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콜행사 연기 코멘트2022.11.03 PM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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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차환발행 실패로 5억 달러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연기

국내  크레딧 시장 위축국면에서 KP물 등 달러 조달시장도 부정적인 여파 가능성 주의 

은행신종자본증권은 조기상환 가능성 높지만 금융시장 경색 시 콜 미행사 가능성 인지 필요

 


흥국생명, 차환발행 실패로 5억 달러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연기: 흥국생명이 11월 9일에 조기상환일이 도래하는 5억 달러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행사를 연기한다고 공시하였다. 흥국생명은 3 억달러의 신종자본증권과 1,000억원의 후순위채를 신규로 발행하여 기존 발행분을 상환할 계획이 었으나 최근 아시아 금융시장의 거래 위축으로 조달이 어렵게 되자 조기상환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공시한 내용을 보면 향후 회사의 조치를 가능한 빨리 투자자에 게 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9년 우리은행이 후순위채를 조기상환하지 않은 사례 이후 두번째로 콜이행을 하지 않는 Case가 발생한 것이다.

 

 

콜 미행사로 액면금리는 상향, 6개월 후에 다음 콜 행사일정 있으나 차환발행 여부가 관건: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만기가 30년으로 2047년 11월 9일이 최종 만기이지만, 발행사의 조기 및 만기 상환에 대한 법적인 의무가 없다. 따라서 이번 콜행사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부도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콜이 미행사되면서 해당 신종자본증권 금리 조건은 기존 4.475%에서 미국채 5년에 2.472%를 가산한 금리(현 6.75% 수준)로 변경된다. 변경된 금리는 5년간 적용되는 조건이다. 당장 현금확보가 필요 없거나 재투자기회가 많지 않은 투자자에게는 액면이자 금액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조기상환일에 상환을 예상한 투자자에게는 원금회수가 늦어지게 된다. 다음 콜 행사일은 2023년 5월 9일로 이후 6개월 단위로 콜 행사 일정이 도래한다. 다음 콜 행사일자에 조기상환은 글로벌 채권시장의 위축의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 콜 연기를 공시한 이후 블룸버그 기준 11월 1일자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가격(액면 100달러)은 99.7달러에서 86.0달러로 큰 폭 하락하였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경제적인 이유로 신종자본증권 콜 행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 편이다. 펀더멘털에 문제가 있지 않는 이상 신종자본증권 조기행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최근에는 크 게 이슈화되고 있지 않는 편이다. 2019년 스페인 Santander, 2020년 도이치은행, 영국 Lloyds은행 이 조기 상환을 하지 않은 사례가 있으나, 해당 채권 가격에 영향을 주었을 뿐 여타 채권에는 큰 영향은 없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은행과 보험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첫 콜일자를 예상만기로 간주하고 투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그동안 발행사들도 투자자와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이자비 용을 손해 보더라도 조기행사를 하는 것이 시장 관행이었다. 2009년 콜을 미행사한 우리은행 후순 위채도 투자자들의 우려가 확산되자 다음 상환기일에 콜을 이행하였다.

 

 

국내 크레딧 시장 위축국면에서 KP(한국계 외화 채권) 등 달러 조달시장도 부정적인 영항을 받을 가능성: 하지만,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국내 크레딧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콜 미행사로 시장의 충격은 다른 시기에 비해 그 여파가 클 수 있다. 우선 다른 보험사들도 달러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거나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 한화생명KDB생명은 내년 4월과 5월에 각각 10억달러, 3억달러의 달러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일이 도래한다. 달러 은행신종자본증권이나 KP물 발행에도 부정적인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 속에 위험회피 심리와 시진핑 주석 3연임으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크레딧에 대한 우려로 국내 KP물로 최근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등 시장 여건이 좋지 못한 상황이다. 

 

 

은행신종자본증권은 조기상환 가능성 높지만 금융시장 경색 시 콜 미행사 가능성 유의: 고금리 상품의 대안으로 그동안 신종자본증권은 리테일 상품으로도 활발히 팔리는 등 인기가 높았다. 발행사의 임의적 판단으로 만기가 연장되거나 이자가 지급되지 않을 위험이 있지만, 발행기관인 금융기관의 특성 상 평판위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기상환일에 상환이 이루어지고 이자도 적시에 지급해왔기 때문이다. 여전히 은행 등 다른 신종자본증권은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보유하고 있기에 조기상환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하지만, 암묵적인 조기상환 책임에 대한 금기가 깨진 만큼 당분간 투자 심리는 약화될 수 있다. 이번 사례는 금융시장이 경색되어 차환발행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조기상환이 어렵다는 점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투자자들도 신종자본증권 투자시 금융시장 위축 국면에서는 원하지 않게 상환일자가 연기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할 필요가 있다.




- 유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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