



연준 금리 인상 확률



이는 결코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CIO는 2년물 금리달러가 안정되어야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지요. 유명 투자자인 마크 미네르비니는 "Fed는 주식이나 주택 가격과 같은 자산 가격이 재상승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파월 의장은 기대치를 낮추면서 시장을 하락시키고 있다. 많은 주식이 50~80% 하락했고 많은 할인이 이뤄졌다. 이 약세장에서 7이닝에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완전히 숲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성명서에 삽입된 새로운 문구는 앞으로 두 차례 회의 중 금리 인상 폭의 하향을 강력하게 암시한다. 그러나 Fed는 아직 갈 길이 멀고 최종금리 수준은 4.75~5%로 9월 점도표(4.6%)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 파월 의장은 내년 2분기까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놓았고 긴축 중단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파월은 한동안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미국 경제와 위험 자산(주식 등)이 인플레이션이 Fed의 전환을 가능하게 만들 만큼 충분히 내려갈 때까지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S&P 500 계절성 (강세장 vs 약세장)



물론 Fed가 그렇게 높게 최종금리를 올릴 수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CEO는 CNBC 인터뷰에서 Fed가 최종금리를 5%로 인상할 가능성에 대해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경제가 약화하는 조짐이 너무 많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모든 게 데이터에 달렸습니다. BMO는 "금리는 정점을 찍지 않았지만, 이 끔찍한 긴축 사이클의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 우리는 12월 50bp 인상과 내년 2월 마지막 25bp 인상을 예상한다. 물론 이는 데이터(특히 인플레이션과 고용)에 달려 있다. 물가, 고용이 놀랍게 추가 상승한다면 또 다른 초대형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경제가 내년 초 완만한 침체에 빠지면 오늘이 75bp 인상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장 오는 4일 10월 고용보고서가 나옵니다. 컨센서스는 신규고용 20만 개 수준입니다. 여전히 역사적으로 봐도 많은 수치입니다.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음을 가리키려면 적어도 10만 개 수준이 나와야 합니다.



10월, 11월 인플레이션 예상치



다음 주 10일에는 10월 소비자물가(CPI)가 나옵니다. 현재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이 집계하는 헤드라인 수치는 8.09%로 여전히 8%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인데, 이것도 0.54%에 달합니다. Fed의 목표인 2%로 낮추려면 0.1~0.2%에 가까운 수치가 나와야 합니다.

 

댓글 : 0 개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