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바이낸스 vs FTX'...암호화폐 시총 10% 날린 트윗 전쟁2022.11.10 AM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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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FTX 인수 합의...시장은 최종 성사 가능성 불신

 




세계 양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FTX의 불화로 암호화폐시장이 쑥대밭이 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8일(현지시간) 한때 24시간 전과 비교해 17% 떨어진 1만7000달러 선까지 추락했다.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이더리움은 14%, 솔라나와 도지코인이 각각 28%까지 낙폭을 벌렸다. 특히 FTX가 자체 발행하는 기반 코인인 FTT토큰 가격의 하락폭은 80%에 달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조달러가 훌쩍 넘었던 글로벌 암호화폐시장 시가총액도 이날 9164억달러로 하루 만에 10% 넘게 빠졌다.  


바이낸스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FTX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암호화폐시장이 반짝 반등에 나섰지만, 양사가 서명한 바이낸스의 인수의향서(LOI)는 구속력이 없어 시장에서는 최종 성사 가능성을 의심하는 분위기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 (달러)


 

◇"FTX 유동성 위기"...깜짝 인수 '병 주고 약 주고' 


FTX를 둘러싼 사달은 자오창펑(CZ) 바이낸스 공동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일 바이낸스가 보유 중인 FTT토큰을 처분하겠다고 발표한 데서 비롯됐다. 바이낸스가 팔 수 있는 FTT토큰은 20억달러(약 2조7500억원)어치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FTX의 유동성 문제를 제기하며 루나 사태를 들먹여 FTX에서 '코인런'(코인 대량 인출 사태)을 촉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72시간 사이 FTX에서 인출된 코인은 액수로 60억달러(약 8조2620억원)에 이른다. 


샘 뱅크먼프리드(SBF) FTX CEO는 이날 인출이 멈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자오 CEO가 이날 오후 낸 트윗은 그야말로 깜짝 발표였다. 병 주고 약을 준 셈이어서다. "오늘 오후 FTX가 우리의 도움을 요청했다.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있다. 우리는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구속력이 없는 LOI에 서명했다. FTX를 완전히 인수하고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며칠 안에 완전한 실사를 실시할 것이다." 


하루 전만 해도 유동성 위기설을 일축했던 뱅크맨프리드도 이날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낸스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자오창펑(CZ) 바이낸스 공동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경쟁사인 FTX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2019년 FTX 설립 떄부터 바이낸스와 불화 


자오와 뱅크먼프리드의 불화가 시작된 건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문을 연 바이낸스에 2019년 등장한 FTX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었다. 


바이낸스는 2019년 당시 FTX에 투자했다. FTX가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였던 때다. FTX를 감시망에 담기 위한 조치였는데, 이듬해 파생상품 거래를 시작한 바이낸스가 업계 1위로 부상하면서 FTX와의 갈등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암호화폐시장 규제를 둘러싼 이견도 불화를 키웠다. 뱅크먼프리드는 규제 확대를 주장하며 전반적으로 규제에 반대하는 업계의 적으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암호화폐시장 규제를 지지하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캠프에 가장 많은 후원금을 낸 이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자오 CEO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등 뒤에서 정치권에 로비하는 이들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뱅크먼프리드를 저격한 바 있다


뱅크먼프리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그는 지난 29일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자오, 바이낸스의 관계를 의심하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캐나다 국적인 자오는 중국 장쑤성 출신이다.  


바이낸스의 중국 연관설은 전부터 자오를 괴롭혀왔다. 뱅크먼프리드가 자오의 역린을 건드린 셈이다. 시장에서 이번 인수 합의의 성사 가능성을 의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샘 뱅크먼프리드(SBF) FTX 최고경영자(CEO) 


 

◇FTX, '암호화폐 겨울'에 '최종대부자'로 부상   


한편 뱅크먼프리드는 최근까지 이른바 '암호화폐 겨울'(crypto winter)이라고 불리는 시장 침체기에 '최종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를 자처하고 나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6월 암호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BlockFi)에 구제자금을 대며 경영권 옵션을 손에 넣었고, 지난 4월에는 아시아시장 확대를 목표로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 리퀴드(Liquid)를 인수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지난 1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인정 받은 FTX의 회사 가치는 320억달러에 이른다. 뱅크먼프리드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올해 30살에 불과한 억만장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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